기업·시민·지자체가 함께 통합 접근 노력할 때

1.5℃ 목표의 신기후체제가 출범하면서 국가와 지역 단위의 기후변화대응 목표가 발표되고 있다. 기후위기를 극복하려면 과학에 기반한 일관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에너지는 자국의 실정을 고려하고 다양한 에너지를 혼합해 장기 마스터플랜을 만들어 관리해야 한다.

특히, 식량과 물 분야는 에너지 정책과 연계해 기후탄력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유용한 기후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사업에도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기업의 역할은 막중하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기업경영의 핵심은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이다. 경제계에서도 기업단위 탄소중립 발표가 속속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이 발효됐고,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가 만들어져 녹색투자의 기준도 제시됐다.

공공기관은 ESG공시를 강화하고 있고, 금융기관은 녹색금융과 기후리스크평가 도입 및 녹색분류체계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 협력사들도 탄소중립 동참을 요구한다.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응하지 않을 경우 가장 부담스러운 것은 ‘투자거부’가 될 수 있다. 글로벌 경쟁관계에서도 탄소중립과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 됐다. 결국엔 친환경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기업은 시민, 지자체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소통과정을 거치면서 상생의 길을 열어야 할 것이다.

소통을 위한 방법으로 먼저, 행동경제학인 넛지(nudge)를 들 수 있다. 간단하면서도 스마트한 이 방법은 정교한 설계를 통한 비용 효율적 소통방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실효를 거두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기업이 사용하는 유해물질배출목록(TRI)을 홈페이지에 게시하도록 요구하는 공문 한 장을 보냈을 뿐인데 화학물질 안전사고가 30%나 감소하는 엄청난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식량, 물, 에너지를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접근이다. 2050년 95억 인류의 먹거리 해결을 위해 고구마가 부상하고 있다.

고구마가 식량으로서의 충분한 가치와 더불어 물과 에너지 사용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는 오염된 토양을 복구하는 수단으로서 고구마를 재배 후 바이오연료로 사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고구마는 1년 중 서리가 내리지 않는 무상일수가 40일 이상이면 어디든 재배가 가능하며 알제리, 북한 등 고위도 지역에서 더 잘 자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셋째는 자연기반해법(NbS), 즉 자연의 복원력에 의지하는 방법이다. 중국 베이징으로부터 서쪽으로 2500여㎞ 떨어진 내몽고 달라터치 지역의 쿠부치 사막은 우리나라로 불어오는 황사의 약 48%를 담당한다.

이 곳에 한국의 한 환경단체가 지난 20여년간 1500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나무 한 그루를 심으면서 생태계 회복의 기적이 시작됐고, 떠났던 주민들이 다시 돌아와 재정착하고 새로운 삶을 이루는 생태문명을 보여주고 있다.

투명한 정보제공, 긍휼과 봉사의 마음 또한 진정한 소통을 위한 시작이 될 수 있다. 소통이 안되고 있다면,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고 진정성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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