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경주캠퍼스 영어영문학 전공 4학년 이예지

이예지 동국대 영어영문학 전공 4학년
이예지 동국대 영어영문학 전공 4학년

[환경일보] 누군가는 불편을 감수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혹은 이 정도면 편안한 삶이라고 할 것이다.

우리가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는 이상 편리함의 대가는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2022년 현재가 되기까지 지구는 많이 변해 왔다.
우리는 대게 인간의 편의를 봐주고, 더 효율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효율성을 위해 쓰이는 과학 기술을 보고 확실히 세상은 살기 편해졌고, 더 편해지고 있다고 느낀다. 사람이, 사람을 위한 편리가 많아질 수록 더더욱 효율적인 공간이 되어 간다. 개발도상국보다는 선진국이 그럴 것이고, 지방보다는 도시 서울의 모습이 그럴 것이다. 우리의 관심사를 캐치하는 핸드폰의 맞춤 광고들, 새벽 2시에 서울을 가로지르는 심야버스, 무분별한 일회용품들, 수많은 배달 오토바이들 등··· 우리는 편리함을 돈 주고 사며, 편안함을 사회에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 편리의 대가가 인간에게 돌아오고 있다.
모두가 잠든 새벽에도 우리의 편리함을 위해 에너지는 쓰이고 있다. 매일 사용하는 일회용품을 만들기 위해 이 순간에도 탄소가 배출되고 있으며, 이러한 일회용품에서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은 바다로 흘러들어가 물고기, 인간에게 피해를 준다. 지구 자체에서의 열병도 점점 눈에 띈다. 지난 3월 우리나라에서는 역대 최장기(231시간) 산불 진화, 동시간대 최대(서울 면적의 41.2%, 2만4923ha)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최근 3년간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 발생이 확연히 빈번해졌다. 이러한 현상은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게 되고 겨울이 짧아지고 메말라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구온난화는 익숙하지만 불편한 단어이다.
그만큼 인간의 자유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산불과 같은 재난이 발생하면 사람들은 살 곳을 잃는다. 산불의 피해를 겪지 않은 사람들은 크게 다가오지 않지만, 동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사람은 삶의 방식이 달라질 만큼 큰 재앙이다. 현재 지구는 예전처럼 터전을 제공해 주는 곳이 아니고, 언제든지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올해 열린 유엔환경총회에서 보고서를 통해 “2030년까지 기후변화와 토지 이용 변화로 인해 극대화된 산불이 최대 14%, 2050년까지 30%, 21세기 말까지 50% 증가하는 등 산불이 더 빈번하고 강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가 떠오른다. 이 영화는 1982년 작으로 2019년을 그려내고 있다. 영화 속 지구는 더 이상 사람들이 아끼며 살아가는 터전이 아니다. 참혹하고, 검고, 어둡고, 축축하다. 이 영화는 디스토피아적 관점에서 미래를 바라본 영화라는 평을 받는다. 앞으로 지구는 어떤 모습이 될까? 디스토피아일까? 유토피아일까?

지구를 위해, 곧 나를 위해 나는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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