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번의 다이빙을 통해 촬영한 신비롭고 놀라운 바다 생태계

[환경일보] 재단법인 숲과나눔(이하 숲과나눔)은 창립 4주년 기념 ‘장재연 사진전, <800번의 귀향>’을 개최한다. 전시회는 사진전문 갤러리 류가헌에서 오는 6월28일부터 7월10일까지 진행된다.

숲과나눔은 2019년 ‘크리스 조던 : 아름다움 너머’, 2021년 ‘코로나19 사진아카이빙 <거리의 기술>’ 전국 순회전을 개최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또한 2021년에는 ‘환경 관련 사진을 체계적으로 수집·분류·정리·보존하고 공유하는 ‘환경사진 아카이브’를 구축해 사진예술을 통한 환경 인식 제고 활동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다.

/사진제공=숲과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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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숲과나눔 장재연 이사장이 전 세계 바닷속에서 직접 촬영한 수만 장의 바다생물 사진 중에서 60여 점을 선정했다.

바다의 최고 스타 만타 레이(Manta Ray), 꼬리가 길어서 슬픈 환도 상어(Thresher sharks), 바다의 나비 버터플라이피쉬(Butterflyfish)를 비롯해 ‘니모(Nemo)’로 유명한 아네모네피쉬(Anemonefish) 등 우리에게 친숙한 바다생물이 등장한다.

또한 화려한 색상을 뽐내는 누디브랜치(Nudibranch), 외모는 험상궂게 보이나 온순하고 수줍음이 많은 범프헤드 패럿피쉬(Bumphead Parrotfish), 최고의 로맨스를 자랑하는 만다린피쉬(Mandarinfish), 하늘을 나는 새처럼 바닷속에서 부드럽고 가벼운 날갯짓을 하는 배트 피쉬(Batfish) 등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아름다움을 뽐내는 신비한 바다생물도 소개한다.

/사진제공=숲과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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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연 작가는 10년 이상 전 세계 바닷속으로 800여 번의 다이빙을 했다. 수많은 진귀한 생명을 만나는 순간 “지구에 태어난 것이 행복한 순간이다. 하나의 생물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그런 생물이 모여 사는 지구는 얼마나 아름다운 행성인지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문득 “인간은 지구에게 무엇일까?”라고 되묻는다. 수많은 바다생물이 멸종되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인간은 자신을 낳고 키워준 고향의 은혜를 모르고 도리어 몹쓸 짓을 하는 집 나간 탕자가 아닐까?” 하는 반성과 “지구 생명의 고향인 바다가 더 이상 망가지기 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사진제공=숲과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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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생물 사진 촬영은 쉽지 않다. 수중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의 제약이 크며 다이빙 기술도 매우 뛰어나야 한다.

다루기 까다로운 수중 촬영 장비와 사진 기술에 능해야 할 뿐만 아니라 바다생물을 만나기 위한 여러 위험 요소를 감내해야 한다.

또한 인간이 만나고 싶다고 해서 바다생물이 나타나거나 포즈를 취해주지도 않는다. 장재연 작가는 “기약 없는 만남이지만 언젠가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수중 사진을 계속했고, 매번 혹시라도 허락되는 순간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바다의 지형지물과 조류의 흐름을 잘 살피고, 바다생물의 생태와 습성을 고려해 그들에게 방해되지 않는 겸손한 촬영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한다.

/사진제공=숲과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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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기획한 최연하 큐레이터는 “대개 화보집에 실린 수중사진이 바닷속 풍경을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왜곡해 현란함을 자랑하는 사진이었다면 장재연의 사진은 생물 하나하나의 생태에 주목하고 조심스럽게 다가가 촬영한 것으로 이제껏 볼 수 없었던 바다생물을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고 이번 전시회의 의미를 설명한다.

또한 최연하 큐레이터는 “바닷속 촬영은 극도로 제한된 환경 때문에 즉, 빛이 부족하고 렌즈 교환이 불가능해 사진 촬영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장재연 작가 사진의 특징으로 “많은 생물이 군집한 넓은 바다의 장엄한 풍경부터 2㎜에 불과한 작은 생명까지 놓치지 않고 폭넓은 시각으로 그러나 섬세하게 담았다”며 이는 대상에 대한 깊은 관심이 없이는 불가한 것으로, “생명에 대한 사랑과 존중이 가득한 사진”이라고 평했다.

/사진제공=숲과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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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타이틀 <800번의 귀향>은 육지생물의 시초인 바다로 돌아가 고향의 환경을 살피려는 회귀본능이 담긴 말이다.

생명의 근원이 바다라고 전제할 때, 바다생물 입장에서 육지생물은 ‘집 나간 아이들’이다. 모든 생명의 고향인 바다로 돌아가 바다-집의 생태를 살펴 바다가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돌봐야 한다는 작가의 강력한 의지가 실린 타이틀이다.

실제로 육지생물의 이름은 많이 알지만, 바다에는 누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이해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바다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구호가 넘치는 가운데, ‘알아야 지킬 수 있다’는 장재연 작가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된다.

/사진제공=숲과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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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연 작가는 수중사진을 촬영한 이유에 대해 “바다생물은 워낙 종류가 많아 학술적 분류도 어렵고 시중에 나온 해양생물도감은 어렵고 딱딱하다. 일반인이 바닷속으로 들어가 직접 그들을 만나는 기회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우선 사진과 이야기로 바다생물과 친근해지는 것이 방법이다. 내가 수중사진을 한 이유이다. 내가 만났던 신비롭고 아름다운 바다생물과의 소개팅을 주선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전시 기간 중 창립 4주년(7월4일)을 맞는 숲과나눔은 전시장에서 숲과나눔 후원회원과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장재연 작가의 작품설명회 등 특별한 창립 4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장재연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전시작 전체를 재단에 무상 기증했고 전시회 수익금은 모두 재단의 환경 지원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사진제공=숲과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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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재단법인 숲과나눔은 2018년 7월 4일, 가정과 일터, 지역 사회가 ‘숲’처럼 안전하고 건강하며 지속 가능한 곳이어야 한다는 사회의 여망을 모아 창립한 비영리 재단이다.

사회가 급격하게 변할 때마다 가장 먼저 위협받는 환경‧안전‧보건 분야를 더욱 건실하게 키워나가기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인재 양성’을 설립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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