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시설 확충·자원재생 정책 머리 맞대야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를 둘러싼 현안을 두고 후보자 간 공방이 일었던 6.1 지방선거 인천시장 결과는 유정복 전 시장의 당선으로 마무리됐다. 서구청장에는 같은 당 강범석 후보가 당선됐다. 어떤 후보도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에 반대하지는 않았다. 다만, 대체매립지 조성을 대안으로 내세운 유 전 시장과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에 대비해 옹진군 영흥도에 인천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소각재만 묻는 자체매립지(에코랜드) 조성을 추진하겠다는 현 인천시장의 의견이 갈렸을 뿐이다.

또, 강범석 서구청장 당선인은 지난 5월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위한 조건으로 서울과 경기도에서 대체매립지 조성이 이뤄져야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6월13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김동연 경기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과 만남을 갖고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함께 풀어나갈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번 회동이 오 시장이 유 당선인이나 강 당선인 의견대로 서울시나 경기도에 대체매립지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지는 않는다. 오 시장 본인이 대체매립지를 서울시에 유치하겠다고 밝힌 적도 없을뿐더러 지난해 4월 서울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2025년 수도권매립지 종료 방침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서울시에는 매립지를 조성할 곳이 없다”며 “수도권매립지를 계속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수도권매립지는 2016년 종료 예정이었으나 유 당선인이 인천시장이던 2015년 6월 인천, 서울, 경기, 환경부 4자 합의로 대체매립지를 찾을 때까지 3-1공구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건부 연장했다.

문제는 2025년까지 매립지를 사용하고, 그때까지 대체매립지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잔여부지 15%내에서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다. 이 잔여부지에 대한 사용기한을 명시하지 않은 것을 두고 두 후보 간 공방이 선거 내내 이어졌다.

서울시는 이 부속 조항을 근거로, 종료 이후에도 수도권매립지를 추가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후보시절 임기 내 수도권 매립지 사용 종료 선언과 대체 매립지 추진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어떤 당선인도 임기 내 대체매립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시간만 흐를 가능성이 크다. 2차례에 걸쳐 인천, 경기, 서울지역 기초단체를 대상으로 수도권매립지 대체 부지를 찾기 위해 공모를 했으나 신청한 지자체가 전무했다. 신규 매립지 건설 시 행정절차와 공사 등에만 5년 이상 소요된다.

이런 시점에서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늘며, 폐기물 배출량은 증가했다. 이에 따라 묻어야 할 폐기물은 늘고, 선별시설 확충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한, 고령화로 의료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며, 의료폐기물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현재 의료폐기물 소각시설은 전국 13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7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2026년부터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가연성폐기물 소각 처리량의 증가도 예상된다.

이제 폐기물을 우선 어떻게 처리할지로 논의 주제가 확대돼야 하는 시점이다. 자원재생 정책에 집중하는 동시에 생활폐기물 소각재 발생량 증가에 대비해 이를 적정 처리할 수 있는 재활용 소각재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안논의 역시 시급하다.

갑자기 지자체에 지역주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쓰레기매립지 유치를 선택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매립지 이전 공방으로 골든타임을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증가하는 폐기물 처리에 당선인들의 머리를 먼저 맞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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