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기술 ‘누리호’로 세계 7번째 우주강국 쾌거

2022년 6월 21일 오후 4시, 대한민국은 ‘새 역사’를 기록했다. 자력으로 개발한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누리호는 1.5톤급 실용 위성을 지구 상공 600~800㎞ 궤도에 올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3단 발사체다.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고, 15분 46초 만에 목표 궤도인 700㎞에 성능검증위성과 위성모사체를 진입시켰다.

이로써 한국은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실용 위성을 우주에 보낼 수 있는 세계 7번째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정부는 2023년~2027년 기간 동안 실제 위성을 4차례 더 발사해 성능을 검증하고, 2030년에는 개량 누리호를 이용해 달 착륙선 발사 등 우주탐사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은 이제 진정한 의미에서 우주강국의 시대를 열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30여년 우주 도전 노력의 결실이 이렇게 멋지게 맺어졌다.

그러나 이런 성공의 배경에는 수 없는 실패를 딛고 일어난 기막힌 사연들이 있었다. 핵심동력인 75톤 엔진 개발과정에서 지상 연소시험 도중 설비가 폭발하고, 엔진도 연소 불안정으로 폭발을 거듭했다.

이런 시련들을 모두 이겨냈을 뿐만 아니라 300여 국내기업의 500여 엔지니어들이 힘을 모았다는 점에서 더더욱 자랑스럽다. 순수 국내기술이 대부분이다 보니 총 사업비의 약 80%인 1조5000억원이 국내 산업계에 사용됐다.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나로호를 개발할 때와 달리 누리호는 우리 힘으로 직접 설계, 제작, 조립하는 전과정을 치렀다. 누리호의 국산화율은 94%가 넘는다. 37만 개 로켓 부품 중 압력과 온도센서 등 일부 소형부품 외에는 전부 국산이다.

엔진 4개를 동시에 작동시켜 똑같은 추진력으로 작동케 하는 클러스터링 기술은 이번에 처음 도입됐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발사체에 사용된 크고 작은 모든 부품들이 우리 기술력으로 축적됐다는 큰 성과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은 독자적인 우주수송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그동안에는 다른 나라 발사체를 빌려 쓰다 보니 달라는 대로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가 돈을 받고 발사체를 빌려줄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우주 외교에서도 한국은 새롭게 자리를 잡았다. 우주 개발은 막대한 비용과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한 국가의 독자적 수행이 어렵고 국가 간 협업이 필수적이다.

앞으로 누리호가 지구 저궤도를 넘어 달이나 화성으로 물자를 수송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개발된다면 국제 우주협력을 주도할 수도 있다. 우주 발사시장은 2030년경엔 약 4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나라에 공개하기 힘든 군사위성을 독자 개발할 힘이 생겼기 때문에 누리호 발사성공은 우리나라의 국방력 강화에도 획기적 사건으로 꼽힌다.

대한민국의 자력 우주탐험 시대가 열렸다. 공상 과학만화나 영화에서 봤던, 꿈속에서나 그렸던 그런 모험이 가능케 됐다.

한국인들의, 우리 청년들의 끝없는 도전이 우주에서 마음껏 펼쳐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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