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설비공학회 학술대회 열려···스마트 설비 트렌드 공유
“에너지자립도 향상 관점에서 바이오에너지 활성화 필요”

대한설비공학회(회장 강용태)는 23일 휘닉스 평창에서 학술발표회를 열었다. /사진=최용구 기자 
대한설비공학회(회장 강용태)는 23일 휘닉스 평창에서 학술발표회를 열었다. /사진=최용구 기자 

[평창=환경일보] 최용구 기자 =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은 “산림이나 폐기물 등을 활용한 바이오에너지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폐기물 처리 문제와 더불어 에너지자립도 향상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훈 이사장은 23일 “풍력, 태양광 외에 신재생에너지원의 다양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실정에서 무엇이 가장 유리한가”라는 학계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이 이사장은 이날 대한설비공학회(회장 강용태)가 평창에서 주최한 하계학술발표회에서 ‘탄소중립 국제 동향과 우리의 대응’에 관해 말했다. 발표회장인 휘닉스 평창 컨퍼런스룸에는 300여명이 모였다. 

그는 “2050년 탄소중립은 우리가 지금까지 배출해 온 누적된 온실가스를 30여년 만에 거꾸로 돌려야 하는 매우 어려운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화석에너지를 안 쓴다고 과거처럼 수명이 줄거나 빈곤해지는 시대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풍요와 편리를 유지하면서 이것을 만든 화석에너지에 의존하지 않고 가야하는 게 탄소중립”이라고 정의했다.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은 ‘탄소중립 국제 동향과 우리의 대응’에 관해 말했다. /사진=최용구 기자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은 ‘탄소중립 국제 동향과 우리의 대응’에 관해 말했다. /사진=최용구 기자 

이 이사장은 태양광 또는 풍력에너지가 온실가스 감축의 잠재력이 크다고 인식하면서도 가지고 있는 한계를 우려했다. 

그는 “바다나 산에 태양광이나 풍력을 보급하는 과정이 어민과의 충돌, 산지 훼손, 해상수송로 간섭 등 입지적 논란으로 속도가 나지 않는 게 사실”이라면서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토의 상당 부분이 산지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바이오에너지 잠재량이 그만큼 크다”며 “향후 수도권매립지 종료 현안 등 심각한 폐기물 처리의 문제와 에너지자립도 향상의 관점에서도 바이오에너지가 좀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학계, ‘학교 미세먼지 최소화 설계법’ 및 ‘습도 제어’ 등 논의

발표회장에선 다양한 학술적 의견이 오갔다.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저감형 신축학교 설계’는 하나의 화두였다. 

이성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원은 “기존 노후된 학교는 물론 개축이나 증축이 진행된 학교들 또한 단열이나 기밀성(氣密性)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그만큼 미세먼지에 대한 직간접적 영향에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다”는 문제를 말했다. 

이날 학계 관계자들은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저감형 신축학교 설계’ 및 '효율적 습도 제거 방안' 등을 논의했다. /사진=최용구 기자
이날 학계 관계자들은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저감형 신축학교 설계’ 및 '효율적 습도 제거 방안' 등을 논의했다. /사진=최용구 기자

이성진 연구원 연구팀은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날에도 활동의 편의성을 지속할 수 있도록 아트리움을 통한 실내공간 활용법을 제안했다. 고기밀, 고단열성의 강점을 살려 에너지소비를 최소화하면서 미세먼지 노출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기밀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고기능 창호, 기밀 테이프로 시공하는 등 여느 건축물에 버금하는 기밀 성능을 신축학교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대로 적용해서 고기밀화 실내공간을 구현해 본 바, 에너지사용량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황동곤 우원앰엔이 연구소장은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설계 조건을 찾는 건 중요하다”며 “기밀성 향상 기법을 설계에 적용하면서 미세먼지 유입량이 실제 얼마큼 줄었는지에 대해 경우별로 나눠 파악해보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전시 부스에는 건설환경설비 분야 2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사진=최용구 기자 
전시 부스에는 건설환경설비 분야 2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사진=최용구 기자 

습도 관리의 한계점을 분석한 견해도 나왔다. 이대영 휴마스터 대표는 영화관이 여름철 추울 수 밖에 없는 원인를 습도에서 찾았다. 

영화관 내부가 낮은 온도로 조정됐어도 관객들은 덥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는데 원인은 습도였다. 이대영 대표는 “여러 명의 호흡에서 유발되는 습도 때문에 덥게 느껴지는 것”이라며 “관객 100명이 2시간 동안 영화를 보는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에서 이들의 호흡으로 유발된 수분의 양은 약 20L(리터)에 달했다”고 밝혔다.

내부에 들어찬 습기가 덥다는 착각을 불러오고 관객의 요청에 설정온도는 더욱 낮아지면서 에어컨 바람이 과해지는 상황에 이르는 것이다. 이 대표는 “온도를 낮추면 습도는 줄어든다”면서도 “다만 온도를 계속 낮출 경우 그만큼 곰팡이가 생길 확률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온도를 내리지 않고도 습도를 제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습기 필터’를 강조했다. 필터로 습기를 제거한 뒤 그 필터를 다시 재생시켜 쓰는 시장의 성장을 전망했다. 

발표회장에는 후원사인 국토교통부,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한국설비기술협회, 강원도관광재단 등을 포함한 각계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최용구 기자 
발표회장에는 후원사인 국토교통부,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한국설비기술협회, 강원도관광재단 등을 포함한 각계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최용구 기자 

전시장에는 건설환경설비 분야 20여개 업체가 모습을 보였다. 냉·난방에 필요한 유량을 제어하는 정확도를 강조한 다수의 밸브류 등이 전시됐다. 업체들은 실시간으로 유량 값을 나타내는 등 정밀해진 통신 기능과 빠르고 간단한 설치 기법을 강조했다. 조건에 맞게 즉각적인 유량 설정이 가능하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혔다.

이날 학술발표회는 국토교통부,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한국설비기술협회, 강원도관광재단,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 및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 9개 기관이 후원했다. 

강용태 대한설비공학회장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스마트 설비기술이 강조되고 있다”며 “냉난방, 공조, 환기, 공기청정, 냉동 등 기계설비산업의 역할이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