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내건 ‘녹지공원‘에 불과









오는 18일 드디어 서울숲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렇게 서울숲이 서울시민 곁으로 다가올 준비가 한창이지만 일각에서는 서울숲 사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재개발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숲‘을 만든다는데 무슨 불만이 있겠냐지만 그런 차원에서 진정한 숲의 의미도 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서울의 허파 ‘서울숲‘?









서울숲 토지이용계획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서울숲은 ‘80년대초부터 체육공원으로 활용되고 있었으며 그간 서울시청사 이전 후보지, LG돔구장, 관광 문화타운으로 수차례 각기 다른 개발계획이 수립됐었지만 서울시는 결국 ‘02년 들어 대규모 숲공원 조성을 추진했다.
지난해 244,116m2(약 73,800평) 규모로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해 18개월만에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서울숲 근린공원사업 환경영향평가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본 사업시행으로 인하여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이 함께 나타나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중 부정적인 영향으로 대기오염물질의 배출, 오수의 발생, 생활폐기물의 발생, 유발교통량으로 인한 소음 발생 등이 예상되었으나 비산먼지 저감시설 설치, 발생오수의 하수처리장 유입처리, 폐기물 분리수거 및 재활용, 주거지역 및 도로 인접부 완충녹지대 설치 등의 저감방안을 시행하는 것으로 계획하여 충분히 환경보전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대안이 마련되어 있는 만큼 사업지구의 계획적인 개발, 토지이용의 효율성 제고,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 도모 등의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이 훨씬 클 것으로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숲 추진경위>>

2003.1.10 뚝섬숲(안) 조성 추진계획 수립
2003.1.16 뚝섬숲(안) 조성현상공모
2003.3.17 현상공모 당선작 발표
2003.6 조성사업 방침 수립(추진절차, 재원확보방안, 법적절차, 이행방안 등)
2003.7.31 기본 및 실시설계, 영향평가(환경·교통·재해) 용역 착수
2003.8.13~9.1 환경·교통·재해영향평가서 작성계획서 공람·공고(20일간)
2003.10.13~11.11 환경·교통·재해영향평가서(초안) 공람·공고(30일간)
2003.10.20 주민설명회 개최
2004.1 공사 발주
2005.4 공사준공 (예정)
2005.5 공원개원 (예정)
2005.6.18 최종 개원









서울숲 조성사업으로 불가피한 환경영향


대규모 숲과 넓은 잔디밭의 모순
 
서울시는 장대하게 자라는 나무를 심어 대규모 숲을 조성하되 넓은 잔디밭도 함께 갖춰 가족단위로 이용할 수 있도록 시민이 함께 만드는 숲을 조성한다는 기본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기본방향이 결국 숲 자체보다는 시민의 이용에 초점이 맞춰져 자연의 복원 측면이 외면됐다는 지적이다.
건국대 조명래 교수는 최근 출간한 저서(신개발주의를 멈춰라)에서도 밝혔듯 "대규모 숲과 넓은 잔디밭은 결코 양립할 수 없으며 숲의 크기가 커지면 잔디밭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또한 "서울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생태적 가치로 보자면 당연히 잔디밭이 아니라 숲을 넓혀야 한다"며 "잔디밭을 갖춰 가족공원을 만든다면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자연 친화적 공원이 되기는 어렵다"고 전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는 동물 이동로보다는 한강에서 중랑천과 청계천으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나 달리기 도로를 만드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런 점에서 서울숲은 시민이 함께 만드는 숲이 아니라 시민의 일부가 참여하는 공원만들기에 불과해 ‘서울숲은 숲이 아니라 숲을 내건 녹지공원‘에 가깝다고도 덧붙였다.


서울숲... 재개발의 일환인가








하지만 보다 심각한 문제는 서울시가 강쪽공원을 만들면서 시가지쪽에서는 거대한 재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조명래 교수는 이러한 측면에서 볼때 서울숲사업이 재개발을 위한 바닥다지기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설명한다.
더군다나 서울시에서도 서울숲 사업을 통해 지역개발을 촉진하고 지가상승은 물론 생활환경 개선을 추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결국 서울숲 사업도 ‘숲‘으로 포장된 재개발 사업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7월 서울시가 밝힌 뚝섬 역세권 상업지구 개발계획에 따르면 성수역 일대의 약 3만평 부지에 2012년까지 아파트, 교핑몰, 관광호텔 들으로 고층건물이 들어서게 되며 서울시는 이렇게 해서 마련될 2,500억원으로 서울숲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더군다나 서울숲 개원에 발맞춰 인근 아파트값이 치솟고 있으며 인근에 사는 한 주민 역시 "서울숲으로 공장들도 이전한 만큼 주변환경도 좋아지고 이미지도 좋아지고 있어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실제로도 서울숲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서울숲 주변 지역에 관십을 갖고 있으며 예전보다 오른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가 보다 기대 된다.
결국 한편에서는 녹색숲을 만들고 다른 한편에서는 그 숲을 만들기 위한 반환경적인 재개발이 이뤄지는 아이러니한 현실. 그리고 지금의 서울숲이 그러한 배경에서 탄생됐다. <강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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