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발견된 토종 남생이··· 제자리를 벗어난 생물들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바닷가에서 발견된 남생이의 모습 /사진=임규리 학생기자
바닷가에서 발견된 남생이의 모습 /사진=임규리 학생기자

[녹색기자단=환경일보] 임규리 학생기자 = 지난 5월, 천연기념물 제453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토종 남생이가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발견되었다. 남생이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물거북으로, 과거에는 흔했지만 현재는 희귀한 동물이다. 서식지 파괴, 붉은귀거북과 같은 외래종과의 경쟁, 중국산 남생이에 의한 유전적 교란, 한약재 이용을 위한 밀렵 등의 영향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다가 결국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되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은 가까운 장래에 멸종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는 종을 말한다.

민물거북인 남생이가 바다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은 누군가 고의로 유기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의 야생남생이는 문화재청과 환경부의 법적 보호를 받으므로 허가받지 않은 개인이 포획, 유통, 사육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행위이다. 해당 남생이는 바닷물에 빠진 채로 발견되었으며, 목과 복갑에 외상이 있었고 발과 발톱의 상태 또한 심각했다.

낙동강환경유역청에 해당 상황을 신고하였고 구조된 남생이를 자체적으로 인근의 저수지나 하천에 재방생해달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상처가 심한 채로 바닷가에 버려져 있었던 만큼 전체적인 상태가 좋지 않아 이틀간의 회복 기간이 지나서야 자연으로 되돌아갈 수 있었다. 민물거북이 바닷가에서 발견된 특수한 상황이라 낙동강환경유역청의 단기간의 보호를 허가받을 수 있었지만, 원칙적으로는 멸종위기종을 발견한 즉시 다시 방생 해야 한다. 구조된 남생이는 낙동강에 있는 삼락 생태공원에 방생됐다.

구조된 남생이의 모습 /사진=임규리 학생기자
구조된 남생이의 모습 /사진=임규리 학생기자

도심 호수에서 발견된 늑대거북

올해 5월에 광주시 북구 운암저수지에서 크기가 26cm에 달하는 늑대거북이 포획되기도 했다. 이 거북 또한 누군가가 기르다가 방생한 것으로 추측되는데, 늑대거북은 민물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이므로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다른 생물들의 생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더군다나 국내에는 늑대거북의 천적이 될만한 생물이 없어 생태계 파괴가 더욱 우려된다.

이러한 이유로 환경부는 7월 22일, ‘생태계교란 생물 지정 고시’ 개정안을 통해 늑대거북을 생태계교란생물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늑대거북은 국립생태원 위해성 평가에서 1급을 받았고 환경부 조사 결과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늑대거북이 야생에서 발견된 사례는 15건이다.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되면 수입, 사육, 양도, 양수가 금지되며 이를 위반한 자에게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되기 전부터 사육했거나 특수한 목적으로 환경청의 허가를 받아야만 사육할 수 있다.

생태계 교란과 멸종위기

앞에서 제시한 토종 남생이와 늑대거북의 사례에서 두 동물은 본래 있어야 할 곳이 아닌 장소에서 발견되었다. 남생이의 경우, 하천이나 저수지에 서식하는 종이지만 구조된 남생이는 인근의 담수 서식지와도 멀리 떨어진 해안에서 죽어가고 있었다. 보호받아야 할 생물이 누군가의 무책임한 범법행위로 인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것이다.

반대로 늑대거북은 절대로 야생 생태계에 있어서는 안 되는 생태계 교란종이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늑대거북을 비롯한 악어거북, 붉은귀거북 등 다양한 생태계 교란종이 우리나라 생태계에서 빈번하게 발견되고 있다. 생태계 교란종은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생물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생태계 균형을 교란하므로 궁극적으로는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키는 주요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명확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생물다양성은 위협받고 있으며 생물들의 멸종을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안정된 생태계를 유지하고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생태계 교란과 멸종위기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지고 각 생물이 있어야 할 곳에 있을 수 있도록 꾸준히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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