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순환 실천, 곤충이야기로 친해지는 자연과 환경
주민 주축된 우리 동네 탄소제로 플랫폼 정착 과제

재활용 천을 활용해 만들어진 가랜드(장식물)에 탄소제로에 관한 아이들의 메시지가 적혀 있다. /사진=최용구 기자 
재활용 천을 활용해 만들어진 가랜드(장식물)에 탄소제로에 관한 아이들의 메시지가 적혀 있다. /사진=최용구 기자 

[환경일보] 최용구 기자 = “이렇게 하면 자연을 좀 더 지켜줄 수 있겠구나 하고 느껴요.”  

연이은 궂은 날씨가 가고 맑게 갠 하늘이 모습을 드러낸 지난 20일 오후, 수원시 원천호수 인근 잔디광장에서 만난 황승원(13, 수원 영통구) 어린이는 자연을 만끽하고 있었다.

재활용 병을 활용해 조명을 만들던 황승원 어린이는 “요즘 곤충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이따 곤충 탐사 프로그램도 참여할 것”이라며 기대에 부푼 모습이었다.   

이날 잔디광장에는 ‘지구 놀이터’가 마련됐다. 아이들은 넥타이, 와인병 등 업사이클링 소품으로 무드등 액자를 만들었다. 젠가 놀이를 통해선 지구를 위한 실천 행동을 쌓아 갔다. 

버려진 생필품과 음료 캔을 활용해 만든 악기류가 전시됐다. /사진=최용구 기자 
버려진 생필품과 음료 캔을 활용해 만든 악기류가 전시됐다. /사진=최용구 기자 

재활용 천을 활용한 가랜드(장식물) 꾸미기도 한창이었다. 못 입는 옷, 현수막 제조업체 등에서 수집된 자투리 재료들에 메시지가 새겨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랜드는 잔디광장 주변에 내 걸렸다. ‘지구 파괴 멈춰’, ‘자원 아껴쓰기’, ‘분리수거는 꼼꼼히’, ‘초록별 지구야 힘내’ 등 아이들의 바람이 쓰였다. 

버려진 생필품, 음료 캔 등을 활용한 악기들의 소리도 이목을 끌었다. 아이들은 자원봉사자들의 안내에 따라 악기를 두드리며 음악을 만들었다. 한쪽에선 EM(유용미생물)을 활용한 천연비누 만들기, 커피자루로 수세미 만들기 등 제로웨이스트(Zero-Waste) 체험이 진행됐다. 

아이들은 호수 주변 곳곳을 돌며 곤충을 주제로 이야기했다. /사진=최용구 기자 

부모들은 자녀에게 유익한 것을 찾아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아이를 데려온 30대 류모씨(수원 영통구)는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애들이 잘 모른다. 아이에게 구체적인 실천법을 알려주고자 왔다”고 말했다.   

주최 측인 광교생태환경체험교육관(이하 교육관) 관계자는 “아이들과 함께 탄소제로에 대한 이야기를 기획하고 만들어 간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행사 준비에 필요한 도구를 최대한 재활용했다”며 “가위, 풀 등 간단한 물품만 구입할 정도로 자원순환에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일부 물품은 인근 영통구청과 보훈요양원의 지원을 받았다고 했다. 

도심 속 곤충을 모으기 위해 설치된 조명 텐트 /사진=최용구 기자  

교육관 측은 “주민들이 주축이 돼서 우리 동네의 탄소중립에 대해 고민하고 모이는 플랫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아이들은 야간 곤충 탐사를 위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이날 곤충 탐사 프로그램에는 사전 신청 및 현장 접수를 통해 30여명의 아이들이 참여했다. 7세부터 6학년까지 연령은 다양했다. 

4학년 자녀와 함께 왔다는 김형시씨(40대, 수원 팔달구)는 “평소 아들과 휴양림을 즐겨찾아 곤충 구경을 많이 하는 편”이라며 “도심 속의 곤충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여서 참여했다”고 했다. 

아이들은 교육관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원천 호수 주변 곳곳을 돌며 곤충을 주제로 이야기했다. 직접 채집도 하며 호기심 어린 질문을 이었다. 이날 아이들은 방아깨비, 메뚜기, 나방, 벌, 매미, 무당벌레 등을 만났다. 일부 아이는 기다렸던 곤충을 만나지 못해 아쉬워하기도 했다. 

아이들은 방아깨비, 메뚜기, 나방, 벌, 매미, 무당벌레 등을 만났다. 기다렸던 곤충을 만나지 못해 아쉬워하기도 했다. /사진=최용구 기자 
아이들은 방아깨비, 메뚜기, 나방, 벌, 매미, 무당벌레 등을 만났다. 기다렸던 곤충을 만나지 못해 아쉬워하기도 했다. /사진=최용구 기자 

김준선 어린이(11, 수원 팔달구)는 “다음에는 하늘소를 꼭 보고 싶다”며 “그래도 많은 곤충들을 봐서 기분이 좋았다”고 답했다. 

황주원 어린이(10, 수원 영통구)는 “공부보다 자연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평소 모든 동물을 알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면서 “다음에는 물고기를 주제로 프로그램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서울에서 친구 소개로 왔다는 김태현 어린이(13, 서울 구로구)는 “그동안 아파트 주변에서 많이 못 보던 나방을 만나서 반가웠다”며 “딱정벌레, 사슴벌레 같은 것도 도심 속에서 보고 싶다”고 했다.  

'탄소중립, 지구놀이터'가 새겨진 가랜드가 잔디광장 주변에 둘러져 있다. 광교생태환경체험교육관 관계자는 "주민들이 주축이 돼서 우리 동네의 탄소중립에 대해 고민하고 모이는 플랫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최용구 기자 
'탄소중립, 지구놀이터'가 새겨진 가랜드가 잔디광장 주변에 둘러져 있다. 광교생태환경체험교육관 관계자는 "주민들이 주축이 돼서 우리 동네의 탄소중립에 대해 고민하고 모이는 플랫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최용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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