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몽산포 해변 일부 갯벌 생태 휴식제 도입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몽산포 해변의 상공 촬영 사진. 소나무 숲 앞으로 길게 펼쳐진 백사장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사진출처=몽산포해수욕장
몽산포 해변의 상공 촬영 사진. 소나무 숲 앞으로 길게 펼쳐진 백사장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사진출처=몽산포해수욕장

[녹색기자단=환경일보] 김수현 학생기자 = 충청남도 태안군 남면. 해안선을 따라 넓게 우거진 소나무 숲을 지나면, 가로 3km의 넓은 백사장이 펼쳐진다. 태안해안국립공원이 관리하는 몽산포 해변은, 청포대 해수욕장과 연결되어 동양 최대의 규모를 자랑한다. 몽산포에는 사구와 갯벌이 발달해 있어 다양한 바다생물이 서식해 생태계를 관찰하기 좋다. 바다의 평균 수온 또한 22도로 높은 편이라 물놀이에도 적합하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몽산포 해변은 태안 8경 중 하나로 꼽히는 태안의 인기 관광지가 되었다. 여름 성수기에는 주말 일 평균 천 명이 넘는 관광객이 해변을 방문하며, 갯벌에서 조개를 캐거나 해수욕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여름, 몽산포 해변에는 특이한 모습이 포착됐다. 해안가 곳곳에 ‘갯벌도 쉬고 싶어요‘라는 문구와 함께 몽산포 해변 일부 지역이 ‘갯벌생태휴식제‘로 출입 통제됐다는 안내문이 있었다. 국가 차원에서 갯벌생태계의 회복을 위해 이렇게 직접적인 제한을 둔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훼손 심한 갯벌 1년간 출입 통제··· 과한 해루질이 원인

갯벌생태휴식제 대상지를 나타낸 사진. /사진제공=환경부
갯벌생태휴식제 대상지를 나타낸 사진. /사진제공=환경부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에서 도입한 생태 휴식제는 몽산포해수욕장 북쪽의 약 4만 5천 평의 일부 갯벌을 대상으로 적용되며, 이는 전체의 약 10분의 1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2022년 6월 25일부터 임시 통제 계도기간이 시작했으며, 7월 25일부터 정식 도입되며 내년 7월 24일까지 해당 구역의 접근이 제한된다. 이를 어긴다면 최소 10만 원부터 최대 50만 원까지의 과태료를 부과받는다. 소위 ‘갯벌 체험’, 또는 ‘조개잡이’라 불리는 해루질로부터 갯벌생태계를 보호하려는 조치이다.

과한 해루질은 갯벌에 많은 부담을 준다. 조개를 찾기 위해 많은 인원이 갯벌에 들어가면 숨구멍이 눌리면서 갯벌 내의 산소가 줄어든다. 갯벌에는 1g당 수억 마리의 식물 플랑크톤이 살면서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형성하는데, 이렇게 숨구멍이 차단되는 경우 플랑크톤의 활동이 방해받으며 갯벌이 오염될 수 있다.

회복 수준을 넘어선 남획 또한 문제이다. 국립공원연구원과 전남대학교가 2021년 실시한 ‘태안해안 갯벌 교란 현황 조사’에 따르면, 몽산포 해변의 조개 서식밀도가 주변 지역의 약 30%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조개는 지속해서 물을 흡입하고 배출하면서 물속에 포함된 각종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 조개의 개체 감소는 갯벌의 정화 능력을 감소시키며 갯벌 내 생태계의 위협이 된다.

소중한 우리 갯벌, 관광객의 역할도 중요해

몽산포 해변의 썰물 때 모습, 갯벌이 넓게 펼쳐져 있다. /사진=김수현 학생기자
몽산포 해변의 썰물 때 모습, 갯벌이 넓게 펼쳐져 있다. /사진=김수현 학생기자

갯벌이 여러 생물의 서식지이자 정화 기능을 가진 소중한 땅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난해 김종성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낸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서해 갯벌의 해양 생물다양성 수준은 전세계에서도 독보적인 수준이다. 이에 더해 연간 승용차 11만 대의 탄소 배출을 상회하는 수준의 26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기후 위기 예방에도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작은 행동이 이렇게 소중한 갯벌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은 많지 않다. 이번 조치로 국립공원 측은 접근 제한을 내리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생태 관광이 정착될 수 있도록 갯벌 생태교육을 진행하고 홍보할 예정이다. 그 내용에는 어린 조개 개체를 놓아주고, 대형 삽 등의 갯벌을 훼손시키는 불법 어구를 사용하지 않는 것 등이 포함된다.

생태 관리제는 몽산포 해변에 시범 운영되는 제도로, 앞으로 국립공원공단 주도하에 타 갯벌에도 순차적으로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갑작스러운 출입 제한에 불만을 가지는 의견도 많겠지만, 오랫동안 우리 갯벌을 즐기기 위해 기꺼이 기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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