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 농업발전’ 국회 세미나에 여야 다수 관심

식량안보와 기후위기 대응, 두마리 토끼 잡아야

식량안보와 밀접한 식량자급률을 높이려면 벼재배, 가축사육 등이 보다 활발해져야 한다. 이 과정에선 온실가스 배출이 불가피하다. 기후위기 대응과 식량안보 두마리 토끼를 잡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식량안보와 밀접한 식량자급률을 높이려면 벼재배, 가축사육 등이 보다 활발해져야 한다. 이 과정에선 온실가스 배출이 불가피하다. 기후위기 대응과 식량안보 두마리 토끼를 잡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국회=환경일보] 최용구 기자 = 식량안보에 대응할 주체들의 기후위기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급작스런 기후변화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농업에 대한 장기적이면서도 긴급한 대책 마련에 애를 먹는 모습이다. 국회에선 구체적인 정책과 입법을 놓고 조언을 구하고 나섰다. 

1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선 ‘지속가능한 농업발전을 위한 방향’ 주제의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를 주최한 정희용 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임이자 의원(환경노동위원회)을 비롯해 다수의 여야 의원들이 참석했다.

정 의원은 “결국 빅데이터 기반 통합시스템의 활용도를 키워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식량안보도 지켜야 한다”며 “기후변화 시대에 농업이 계속 발전토록 지혜를 모으겠다”고 했다.

임 의원은 “기후변화 예측시스템을 고도화시켜 단순한 예보시스템을 정교하고 치밀하게 다듬자”고 당부했다. 또 “물 부족에 대비하려면 농촌의 관개시설들을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비닐하우스에 쓰이는 필름이나 센서들의 내구성을 강화하는 기술에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지속가능한 농업발전을 위한 방향’ 주제의 세미나가 진행됐다.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최용구 기자 
15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지속가능한 농업발전을 위한 방향’ 주제의 세미나가 진행됐다.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최용구 기자 

서병수 의원(국민의힘, 부산)은 “태풍 힌남노와 홍수 등 기후변화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경북에서 키우던 사과를 지금은 강원도에서 재배하고 있다. 2050년의 한반도는 사과를 아예 생산 못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후변화 예측과 작물 개량 등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재옥 의원(국민의힘, 대구)은 “오늘 세미나의 결론이 정책이나 예산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들었다. 

식량자급률 향상과 온실가스 배출

식량안보와 밀접한 식량자급률을 높이려면 벼재배, 가축사육 등이 보다 활발해져야 한다. 이 과정에선 온실가스 배출이 불가피하다. 기후위기 대응과 식량안보 두마리 토끼를 잡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날 이상만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은 “식량안보를 잘 지키려면 더 많은 땅에 투입해서 생산해야 한다. 하지만 기후변화 대응에 따라 탄소중립 하에서 농작물을 생산하고 유통하려면 더 적은 땅에 적은 에너지를 써야 한다”며 “식량안보와 기후위기 대응은 양립하기가 어려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두가지를 모두 고려해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농업을 발전시키려면 식량주권을 굳건히 하면서도 농업분야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규호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저수지 등 수리시설 관리에 시·군이 적극 나서도록 합리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면서 “국내 저수지의 상당수가 준공한지 반세기 이상 지났을 정도로 노후된 걸 감안하면 조속히 보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조사관에 따르면 수리시설 관리에 대한 기피에 더해 가뭄 대응도 미흡했다. 그는 “국내 논 37%가 가뭄시 용수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가뭄 대책 고도화를 당부했다.  

전종안 APEC 기후센터 선임연구원은 ‘기후스마트 농업(CSA, Climate Smart Agriculture)’을 강조했다. 그는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을 목표로 하면서 농업 생산성 제고를 고려할 수 있는 CSA 계획 마련을 우선 강조했다. 

“저수지 관리 인센티브 필요”  

이에 권원태 전 APEC 기후센터 원장은 “지구온난화를 피할 수 없다면 온난화 상황에서 어떻게 피해를 줄여야 하는지와 관련된 기후변화 ‘적응’ 문제도 같이 고려해야 하지만 온실가스 감축 얘기만 하고 적응엔 무관심하다”고 덧붙였다.  

‘농업환경 변화’ 측면의 시각도 있었다. 안중배 부산대학교 대기환경학과 교수는 “계절별 기후변동성, 병해충 상태 등에 따른 농업생산성의 변화를 예측하고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식량 자급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찬호 그린랩스 CCO는 “농업데이터를 생산·수집하는 전 과정에선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세미나는 기상청, APEC 기후센터 등이 주관했다. 축사를 맡은 유희동 기상청장은 “지난 8월 서울 동작구에 내린 역대 최고 141.5mm(밀리미터)의 집중호우나 최근 포항을 비롯한 영남권을 강타한 태풍 힌남노 등 우리는 경험하지 못한 이상 기상·기후를 마주하고 있다”며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극한 현상이 더욱 자주,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는 주최측인 
이날 세미나에는 주최 측인 정희용 의원, 임이자 의원을 비롯한 다수 의원들이 모습을 보였다. /사진=최용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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