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VAC 2022, 기후기술 투자생태계 이슈 분석
모험·인내 투자 방식, 창업자 글로벌 역량 강조

20일 개막한 SOVAC 2022에서 '기후기술 투자생태계' 주제 세미나에 참석한 패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용구 기자 
20일 개막한 SOVAC 2022에서 '기후기술 투자생태계' 주제 세미나에 참석한 패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최용구 기자 

[서울 그랜드 워커힐=환경일보] 최용구 기자 = 넷제로(Net-Zero)는 인류의 삶과 더불어 산업의 생산 방식을 바꿔야 가능한 말이다. 자연·사회·경제의 건전성을 모두 따진 ‘기후기술’이 주 된 해법으로 꼽힌다.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관련 비즈니즈 모델에 대한 투자 열기도 뜨겁다. 

20일 서울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SOVAC 2022에선 ‘기후기술 투자생태계’가 화두였다. 스타트업, 대기업, 금융계 및 학계 관계자들로 세미나장은 북적였다. 투자적인 쟁점과 기술 이슈에 관한 전문가 발언에 관심이 모아졌다.  

리튬 배터리 부문 스타트업 코스모스랩은 화재나 환경적 요소를 보완한 청사진을 내놨다. 이주혁 코스모스랩 대표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는 굉장히 불이 잘나고 화재 진압도 어렵지만 우리는 화재 걱정이 전혀없는 안전한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고 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배터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친환경 제조 기술에 도전할 것”이라며 “기술 고도화를 통해 배터리를 ESS(에너지저장장치)화 시키고 이를 가정의 전자제품처럼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그리고 있다”고 밝혔다. 

조정훈 신한금융그룹 본부장은 “국내외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투자를 활성화할 것”이라면서 “기후기술은 한국이 국제사회를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이자 잘 관리해야 할 위험요인”이라고 했다. 

이순열 한국사회투자 대표는 “기술경쟁력이 높은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초기부터 ‘모험자본’과 ‘인내자본’ 성격의 역할을 하는 투자가 실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발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간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스타트업의 사정을 말했다. 실제 사업화까지 가는 성공을 유도하려면 다른 관점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기후기술 스타트업의 경우 대기업과의 협업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투자 리스크가 크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성장궤도에 오른 곳에만 투자가 몰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당장의 투자계 인식을 바꾸긴 어려울 걸로 관측됐다. 김민수 ADB(아시아개발은행) 투자심사역은 “아무리 거액의 투자금이 투입된다고 한들 M&A나 IPO(기업공개) 등 결과가 없으면 지속적인 투자가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이 좋아도 10년, 20년 후에 비즈니스적인 스케일업이 어렵다면 투자가 어려운 것이 이쪽 생태계”라며 “기술 자체도 중요하지만 비즈니스 기업으로서 스케일업이 가능한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국내 스타트업 업계는 한국 시장만 보지말고 글로벌한 시각을 가져야 많은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화재 위험 제로화’ 나선 배터리 업계

스타트업 육성 강조···현실은 M&A·IPO 중시

정부·금융기관·대기업 합심해야 

투자의 지속성 확보를 놓고 물음표가 달린 가운데 기후기술 스타트업 자체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되는 분위기였다. 

스타트업 업계 한 관계자는 “넷제로가 가능하려면 장기간의 연구개발과 검증를 통해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장기간 도전할 수 있는 게 바로 스타트업”이라고 강조했다. 

임대웅 BNZ 파트너스 대표는 “2050년까지 넷제로를 위해 필요한 기술들의 약 45%가 아직 완성돼지 않았다. 당장 2030년까지 필요한 걸로 따져도 15%가 미진하다. 그만큼 스타트업들의 연구개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정훈 신한금융그룹 본부장은 “대한민국 같이 제조업이 주를 이루고 에너지가 부족한 나라에서 기후기술 생태계가 활성화되려면 정부나 금융기관, 대기업 등이 합심해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선 스타트업을 택하는 안목이 강조되기도 했다. 기후기술 스타트업을 선택할 때의 필수 요소로 ▷기술경쟁력 ▷창업자의 사업화 및 글로벌 역량 ▷창업자의 문제해결 의지 등이 우선 꼽혔다. 

이날 세미나 현장은 스타트업, 대기업, 금융계 및 학계 관계자들로 가득 메워졌다. /사진=최용구 기자 
이날 세미나 현장은 스타트업, 대기업, 금융계 및 학계 관계자들로 가득 메워졌다. /사진=최용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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