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천고마비 패션의 계절? 신중한 소비 실천해야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가을옷’을 검색하면 나오는 쇼핑 관련 유튜브 콘텐츠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가을옷’을 검색하면 나오는 쇼핑 관련 유튜브 콘텐츠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녹색기자단=환경일보] 이서현 학생기자 = 여름과 겨울 사이, 적당한 기온에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은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입고 싶은 옷을 맘껏 입을 수 있는 ‘패션의 계절’이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봄, 가을이 짧아지고 있어 완벽한 날씨에 완벽한 옷을 입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수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가을에 입을 옷을 구매하고 있고, 백화점이나 인터넷 쇼핑몰은 이미 가을, 겨울 신상을 준비한 지 오래다.

그러나 매년 유행과 기분에 따라 구매하는 수많은 옷이 바다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게 된다면, 올해 옷 쇼핑은 잠시 보류하겠다는 다짐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바다를 오염시키는 미세섬유와 플라스틱

플라스틱이 가득한 바다와 가오리 /사진제공=세계자연기금(WWF)
플라스틱이 가득한 바다와 가오리 /사진제공=세계자연기금(WWF)

미세플라스틱은 최근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크게 떠오르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해양 플라스틱 오염의 15~31%가 가정 및 산업용 제품에서 방출된 미세 입자 때문이다.

흔히 미세플라스틱의 주범은 페트병과 일회용품 등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우리 주변의 화장품, 옷 등에 의한 미세플라스틱 역시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합성섬유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은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약 35%가 합성섬유 제품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추산했다.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옷은 한번 세탁할 때마다 70만 개 이상의 미세섬유를 배출하고, 하수처리 시설에서 걸리지 않을 정도로 크키가 작아서 미세섬유, 즉 미세플라스틱들은 모두 바다에 흘러 내려간다. 그리고 이렇게 떠내려간 영원히 분해되지 않는 미세플라스틱들은 그대로 바다 생물들에게 위협을 준다.

해양생물다양성을 위협하는 패스트 패션

대표적인 합성섬유 폴리에스터는 현재 생산되고 있는 섬유에서 약 60%에 사용되고 있다. 이는 매우 커다란 수치이며, 전 세계 유행과 ‘패스트 패션’을 이끌어 나가는 데에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합성섬유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서 많은 브랜드가 최신 유행에 맞춰 빠르게 합성섬유를 이용한 옷을 대량 생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이 입을 옷의 합성섬유 사용으로 고통을 겪는 건 결국 동물들이다. 특히 미세플라스틱은 바다에 떠내려가 해양생물다양성을 위협한다. BBC 뉴스는 2013년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폐기물의 작은 입자들이 갯지렁이의 몸에 들어가 생물 다양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갯지렁이 신체 내에 유독성 물질과 화학 성분을 운반하고, 신체 능력을 떨어트린다. 갯지렁이는 퇴적물 내 유기물질을 먹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생태 순환을 일으킨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갯지렁이가 미세플라스틱으로 피해를 받으면 결국 그 외 다른 해양생물에도 영향을 준다. 그리고 결국 해양생물의 피해는 먹이사슬 상단으로 이동하여 인간에게까지 돌아올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합성섬유의 사용을 중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워낙 많은 곳에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당장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유행의 빠른 변화와 패스트 패션에 대해 다시 생각하며 옷의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 10월에는 우리의 소비가 바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떠올리며 옷 구매에 대해 신중히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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