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산림파괴 심각해··· 솜방망이 처벌에 환경영향평가 협의 미이행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산간 지역을 개간해 만든 골프장 /사진출처=하이원
산간 지역을 개간해 만든 골프장 /사진출처=하이원

[녹색기자단=환경일보] 이승현 학생기자 = 골프장 건설로 인한 주변 산림파괴가 심각한 가운데, 최근 국내 20·30세대의 골프 사랑이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50대 이상 고연령층의 골프 이용률 또한 높아지며 골프 업계는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골프장 건설 및 유지를 위한 환경파괴는 심각한 상황인데, 지난 5년간 신설한 골프장을 위해 벌목된 나무는 158만 9,695그루로, 이는 1년간 탄소 약 1만4000t을 흡수할 수 있는 양이다.

골프장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현재 국내 골프장의 수는 514개로 전체 체육시설 중 차지하는 비율은 0.98%로 미미하다. 하지만 면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514개의 골프장 면적은 5억 1,024만 8,290㎡로 전체 체육시설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골프장은 산에 나무를 자르고 잔디를 까는 등 골프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산림에 큰 피해를 준다. 실제로 2021년 태영건설은 골프장 개장 간에 만 제곱미터의 산림을 훼손하였고, 1991년부터 1996년까지 제작된 골프장으로 인한 산림훼손은 여의도 면적의 24배일 만큼 골프장 건설로 인한 산림파괴는 심각하다.

골프장 건설로 인한 산림파괴는 숲이 가지고 있는 저수지 역할을 사라지게 한다.나무는 잔디의 4배가량의 수분 보유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홍수의 위험에 노출되고, 골프장 건설을 위한 산림 벌채 과정에서의 지표 노출로 인해 토사 침식이 일어나 큰 피해 또한 일어날 수 있다.

전국 골프장의 연간 평균 농약 사용량 / 자료출처=환경부
전국 골프장의 연간 평균 농약 사용량 / 자료출처=환경부

골프장의 잔디는 많은 양의 물과 농약이 있어야 하는데, 환경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0년 대비 2020년의 농약 사용량이 약 두 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사용되고 있는 농약도 문제다.

2020년 기준 국내 농약 사용량의 6.8%를 차지하는 클로로탈로닐은 EU에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대표적으로 꿀벌 개체 수 감소)이 위험하고 독성이 강하다는 이유로, 2019년도부터 금지 약품으로 분류해 놓은 종류이다. 또 잔디에 사용되는 물의 양의 경우 18홀 기준 하루 평균 약 900t으로, 전국의 골프장을 대상으로 하면 하루 평균 44만7867t이 사용되는 셈이다.

산림파괴, 왜 경계해야 할까

산림이 파괴되면서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산림이 파괴되면 남아있는 산림을 해체시키고, 화재의 위험에 더욱 노출되게 만든다. 이에 따라 화재가 발생하면 CO2의 배출로 이어지고, 다시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 지난 2월 네이처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열대 산림 탄소 손실이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연간 0.97±0.16Pg(페타그램·1000조그램)이었으나, 2015년부터 2019년 동안에는 1.99±0.13 Pg로 두 배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산림파괴는 열대우림의 사바나화를 진행시켜 종의 다양성 상실과 탄소 배출로 이어져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산림은 파괴될 때의 이산화탄소 배출뿐만이 아니라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인간의 기후변화 적응력과도 관련 있는 사항이기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보존해나가야 하는 문제다.

산림파괴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인간에 의한 배출량의 약 12%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이는 전 세계 자동차, 비행기, 선박, 기차 등의 운송 수단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비슷한 수준이다.

골프장의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선

골프장을 짓기 위해서는 환경영향평가를 받게 된다. 환경영향평가란 동물과 식물이 잘살고 있던 지역에 새로운 개발을 할 때, 어떠한 영향이 있는지 살펴보고 피해가 예상된다면 피해를 제거하거나 감소시키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말한다. 골프장의 경우 산림을 개간하고 잔디를 까는 과정에서 큰 피해가 있기에 이에 따른 대책을 요구한다.

대부분 대책은 골프장 근처에 인공 저수지를 설치하여 탄소를 일정 기간 머금고 있도록 해 탄소 배출을 늦추는 방식으로 주어지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 정부에서 명령을 내려도 강제성이 없고, 과태료 처분을 받더라도 몇백만 원 수준이라 지불하고 영업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생긴 26곳의 골프장 중 환경보호 약속을 지킨 골프장은 9곳뿐이다.

최근 새로 생기는 골프장의 경우 친환경이라는 단서 조항을 내세워 산림파괴에 대한 책임을 지려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환경영향평가라면 산림파괴는 예정된 절차기에 환경단체는 골프장에 대한 규제 강화를 목소리 높이고 있다.

김동언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장은 “인서울27 골프장 역시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던 김포공항 습지를 개발해 많은 동물이 피해를 본 사례”라며 “법정보호종 보호를 위해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했지만, 사업자가 지키지 않아도 구속력이 없다”고 비판하며 새로운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산림파괴를 막기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105개국이 참가한 지난 2021년 당사국총회(COP)에서는 2030년까지 산림파괴 중단을 위해 선진국이 2025년까지 120억 달러를 조성하여 개도국의 토양 회복을 지원하고, 민간 투자사에서 산림 보호에 7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을 약속하였다.

또 태국 푸켓에서 열린 ‘21세기를 위한 민중의 행동, 제3세계 관광포럼’에서는 매년 4월 29일을 ‘세계 골프 없는 날’로 지정하며 골프장으로 인해 훼손되고 있는 산림을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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