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독성물질 검출 논란에 엉터리 반박으로 논점 흐려

[환경일보] 환경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승준 국립부경대학교 교수는 “낙동강에 녹조가 있고, 마이크로시스틴이 있다. 굉장히 우려할 만한 수치”라고 증언했다.

낙동강 물도 모자라 수돗물에서도 녹조가 검출되는 경악스러운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녹조 독성에 대한 위험성을 전문가로서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여당 국회의원은 정수장 시료를 대구MBC에서 채취했기 때문에 객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 교수의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 시료 채취는 대구MBC와 대구환경운동연합이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채취했다. 전문기관인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기관에서 나선 것이다.

아울러 가정 내 상수도 필터에서 검출된 녹조에 대해서도 이승준 교수는 독성물질을 만들 수 있는 남세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반면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는 “수돗물 필터에서 발견된 물질은 녹조류의 일종인 코코믹사로 인체에 무해한 성분”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국립환경과학원도 힘을 보탰다. 환경과학원은 “MBC 보도에 나온 현미경 관찰 사진은 형태학적으로 남세균과 전혀 다른 물질”이라며 남세균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국정감사장에서 환경부 장관도 “국립환경과학원 조사를 보면 남세균 독소가 아닌 일반 녹조류로 확인됐다”고 가세했다.

그런데 사실 확인 결과 이 교수가 확인한 수돗물 필터와 대구시 수질연구소가 확인한 필터가 다른 곳에서 가져온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과학원과 환경부 장관이 녹조류라고 주장한 사진은 MBC 보도에서 나온 사진이 아니라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가 녹조류가 아니라고 근거로 제시한 사진이었다.

게다가 대구 상수도사업본부는 현미경으로 확인한 결과 남세균이 아니라고 했는데,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을 만드는 유해 남세균은 크기가 너무 작아서 현미경으로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는 게 학계 설명이다.

이에 국정감사에서 이수진 의원은 “거짓 뉴스를 환경과학원이 그리고 환경부 장관이 국감장에서 지금 퍼뜨리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궁지에 몰린 국립환경과학원장은 “해당 언론사에 확인 요청을 했지만, 답변을 회피해서 확인이 어렵다”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대구MBC는 기사를 통해 해당 사진이 대구 상수도본부 사진이라고 설명했고, 환경과학원으로부터 사실 확인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전모가 드러났지만 환경부는 별다른 해명조차 못하고 있다.

부조리를 고발했을 때, 사실에 근거해 반박하는 것이 아니라 고발자를 공격해 물타기 하는 방식은 과학이 아니라 정쟁이다. 지금껏 정치가들이 숱하게 써먹은 수법이다.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낙동강에서, 가정 내 수돗물에서 독성물질이 발견됐다는데 정확한 사실을 규명하기는커녕 거짓 해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환경 대신 정치로 전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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