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주거환경개선과 자율관리체계 구축에 힘써야

올 가을 들어 처음으로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지난 10일 오전 7시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당 57㎍으로 ‘나쁨(36~75㎍/㎥)’ 수준을 기록했다.

구로구는 ‘매우 나쁨’ 수준인 89㎍/㎥까지 올라갔다. 경기도, 인천과 대전, 충남 등 대부분 지역에서도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에는 이날 0시 작년 보다 9일 빠르게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다.

국내적 요인과 더불어 매년 날씨가 추워지는 10~11월부터 중국의 화석연료 난방이 증가하면 미세먼지 역시 급증해왔다.

미세먼지에 포함된 납이나 수은 같은 중금속과 각종 유해물질은 호흡기나 폐에 직접 침투할 수 있어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당장 할 수 있는 대응은 경보체제를 잘 살피고, 외출을 가급적 자제하고 마스크를 쓰는 것이다.

창문을 닫고 물을 뿌리고, 물을 충분히 마시고, 콘택트렌즈 착용을 자제하고, 미역이나 과일·채소·녹차를 섭취해 중금속의 체내 축적을 예방하고 배출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런데 실내오염은 실외보다 더 위험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실내 오염물질이 실외 오염물질보다 인체의 폐에 전달될 확률은 약 1000배 높으며, 매년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280만명 사망자와 160만명 조산아의 주원인이 실내공기라고 경고한다.

미국환경보호청(EPA)은 실내공기 오염도는 실외보다 5배 정도 높고, 많은 사람들이 하루 중 85% 이상 실내에 머물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전한다.

실내공기를 위협하는 오염물질에는 미세먼지를 비롯해 이산화탄소, 폼알데하이드, 총부유세균,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라돈,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석면, 오존 등이다. 이 밖에도 곰팡이·바이러스와 같은 세균, 진드기, 애완동물 등도 있다.

지난 2020년 2월 발표된 ‘제4차 실내공기질 관리 기본계획’은 다중이용시설, 대중교통차량, 공동주택 등 다양한 공간의 실내공기질 관리를 강화하는데 자발적 관리를 확대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한 관련 연구에서는 국내 실내공기질 관리가 소관부처 분산으로 인해 대상시설에 대한 기준·관리대상 오염물질·시설별 관리방법에 차이가 있음이 밝혀졌다.

이런 규제의 불균형으로 인해 실내공기질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어린이집, 학교 등 민감계층 이용시설과 지하역사 공기질 관리는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반면, 일반 가정의 주거환경 개선, 자율적 실내공기질 관리체계 구축, 실내환경관리센터 육성 등은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일반 가정의 환경 개선에 대한 홍보와 지원 부족, 개인 사유재산에 대한 접근 한계 등이 그 이유로 꼽혔다.

그러나 많은 국민이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곳이 가정임을 인정하고 지자체에 대한 지원 및 역량강화를 통해서라도 가정 주거환경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먼저, 실내공기질 관리를 위한 컨트롤 타워를 정립해야 한다. 또한, 실내공기질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실내공기질 관리 대상을 확대하며, 근거에 기반한 관리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유관부처, 유관부서, 정부와 민간 간 소통과 협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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