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상황 알리고 생활과 산업활동 개선 실천해야

토양은 인간을 포함한 무수한 생명체들의 삶의 터전이다. 그 가치를 금액으로 표기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인간은 문명이라는 이름 아래 지난 수십년 간 무참히 토양을 오염시켜 왔다.

세계적인 도시화 및 산업화, 인구 증가 및 무절제한 개발, 화학물질을 포함한 쓰레기 매립, 대기오염물들이 농축된 산성비, 유류나 화학물질 등의 유출 등이 심각하다.

토양오염은 외부 오염의 결과 자연 상태의 토양이 가지고 있는 자정능력을 상실하면서 발생하는 토양생산성 저하, 안전성 위협, 생태계 변화 등을 초래한다. 식량 및 에너지 안보, 기후변화와도 밀접하게 관련된다.

UN은 전 세계 약 30%의 토양이 오염됐다고 지적했고, 지난 2013년 12월5일을 ‘세계 토양의 날’로 선정하고, 토양 보전인식을 확대해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1996년 토양환경보전법을 제정해 토양관리에 나섰으며 토양오염조사와 정화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제도와 재정의 한계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 나이아가라 러브캐널 사건에서 입증됐듯이 토양은 일단 오염되면 원상태로 복원하기가 불가능하다.

미생물 이용 복원 등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돼 현실적으로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결국 최선의 대책은 예방이다.

인간이 추구하는 모든 경제활동은 토양오염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지침은 매우 중요하다. 무책임한 개발을 억제하고 자연에 부하를 줄이며 토양이 본래의 정화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모든 활동에서 배려를 촉구해야 한다.

경제활동으로 인해 각종 오염이 가중됐던 중국 또한, 환경보호는 생산력을 보호하고, 잘 보존된 환경은 가장 좋은 공공재라고 강조했다. 토양 및 고형폐기물 분야에 800조원 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으로 토양 분야에 대한 투자가 물과 대기 분야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토양 오염은 쉽게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가 건전한 활동을 강력하게 유도해야 한다.

잘못된 농경지 이용을 막고, 토양을 보호하는 경작 방법만으로도 오염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다양한 교육과 정보가 필요한 배경이다.

누구나 인터넷으로 토지 환경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해 토지 보전에 대한 국민 인식을 넓혀가야 한다.

바람직한 사회책임 행위는 나로 인해 어떤 토양오염이 발생할 수 있을까 예측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활동을 공표하고 실천에 옮기는 일이다.

정책입안자와 연구 및 기술자들 간의 소통을 통해 최적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정책과 기준이 입법화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금년에도 토양을 보호하자며 여러 곳에서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됐다. 그런데 정말 필요한 것은 보기 좋은 이벤트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토양이 지금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 제대로 알리고, 같이 고민하면서 대안을 찾는 일이다.

토양이 우리 삶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음을 인정하고 우리 스스로 더 활발한 보호 활동을 실천해야 할 때다.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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