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0℃ 밑도는 날, 1990년대 비해 2배 많아져

[환경일보] 지구온난화는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가 뜨거워진다는 의미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많은 이들이 “온도가 1~2℃ 오른다고 해서 무슨 문제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한발 더 나아가 “온도가 오르면 겨울에 따뜻해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욱 심각했다. 여름은 더욱 더워지고, 겨울은 더 추워지는 등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계절을 경험해야 했다. 추워진 겨울을 보며 지구온난화가 거짓말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인 2018년 11월 미국 동부의 기록적인 한파 소식을 전하면서 “잔혹하고 매서운 추위가 모든 (한파) 기록을 깰 수 있다”며 “지구온난화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라고 트위터에 올렸다. 지구온난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었다.

올 겨울에도 지구촌 곳곳이 폭설과 한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와이오밍주는 한때 영하 46℃까지 온도가 떨어졌다. 

미국 애틀랜타는 물론 최남단 플로리다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크리스마스 이브 기준으로 역대 최저 기온을 기록했다.

눈폭풍으로 크리스마스에 최소 수십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180만 가구가 정전됐고 수많은 사람들이 눈과 추위 속에 고립됐다.

일본은 2m에 가까운 폭설을 기록했다. 최근 내린 폭설로 적설량이 평년에 3배 이상 달하는 곳도 있었다.

마가타현 나가이시에서 혼자 거주하는 70대 남성은 집 근처에서 눈을 치우다 눈에 파묻혀 사망했다. 도로와 철도가 막히고 철탑이 무너져 대규모 정전사태를 일으켰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서울 기온은 영하 13℃까지 떨어졌고 한낮에도 영상으로 올라오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지면서 한강이 결빙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영하 10℃ 밑으로 떨어진 일수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이 짧아진 대신 추위는 더 지독해진 것이다.

1990년대 서울의 겨울은 영하 10℃를 밑도는 날이 평균 6일이었다. 그러나 2011년 이후에는 12일로 늘었다. 지구의 기온은 올라가지만 한반도의 겨울, 특히 12월은 더 추워졌다.

미 국립해양대기국은 북미 겨울 폭풍의 원인으로 북극 한파를 꼽는다.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미국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등의 중위도까지 내려오면서 대서양의 따뜻한 공기와 만나 겨울 폭풍이 생성된다는 것이다.

북극 기온이 올라가면서 찬공기를 막아주던 제트기류가 약화되고, 이로 인해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남하한 결과 혹한과 폭설로 이어진 것이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적도 동태평양 부근의 라니냐가 지목된다. 올해 라니냐는 3년 연속 일어난 트리플 딥 라니냐로 사상 처음이다. 이 또한 기후변화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지구가 뜨거워졌는데 왜 겨울이 춥냐고 투덜대지 말자. 그게 기후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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