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에 비해 10~20℃ 높아··· 스페인은 25℃ 기록

[환경일보] 12일 서울 낮 기온이 영상 12℃까지 올랐다. 평년 기온에 비해 10℃나 높은 3월 중순에서나 볼 수 있는 기온이었다. 강릉과 광주는 영상 17℃까지 올라 겨울이 실종된 것만 같았다.

지나치게 높은 기온 때문에 4월에나 동면을 깨던 누룩뱀이 3달 먼저 겨울잠에서 깨기도 했고 강릉에서는 매화가, 제주도에는 유채꽃과 동백꽃이 개화하는 등 생태계 이상도 관찰된다. 

이처럼 평년에 비해 10℃나 높은 날씨를 보이는 것은 북극 한파가 물러난 뒤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북상하며 한반도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상기후는 우리나라에서만 관찰되는 현상이 아니다. 유럽은 기록적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12월31일 프랑스는 25℃를 기록했고, 독일은 20℃를 기록해 1881년 기록 관찰 이후 가장 따뜻한 겨울 날씨를 보였다.

남유럽의 스페인은 더 따뜻해 25도를 기록해 연초 기온이 아닌 여름 날씨를 보였고, 해변에는 수영복 차람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평년에 비해 10~20℃ 올라간 올겨울 날씨를 두고 기후학자들은 “기후 역사상 전례가 없는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2월도 되기 전에 여름이나 봄 수준의 날씨를 보이는 것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위치한 벨라루스는 평소 기온이 0도인데, 1월1일에는 16.4℃를 기록했고, 바르샤바의 겨울 기온은 15℃를 기록했다.

이 같은 이상기후는 유럽 전역에 열돔(Heat dome)이 형성되면서 고압의 영역이 따뜻한 공기를 가두고 있기 때문이다.

열돔 현상을 제트 기류와 연관이 있는데, 제트 기류가 커지거나 느려지는 영향으로 기온이 오락가락 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여름에는 극심한 더위를 기록했지만 겨울에는 반대로 극심한 추위에 시달리고 있다.

만약 올겨울과 반대로 극한의 추위가 닥친다면 어떻게 할까? 지구온난화는 미래가 아닌 현재가 됐지만, 우리의 대비는 미흡하기만 하다. 

호주 국립기후복원센터는 “향후 30년 안에 핵전쟁에 버금가는 기후변화라는 재앙이 올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앞으로 평온한 날들이 이어지다 30년 후 핵전쟁이 터진 것처럼 갑작스레 재앙이 닥친다는 것이 아니다. 기후변화는 이미 시작됐고 멈추지도 않는다. 우리가 노력하는 이유는 다만 그 정도를 약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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