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개장수가 여우 4마리 기증

[환경일보] 우리나라에서 이미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토종여우. 쥐잡기 운동에서 사용된 쥐약과 더불어 값비싼 여우 털을 얻기 위한 밀렵으로 토종여우는 멸종했다. 2004년 강원도 양구 대암산에서 수컷 여우의 사체가 발견된 이후 발견되지 않아 사실상 멸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육이 매우 까다롭기로 유명한 토종여우를 개장수가 복원했다는 이야기가 유튜브와 SNS를 떠돌고 있다. 내로라하는 전문가도 복원에 실패한 토종여우 복원을 한낱 개장수가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성남의 어떤 개장수가 토종여우를 러시아에서 밀수입해 키웠는데 먹성이 까다로워서 비싼 소고기와 오리고기를 먹이다 관리비가 감당이 안 돼서 환경부에 기증했다는 것이다.

개장수는 밀수한 것에 대한 처벌을 받지 않는 대신 토종여우를 복원한 노하우를 전수하기로 한다. 그런데 그 노하우가 노란 플라스틱 상자였다고 한다. 예민하기로 유명한 여우가 노란 상자에만 들어가면 잠잠해졌다고 한다.

이게 사실인지 검증하기 위해 관련된 정보를 찾았는데, 유튜브나 블로그 등에서만 전설처럼 떠돌 뿐 명확하게 검증된 바는 없었다.

환경부 자료를 찾아본 결과 2011년 7월 농장주인이 한강유역환경청에 멸종위기종 여우 불법 보관 자진신고와 더불어 여우 4마리(♂3, ♀1)를 학술연구기관 등에 기증 의사를 밝힌 사실이 확인됐다.

여우를 불법 보관 중이던 농장주인이 환경부에서 여우복원사업을 추진한다는 뉴스를 듣고 자진신고와 기증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여우를 기증받은 것은 맞지만 개장수 때문에 복원사업이 시작됐고 개장수의 노하우로 복원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뜬소문에 불과했다.

환경부가 여우 복원을 시작한 것은 2010년으로 개장수의 여우 기증보다 빠르다. 2010년 환경부는 소백산에 토종여우 복원을 추진했으며, 2011년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적응훈련을 거쳐 소백산에 방사한 여우들은 차츰 자연에 적응했고 2016년에는 야생에서 처음으로 새끼를 낳았다.

많은 수의 여우가 덫에 걸려 죽는 등 우여곡절을 거쳤지만, 토종 여우 복원사업은 계속됐다. 

숫자가 불어나면서 청주와 강릉, 부산 해운대 달맞이 고개에서도 발견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소백산에서 바닷길을 따라 포항, 울산을 거쳐 부산까지 온 것이다.

반달가슴곰에 이어 토종여우 복원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생태계가 더욱 풍요로워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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