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허위계약 통한 ‘실거래가 띄우기’ 의심사례 기획조사

[환경일보] 국토교통부(장관 원희룡)는 공인중개사를 통하지 않고 직거래 방식으로 이뤄진 부동산 거래에 대해 지난해 11월부터 진행해 온 고강도 기획조사 결과 총 802건 중 불법의심거래 276건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최근 신고가 매매 후 1년 이상 경과 후 계약이 해제되는 등 이상거래가 의심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허위 신고가로 거래신고를 했다가 이를 취소하는 이른바 ‘실거래가 띄우기’에 대해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간 기획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최근 전국 아파트 거래에서 직거래가 차지하는 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아파트를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직거래하는 등 이상동향이 지속 확인됨에 따라 전국 아파트 불법 의심 고·저가 직거래에 대한 고강도 기획조사를 실시했다.

개인사업자가 기업자금대출(운전자금)을 받아 아파트 매수에 유용 /자료제공=국토교통부
개인사업자가 기업자금대출(운전자금)을 받아 아파트 매수에 유용 /자료제공=국토교통부

이번 조사는 1차로 2021년 1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직거래 방식으로 이뤄진 부동산 거래 중 동일 부동산을 매도 후 매수하거나, 시세 대비 이상 고‧저가로 매매한 거래, 특수관계인 간 거래 등 선별된 이상거래 802건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이상거래 총 802건 중 편법증여‧명의신탁 등 위법의심거래 276건(34.4%)을 적발하고, 국세청·경찰청·금융위·지자체 등 관계기관에 통보하여 탈세·대출 분석 등을 통해 혐의 확정 시 탈루세액 징수, 대출금 회수, 과태료 부과 등 조치토록 했다.

또한, 2022년 9월 이후에 거래된 아파트 직거래를 대상으로 3월부터 2차 기획조사를 추가로 실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위법의심거래 276건 중 거래신고 위반(214건) 외에 특수관계자 간에 직거래를 통한 편법증여 또는 차입금 거래 등 국세청 통보 건이 77건으로 다수 적발됐고, 명의신탁 등 경찰청 통보 건 19건, 대출용도 외 유용 등 금융위원회 통보 건이 18건이다.

법인대표 자녀가 법인 명의 아파트를 21억원에 매수하면서 기존 전세보증금 8.5억원과 법인대표로부터 증여받은 12.5억원으로 자금을 조달했는데, 매도 전 매도인(임대인)과 매수인(임차인)이 체결한 전세보증금 이체내역과 법인의 장부처리 내역 등이 확인되지 않아 법인자금 유용 및 편법증여 의심으로 국세청에 통보했다.

국세청은 탈세혐의가 있는 경우 세무조사를 실시해 자금조성 경위, 회계처리 적정여부 등을 확인, 탈루세액을 추징한다.

법인대표 자녀가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거래대금 전부를 법인 등으로부터 조달 /자료제공=국토교통부
법인대표 자녀가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거래대금 전부를 법인 등으로부터 조달 /자료제공=국토교통부

매수인은 전 시누이인 매도인의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거래대금의 대부분을 매도인이 조달하고, 4개월 후 매도인의 명의로 다시 소유권이 이전됨에 따라 명의신탁으로 의심되어 경찰청에 수사의뢰했다.

경찰청의 범죄 수사로 혐의 확정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부동산실명법) 등으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매도인이 본인의 아파트를 매수인의 명의로 변경할 당시 본인 자금을 제공해 매수토록 하고, 일정기간 후 아파트의 명의를 다시 본인의 명의로 재변경 /자료제공=국토교통부
매도인이 본인의 아파트를 매수인의 명의로 변경할 당시 본인 자금을 제공해 매수토록 하고, 일정기간 후 아파트의 명의를 다시 본인의 명의로 재변경 /자료제공=국토교통부

공공기관이 매도인에게 임대해 준 10년 공공임대아파트를 매수인에게 전대해 거주하게 한 뒤 분양전환 시기에 이르러 소유권 이전해, 공공주택특별법을 위반한 것으로 의심돼 경찰청에 수사의뢰하고 거짓신고로 거래신고법 위반이 의심돼 지자체에 통보했다.

경찰청의 범죄 수사로 혐의 확정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공공주택특별법) 등으로 형사처벌이 가능하며, 거짓신고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10년 공공임대아파트의 임차권 불법 전대 /자료제공=국토교통부
10년 공공임대아파트의 임차권 불법 전대 /자료제공=국토교통부

아울러, 국토교통부는 시세를 올릴 목적으로 고가의 허위 거래신고 후 계약을 해제하는 실거래가 띄우기에 대한 기획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21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이뤄진 거래 중 장시간 경과 후 해제, 특정인이 반복해 신고가 거래 후 해제, 투기지역 고가거래 후 해제한 사례 등 의심사례를 선별하여 실시할 계획이며, 3월부터 7월(5개월간)에 걸쳐 집중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조사는 계약서 존재, 계약금 지급 및 반환(배액배상) 등 확인을 통해 허위로 실거래 신고가 이뤄졌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검토하며, 그 과정에서 명의신탁·탈세 등 위법사항에 대한 조사도 병행해 이뤄진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고‧저가 직거래를 편법증여나 명의신탁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거래 침체 속에서 시세를 왜곡하여 시장 불안을 초래하는 등 부작용을 낳으므로, 이러한 불법행위를 엄정하게 관리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음에도 실거래 가격을 상승시킬 목적으로 고의로 허위신고 하였다가 해제해 시장가격을 교란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함으로써 공정하고 투명한 부동산 시장을 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