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학한림원, 제2회 에너지기술전문가오픈포럼 개최
철강, 석유화학 등 4개 분야 연사들과 탈탄소 전략·과제 논의

23일 오후 2시 한국과학기술회관 대회의실에서 ‘제2회 에너지기술전문가오픈포럼’이 열렸다.
23일 오후 2시 한국과학기술회관 대회의실에서 ‘제2회 에너지기술전문가오픈포럼’이 열렸다.

[한국과학기술회관=환경일보] 박준영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등 여러 이유로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은 급변하고 있다. 이러한 에너지 시장의 변화는 재생에너지 이용률 감소, 천연 가스·석유 수요 증가로 이어져 탄소중립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급변하는 에너지 환경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러한 상황에 한국공학한림원이 주최·주관한 ‘제2회 에너지기술전문가오픈포럼’이 2월23일 오후 2시 한국과학기술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국내 최고 오피니언 리더 및 에너지기술전문가들이 ‘에너지 최종 소비부문의 지속가능한 탈탄소화 전략’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이날 포럼의 기조 발표는 Yves Bamberger(이브 밤베르거) 프랑스 공학한림원 부회장이 맡았다. 기조 발표 후 연사 발표에서는 철강, 오일가스, 석유화학과 반도체 4개 분야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연사들이 기업이 직면한 과제와 대응전략이 무엇인지 발표했다.

이날 Yves Bamberger 프랑스 공학한림원 부회장은 온라인 생방송을 통해 ‘특정 산업 분야의 에너지 소비 단계에서의 탈탄소화 전략’을 주제로 기조 발표를 진행했다.
이날 Yves Bamberger 프랑스 공학한림원 부회장은 온라인 생방송을 통해 ‘특정 산업 분야의 에너지 소비 단계에서의 탈탄소화 전략’을 주제로 기조 발표를 진행했다.

이브 부회장은 이날 기조 발표에서 2021년부터 2년간 작업한 세계공학한림원평의회(CAETS) 2022 에너지보고서를 간단히 요약·설명했다.

CAETS 2022 에너지보고서는 ‘에너지 최종 사용단에서 온실가스 저감(Towards Low-GHG emissions from energy use in selected sectors)’을 주제로 탄소배출이 많은 주요 부문인 시멘트, 선물, 철강 등의 분야와 관련해 탄소중립으로 가는 여정에서 적용되어야 하는 기술들에 대한 분석과 해결방안을 권고하는 보고서다.

이브 부회장은 이날 발표에서 “우리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세상을 더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며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설계된 기술들이 저탄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정책 결정자, 산업 및 학계 지도자들과 CAETS와 같은 학회가 서로 협력하면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진 연사 발표 시간은 장웅성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 단장의 철강분야의 과제와 대응전략 설명으로 시작했다.

장웅성 산업통상자원 R&D전략기획단 단장이 철강분야의 과제와 대응전략 설명을 하고 있다.
장웅성 산업통상자원 R&D전략기획단 단장이 철강분야의 과제와 대응전략 설명을 하고 있다.

엄지용 KAIST 녹색성장대학원 교수팀과 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이 발표한 ‘한국 철강 부문의 2050 탄소중립 경로 : 한국형 통합평가모형 분석’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기준 1억100만톤CO2eq(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산업 부문의 약 40%, 국가 전체의 약 13%를 차지한다.

현재 탄소중립 정책이 철강산업에 그대로 적용될 경우 2050 탄소중립 실현이 어렵다는 내용도 담겼다. 국내 산업 분야 중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내뿜는 철강업에서 30년간 온실가스 26%를 줄이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장 단장은 “철강산업은 계속 성장 중인 산업이기 때문에 철강의 탈탄소화는 인류에게 주어진 중요한 숙제다. 그러나 현재 철강산업의 탄소중립 이슈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대안은 석탄을 수소로 대체해 철광석을 환원하는 것뿐이다”라며 “특히 고철의 지혜로운 활용방안과 제철 기술들이 지속가능한 형태로 개발·상용화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철진 sk가스 연구위원이 가스분야의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철진 sk가스 연구위원이 가스분야의 과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2050 탄소중립 달성에 가장 큰 걸림돌은 발전과 산업이다. 현재 우리나라 탄소배출의 80%는 발전과 산업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김철진 SK가스 연구위원은 발전부문의 재생에너지와 산업부문의 수소가 넷제로 달성을 위한 핵심적인 감축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2030년 약 400만 톤의 수소가 필요하며 이 중 50% 이상 해외에서 도입될 전망이다”라며 “특히 우리나라는 지리적, 기후적 여건이 수소 물량확보와 공급에 제약이 존재한다. 수소 경제 개화를 위해 미리 기술·네트워크·인프라·수요 측면의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구 LG화학 전무(CTO)는 화학 산업의 탈탄소화 전략을 설명했다.
이종구 LG화학 전무(CTO)는 화학 산업의 탈탄소화 전략을 설명했다.

플라스틱은 1950년부터 인류와 함께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마스크, 기저귀, 타이어 등 인류는 플라스틱을 활용한 제품 없이는 살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무분별한 플라스틱의 사용으로 쌓여가는 폐기물과 환경오염,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로 인해 플라스틱은 이제 줄여야만 하는 대상으로 바뀌었다.

이종구 LG화학 전무는 “석유화학 시장은 최근 심화하는 기후 변화에 대한 세계적 공감대가 형성돼 각국 정부에서 규제·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폐기물, 탄소배출은 이제 석유화학 업계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석유화학 시장의 탈탄소화를 위해 ▷바이오매스 소재를 사용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제품 개발 ▷공정 최적화로 탄소배출 저감 ▷폐플라스틱의 기계적·화학적 재활용 등을 제시했다.

황호송 삼성전자 상무가 반도체 산업의 탈탄소화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황호송 삼성전자 상무가 반도체 산업의 탈탄소화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반도체는 모바일, 네트워크, 미래 산업 등 여러 산업의 씨앗이다. 모바일 기기를 포함한 전기·전자제품, 데이터 통신 장비 등 반도체가 안 들어가 있는 제품이 없다. 이런 중요한 세계반도체 시장에서 대한민국은 시장 점유율 약 20%로서 미국(50%)에 이어 2위를 달성했다.

그러나 반도체산업은 수만 대의 소형 설비에 약 100만 톤의 화학물질을 투입해 환경오염의 우려가 크고, 산업 특성상 전기사용량이 매우 많다. 작년 국가 발전량 600TWh중 삼성 반도체가 약 3%인 21TWh를 사용했다. 나아가 2030년엔 전기사용량이 50TWh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도체 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황호송 삼성전자 상무는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데 탄소중립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재생에너지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여건이 좋지 않다”라며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로 전력사용량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를 위한 전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부탁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사용 이외의 반도체 제조공정 탈탄소화 방법으로 ▷협력사와의 ESG 동행 ▷사용단계 전력 절감 극대화 ▷대규모 처리시설 투자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 등을 제시했다.

‘제2회 에너지기술전문가오픈포럼’ 기념촬영
‘제2회 에너지기술전문가오픈포럼’ 기념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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