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담한 전쟁‧지진, 암울한 경제‧정치에도 변함없어야

1년간 지속된 러·우 전쟁, 참담한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치솟는 고물가 경제, 국민 안위 따윈 없는 듯한 불안한 국내 정치까지··· 마음 편치 못한 암울하고 꽉 막힌 듯한 답답한 세상이다. 이 와중에 오늘은 ‘북극곰의 날’이다. 팍팍한 현실 속에 웬 북극곰?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북극곰이 우리의 삶과 연결돼 있다면, 이 또한 이야기는 달라진다. 올해로 제15회를 맞이한 ‘국제 북극곰의 날’(매년 2월27일)은 지구온난화로 멸종위기에 처한 북극곰을 보존하고, 함께 북극곰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자 제정됐다.

북극곰은 인간이 저지른 기후변화로 가장 큰 위협에 직면한 생명체 중 하나다. 북극곰의 터전인 북극 해빙은 지구온난화로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다. 북극의 얼음은 점점 줄어들고 얇아져 쉽게 부서지고, 북극곰이 먹이를 찾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20년 사이 북극의 빙하 면적은 약 50% 감소했다. 세계자연기금에 따르면, 1994년부터 2017년까지 녹은 빙하의 양이 28조 톤에 이르며, 해수면이 약 3.5cm 상승했다. 해수면이 1cm 높아질 때 600만 명이 터전을 잃는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또한 해수면 상승과 태풍으로 우리나라 국토 5%가 물에 잠기고 332만 여명이 침수 피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빙하가 무너져 내리고 갈 곳 잃은 북극곰의 현실을 외면해선 안 되는 이유다. 지금도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온도는 빠르게 상승하고 빙하는 더욱 빠르게 녹아가고 있다. 북극곰의 위기는 결국 인류의 재앙이며, 위기인 것이다.

눈앞에 당장 보이는 암울한 현실에 너도나도 소리 없는 아우성이다. 하지만 우리가 숨을 쉬는 것처럼 ‘환경’은, 참담한 전쟁과 지진에도 불안한 경제와 정치에도 잠시 뒷전이고 예외가 될 수 없다. 지금 실천과 행동이 북극곰의 위기, 곧 인류의 위기를 막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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