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살포, 생태계 교란, 식수원 파괴 등 전문가‧주민 반대
골프장 영업 S사, “지역경제 위한 골프장 조성” 건설 강행

S사가 남양주시청에 제출한 골프장 조성을 위한 토지이용계획 구상안의 일부 /자료출처=환경영향평가 정보지원시스템(EIASS)
S사가 남양주시청에 제출한 골프장 조성을 위한 토지이용계획 구상안의 일부 /자료출처=환경영향평가 정보지원시스템(EIASS)

[남양주=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수도권 상수원 보호구역 2등급 지역이자 반딧불 서식지로 알려진 수동면 일대에 주민과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S사가 골프장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당 회사는 골프장 영업을 하고 있으며,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소재한 골프장 H클럽을 운영 중인 H사의 가족회사다.

남양주시에 따르면, S사는 수동면 내방리 산18-1번지 일원 204만4575㎡을 골프장 및 관광휴양형 구역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사업구상 계획지구 및 주변현황 지도. 빨간색 표시가 된 구역이 수동면 내방리 산18-1번지 일대로 S사는 204만4575㎡을 골프장 및 관광휴양형 구역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이는 축구장 면적의 286배 면적이다.
사업구상 계획지구 및 주변현황 지도. 빨간색 표시가 된 구역이 수동면 내방리 산18-1번지 일대로 S사는 204만4575㎡을 골프장 및 관광휴양형 구역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이는 축구장 면적의 286배 면적이다.

그러나 골프장 예정 부지 60여만평은 반딧불이, 노루, 너구리, 도롱뇽, 수달 담비 등 여러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50여년 된 잣나무, 소나무 등 수목이 밀집돼 ‘보존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또 남양주시 반딧불이 보존회(수동노인회)와 YMCA가 공동주관으로 매년 ‘반딧불이 축제’를 개최해 유명한 장소기도 하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반딧불이 많은 청정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수동면 일대는 서울뿐 아니라 남양주 주민들의 식수원, 농업용수로도 사용되는 ‘수도권 상수도 보호구역 2등급 지역’으로 어느 곳보다 환경 보전이 요구된다.

남양주 수동면 곳곳에 반딧불이 서식지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김인성 기자
남양주 수동면 곳곳에 반딧불이 서식지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김인성 기자

가장 큰 문제는 주민의 생활과 생존권에 대한 위협이다. 실제 S사가 제시한 토지이용계획도에 따르면, 골프장과 주민들의 주거지가 매우 인접해 있는 상황.

골프장 잔디를 위한 농약살포로 식수원‧작물, 날아오는 골프공으로 인한 피해 및 소음, 관광객들로 인한 환경오염 증가 등에 대한 우려로 주민들의 반발은 몇 년째 지속되고 있다.

수동면 내방3리 노인회장은 “골프장 예정부지 60만평은 마을에서 고작 50미터 떨어져 있으며, 100미터도 되지 않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메랄드색의 동그라미 표식이 있는 곳이 주민들이 살고 있는 전원주택단지다. 지도로 봐도 골프 개발 계획 대상지와 상당히 밀접한 위치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에메랄드색의 동그라미 표식이 있는 곳이 주민들이 살고 있는 전원주택단지다. 지도로 봐도 골프 개발 계획 대상지와 상당히 밀접한 위치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서 “골프장에서 살포되는 제초제 등 수십가지의 농약이 환경을 파괴하고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게 될 것”이라며 골프장 건설을 강력히 반대했다.

지역발전 빌미로, 주민·환경 위협

홍종관 내방3리 이장 역시 “기후변화로 동식물 멸종과 가뭄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 보전 지역의 생태계와 서식지를 훼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지역발전을 빌미로 주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러한 환경파괴적 사업 추진은 철회해야 한다”며 강조했다.

앞선 우려에도 S사는 작년 말 지구단위계획 변경 제안서와 전략환경영향평가 평가준비서를 시청에 제출해 골프장 조성사업을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S사는 “수동면 내방리 일원의 유휴 임야를 국제대회 개최 가능한 골프장 및 관광휴양시설을 조성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수반한 개발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S사 측은 "시설 관련 개발 등으로 지형의 변화는 어쩔 수 없지만, 자연지형을 고려한 시설배치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며 농약에 관해서는 ”매해 잔류 농약 범위와 농약 사용량 등을 환경부에 보고하도록 돼 있어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했다.

지난 8일 남양주시 주민들이 내방3리 골프장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남양주시청 앞에서  골프장 반대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인성 기자
지난 8일 남양주시 주민들이 내방3리 골프장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남양주시청 앞에서 골프장 반대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인성 기자

이에 내방3리 주민들은 골프장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수차례 국민신문고 진정과 탄원서를 남양주시청에 제출하고 집회를 열어 골프장 조성 철회를 요구 중이다.

주민들이 ‘상수도 보호구역 골프장이 웬말이냐’, ‘암 유발 농약살포 골프장 결사반대’, ‘환경파괴 지하수오염 골프장 결사반대’ 등의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김인성 기자
주민들이 ‘상수도 보호구역 골프장이 웬말이냐’, ‘암 유발 농약살포 골프장 결사반대’, ‘환경파괴 지하수오염 골프장 결사반대’ 등의 적힌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김인성 기자
‘골프장 짓는다더니 1만평 목욕탕이 웬말이냐. 내방3리 골프장 결사반대’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구호를 외치는 내방3리 주민의 모습 /사진=김인성 기자
‘골프장 짓는다더니 1만평 목욕탕이 웬말이냐. 내방3리 골프장 결사반대’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고 구호를 외치는 내방3리 주민의 모습 /사진=김인성 기자

EU 금지 농약, 국내선 여전히 사용

골프장의 환경 파괴는 꾸준히 제기돼 온 이슈 중 하나다. 골프장은 지난 10년 사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11년의 전국 골프장 면적은 3억8536만㎡이었으나, 2019년에 5억㎡를 초과했다.

이에 따라 넓은 땅의 잔디를 유지하기 위한 막대한 양의 물과 농약 사용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18홀 기준으로 하루 평균 800~900톤 정도의 물이 소요된다. 2020년 기준으로 전국의 골프장 홀수는 1만77개로 하루에만 무려 44만7867톤의 물이 사용된다.

골프 특성상 면적 대비 체육시설로서 활용률 또한 매우 떨어진다. 국내 골프장은 전체 체육시설 중 비율이 1%(514개, 2020년 기준)가 안 되지만, 면적은 5억1024만8290㎡으로 89.7%의 비율을 차지한다.

이상기후로 가뭄 속 골프장의 물 사용도 문제지만, 농약의 사용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아젠다다. 2020년 기준 총 사용된 농약은 모두 202.1톤으로 전년에 비해 8.6%나 상승했다.

산을 깎아 만들어진 국내의 한 골프장. 산과 나무를 깎고 잔디 관리를 위해 많은 물이 필요한 골프장은 농약의 사용량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산을 깎아 만들어진 국내의 한 골프장. 산과 나무를 깎고 잔디 관리를 위해 많은 물이 필요한 골프장은 농약의 사용량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국내 골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농약은 ‘클로로탈로닐’다. 이 농약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위험하고 독성이 강하다는 이유로 스위스와 EU에서는 2019년부터 퇴출됐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여기에 대한 타개책은 아직 마련되지 못한 상태다.

골프장 생태계 파괴, 주변으로 확산 가능성↑

이번 사업의 환경영향평가협의회로 구성된 남양주시 등 공무원과 전문가들은 S사의 사업지구 및 주변지역 공사 기간 중 생활환경 및 생태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봤으며, 관광휴양시설 및 체육시설의 입지로 인해 주변 자연환경 또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 공통적으로 개발로 인한 인접 주민들의 안전 및 환경 우려 해소 방안을 수립해야 하며, 주민들과 상생할 수 있도록 협의를 통한 개발계획 구상이 필요하다고 S사에 보완을 요구했다.

김동숙 한강유역환경청 환경평가과 주무관은 “해당 사업부지는 임야가 약 97%로 표고차가 395m이고 20도 이상 급경사지도 약 55% 포함하고 있어, 향후 골프장으로 개발하게 될 경우 지형의 훼손 및 자연생태계 영향이 예상되므로 사업의 필요성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남양주시 공무원과 전문가들은 S사의 골프장 계획에 대해 향후 지형의 훼손 및 자연생태계 영향이 예상되므로 사업의 필요성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양주시 공무원과 전문가들은 S사의 골프장 계획에 대해 향후 지형의 훼손 및 자연생태계 영향이 예상되므로 사업의 필요성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팔당호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 Ⅱ권역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사업시행시 주변 수계 및 지하수질 등에 미치는 영향예측 및 저감대책을 제시해야 한다”며 “평가 대상지역 주민과 이행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민원 발생을 최소화하고, 제시된 의견을 사업계획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전했다.

협의기관의 전문가 추천으로 심의에 참여한 한국환경연구원(KEI) 연구위원도 사업 계획대상지가 산림생태계 및 우수 생태권역이기에, 골프장 건설로 생태계 서식 공간이 훼손될 것이라고 봤다. 

이 연구위원은 이러한 산림생태계의 인공적 초지역으로의 변화에 따른 연쇄적 영향이 주변 양호한 생태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수한 생태계 현황을 고려할 때, 생태적 기능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토지이용계획 수립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보전 및 저감방안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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