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비율 감축보다 과감한 자금·기술 정부 지원 필요

[환경일보] “날씨가 왜 이래?”

3월 일교차가 10℃ 이상 벌어지며 흔하게 들은 말이다. 지난해 3월 전국 평균기온은 7.7도로 평년 대비 1.6℃ 높았다. 올해는 더 높은 9.4℃였다.

서울 벚꽃은 3월25일 개화(종로구 송월길 왕벚나무 기준)했다. 기상청 기록에 따르면 1923년 서울 벚꽃 개화는 4월24일이었다. 1992년에는 4월2일로 3월에 가장 근접해졌고, 2014년에는 3월28일에 꽃이 피며, 서울에는 4월에 벚꽃이 핀다는 기록이 깨졌다. 2021년에는 3월24일에 벚꽃이 펴 역대 가장 빨랐다. 1946년 나무심기 가장 적합한 때라고 판단해 결정한 4월5일 식목일을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이제 4월 초순 기온은 77년 전과는 다르다. 지난해 4월 전국 평균기온은 13.8℃로 평년 대비 1.7℃ 높았다.

올해 여의도 벚꽃 축제 개막일은 4월4일이다. 이때는 사실상 벚꽃 만개 시점이 지나 나무마다 가득한 벚꽃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겠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기존 인식이 못 따라갈 정도로 속도를 더하고 있다.

3월20일 공개된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종합보고서는 모두에게 살기 좋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확보하기 위한 기회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음을 경고했다.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서는 온실가스 완화 및 적응 조치를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한다는 의미다.

매해 예측이 어렵게 기후가 변하고 있는 것에 대해 IPCC는 뜻밖의 상황이 아닌 인간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멈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예측 불가능하게 한반도 기후가 변했다고 입을 모으지만 매해 기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예측하기 어려운 것은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 현상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정부는 3월21일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부문별 탄소배출 감축 보면 산업부문 변화가 눈에 띈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는 준수하되 산업 부문 감축 비율 14.5%를 11.4%까지 낮춰 잡았다. 기술전망과 원료수급 곤란을 완화 이유로 밝혔다.

하지만 대한상공회의소가 2월 국내 온실가스 다배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정부 발표와 산업 부문 탄소배출 저감에 나서야 하는 기업과 인식차가 있어 보인다. 설문 결과 기업들은 탄소중립을 위해 가장 시급한 정부 정책 과제로 투자자금 지원 확대와 감축기술 개발·보급을 들었다.

응답 기업의 68.8%가 탄소중립 추진이 기업 경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긍정 평가는 34.8%였다. 기업의 66%는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탄소감축 설비 투자계획이 있다고 했다. 투자 분야로는 에너지효율 개선이 68.2%로 가장 많았다.

이처럼 국내 기업은 탄소중립을 기회로 과감한 자금지원과 기술에 적극 투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바라고 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국제무역에서 RE100 기조와 2026년 EU 탄소국경조정세(CBAM) 시행에 더욱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기업 생존이 어려워진다는 현실을 알게 된 것이다.

2015년 12월 파리에서 개최된 파리기후변화협약 제4조 3항은 각국의 주기적 탄소배출 감축 목표는 기존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전 정부가 2021년 10월 2030년까지 제시한 산업 부문 목표치는 14.5%였다. 지금은 탄소배출 감축 비율을 낮출 때가 아니라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도록 시그널을 보내야 할 때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