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밥 용기, 화장품 용기 등 재활용 불가능

[환경일보] 즉석밥 용기 한개는 약 10g의 무게로, 연간 5억개가 판매돼, 5천톤의 쓰레기로 배출된다.

플라스틱 용기이기 때문에 당연히 재활용될 것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설거지하고 말려 분리 배출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단일 성분이 아니라 혼합 플라스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기껏 분리 배출해도 선별장에서 다시 분리돼 쓰레기장으로 간다.

그렇다고 일반 플라스틱으로 만들면 용기의 보관성에 문제가 생긴다.

혼합 플라스틱은 산소와 미생물을 차단하고 햇빛과 습도, 온도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플라스틱 사이에 산소 차단층을 끼워 넣는 3중 재질로 만들기 때문에 단일 재질로 만들면 유통기한이 급격히 짧아진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즉석밥 용기만 따로 모은다면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문제는 가뜩이나 재활용 분류할 것들도 많은데 즉석밥 용기까지 따로 분류한다면 분리 배출해야 할 품목 수가 지나치게 늘어나게 되고 피로감을 느낀 시민들의 분리배출 의욕을 오히려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

한편 플라스틱 용기 뒷면에 ‘other’라고 기재된 포장재 역시 재활용이 안 된다. 혼합 플라스틱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분리배출이 아닌 종량제 봉투에 버리는 것이 맞다.

이뿐만이 아니다. 테이크아웃커피 일회용 컵 역시 재활용이 안 된다. 재질이 PET라고 표시돼 있고,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순환표시가 있음에도 실제로는 재활용이 안 된다. 녹는점이 달라서 재활용이 안 되기 때문에 선별장에서 골라내 소각장으로 보내진다..

그럼에도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순환표시가 있는 것은 소각장에서 태워져 열에너지로 변하는 것도 일종의 재활용으로 보기 때문이다. 태워 없애는 것이 아니라 열에너지로 재활용한다는 의미다. 말장난 같지만 이게 우리나라 재활용률의 현실이다.

화장품 용기는 ‘예쁜 쓰레기’라고 불린다. 모양과 재질이 제각각이라 90%가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이에 업계는 화장품 용기를 회수해 환경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염불로 그쳤다.

그러나 2022년 3분기까지 재활용 실적은 0㎏, 2021년 하반기 실적은 의무량의 4.7%에 불과했다. 화장품 용기 회수를 조건으로 재활용 등급 표시를 면제받았지만 실적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여담이지만 수거 차량의 문제도 있다. 수거 차량 대부분이 압착식 차량인데, 말 그대로 재활용 쓰레기를 눌러 담기 때문에 깨지고 섞여서 애써 분리 배출한 재활용품이 쓰레기가 돼 버린다.

2018년 환경부가 발표한 우리나라의 폐기물 재활용률은 86.1%다. 선진국 중에서도 최상권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실제와는 괴리가 큰 서류상의 수치일 뿐이다.

우리나라의 폐기물 재활용률 86%는 재활용 시설로 반입된 양을 기준으로 한다. 폐기물 가운데 실제로 원재료나 제품으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매우 낮다. 특히 폐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이 낮은데, 그린피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작 23%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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