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파장 고려한 의도적 처사' 추측

한 대학교수가 KEI 저널에 제출한 논문이 책자로 배포까지 된 상황에서 뒤늦게 삭제되는 바람에 이미 배포한 책자를 긴급히 회수하는 해프닝이 연출돼 추측이 난무하다.

[#사진1]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하 KEI)은 환경문제와 환경정책 전반에 대한 연구논문을 소개하는 학술지인 ‘환경정책연구’를 연 2회 발간하고 있으며, 현재 ‘통권7호’에 게재할 논문들을 모집하고 있다.

헌데, 얼마 전 KEI가 이미 발간돼 배포까지 했던 ‘통권6호’를 갑자기 회수하고 기존에 실렸던 내용 중 K교수가 주저자로 된 논문 한편을 뺀 나머지 내용의 ‘통권6호’를 재배포하고 나선 것.

이번에 제외된 논문은 '전국 주요 쓰레기매립장 지역에 대한 VOC 성분의 조성과 배출특성에 대한 연구'로, 전국의 주요쓰레기매립장에서 발생하는 VOC 성분에 대한 조성과 배출량에 대해 연구한 것으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전국 8개 매립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물이다.

[#사진2]현재 이 논문이 제외된 이유를 두고 갖가지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논문심사에 문제가 있지 않았느냐?, 논문 내용이 미칠 파장 때문에 의도적으로 뺀 것은 아니냐?, 우리나라 논문심사과정의 구조적인 문제가 드러난 것 아니냐? 등등이 바로 그것.

학술지 재배포와 논문 제외에 대해 KEI 담당자는 “기존에 이미 발표됐던 내용이 이번 논문에 포함돼 있어 KEI 심사위원들이 제외시킨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3]하지만 이 학술지를 구독하는 한 전문가에 따르면 충분한 심사과정을 먼저 거친 논문들을 책으로 발간해 배포하는 것이 관행인 것에 비춰볼 때 이러한 답변은 납득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한다.

주저자인 K교수도 “이 연구는 환경부 차세대 핵심연구과제 중의 하나로 4-5년 동안 진행된 것”이라 전하며 “기존 2-3년 치 연구에 대한 발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 연구결과에 2년 동안의 연구를 더한 전체 연구결과를 토대로 재해석한 것이다. 이번 내용을 다른 저널에 실을 예정이다”라고 말해 제외된 것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했다.

또 그는 “조사결과 매립장에서 VOC 성분들이 대량으로 배출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매립장 내에서 배출되는 VOC량이 환경대기 중의 농도보다 최소 10배 이상이 배출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러한 영향으로 주변 대기 중에서 관측한 VOC 성분들의 농도도 국내 중요 산업시설이 인접한 지역에서 나타나는 수준보다 수배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연구결과 때문에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뺀 것은 아니냐는 주장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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