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된 동물보호법 발의됐지만 업계 반발로 철회

[환경일보] 4월11일 서울정부청사 정문 앞에서 동물자유연대를 비롯한 총 15개 단체들이 ‘퇴역 경주마’ 보호 법안을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 단체는 “한국마사회와 경주마산업계가 퇴역 경주마 복지 법안을 마련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다”면서 이번 기자회견의 개최 이유를 밝혔다.

지난 2월13일 동물단체들과 위성곤 의원실 간의 협의를 통해 퇴역하는 동물의 소유자에게 동물의 보호 관리 방안을 마련하게 하는 내용의 동물보호법을 발의했으나, 이후 업계의 반발로 인해 일방적으로 철회됐다는 것이다.

총 15개 단체들이 ‘퇴역 경주마’ 보호 법안을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제공=동물자유연대
15개 단체들이 ‘퇴역 경주마’ 보호 법안을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제공=동물자유연대

동물자유연대는 “퇴역 경주마를 위한 최소한의 보호 법안조차 철회해버린 의원실의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며 “게다가 그 결정이 생명 존중보다는 업계의 이익을 더 우선으로 두고 이뤄졌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평균 2천여 마리의 경주마가 은퇴하며, 그 중 제주마를 제외한 더러브렛의 평균 44%가 폐사한다.

뿐만 아니라 살아남은 말 역시 허술한 말 이력 제도로 인해 퇴역 후 행방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단체들은 이 같은 현실을 지적하며 퇴역 경주마 복지를 위한 법안을 촉구했다.

국내 말 산업은 ‘K-Cruelty’라고 칭해질 만큼 동물 착취적 성격이 짙다.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당시 발생한 퇴역 경주마 사망 사건은 경주마들이 은퇴 후 처하는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15개 단체들이 ‘퇴역 경주마’ 보호 법안을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제공=동물자유연대
15개 단체들이 ‘퇴역 경주마’ 보호 법안을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제공=동물자유연대

단체들은 해당 사건이 전국적인 공분을 일으킨지 1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경주마를 위한 최소한의 보호 법안 조차 발의가 철회된 상황에 입을 모아 항의했다.

동물자유연대는 “말을 유희의 도구나 경제 수단으로만 인식하는 후진적 발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경마를 비롯한 말 산업은 시민들에게 외면당할 것”이라며 “국회는 퇴역 경주마 보호 법안 마련에 나서고, 농림축산식품부는 말 복지를 위한 정책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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