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슘보다 해로워··· 어패류 섭취 등으로 체내에 들어오면 심각”

[환경일보] 일본 정부가 전 세계 학자들과 시민단체의 강한 반대에도 올해 여름부터 후쿠시마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대부분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하고 탱크에 보관하고 있다며, 이를 오염수가 아닌 처리수라고 강조한다.

도쿄전력도 ALPS로 처리한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앞바다에 방류하는 기존 계획을 강행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삼중수소의 양이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ALPS로도 걸러지지 않는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가 문제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티머시 무소 생물학과 교수는 최근 그린피스 기자회견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가 방사성 원소인 세슘-137보다 더 인체에 해롭다”고 경고했다.

그는 “1950년대부터 2022년까지 발표된 관련 논문 250건을 보면 삼중수소에서 방출되는 베타선의 ‘생물학적 효과비’는 세슘-137 감마선의 2~6배”라고 주장했다. 세슘-137이 체내에 들어왔을 때 투과력이 강한 감마선은 순간적으로 DNA나 세포에 영향을 미치면서 몸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지만, 삼중수소 베타선은 그렇지 못해 내부 피폭이 심각하다.

식수로 마시거나 해산물을 섭취해 삼중수소가 몸 안으로 들어오면, 체외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체내에 축적된다. 삼중수소를 섭취한 생물체가 성장하면서 그 농도는 더 높아진다. 유기적 결합 삼중수소는 체내에 남아 증식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먹이사슬을 통해 상위 개체에 영향을 끼친다.

그런데 문제는 삼중수소와 관련해 생물학적 연구 자체가 부족해 방류가 이뤄지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염된 흙은 중간 저장시설에서 30년간 보관하는데, 왜 오염수는 바다로 흘려보내는 걸까. 바로 비용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대형석유 비축 탱크 등에 오염수를 옮겨 보관하거나, 고도화된 방사성 핵종 제거 기술을 개발하는 등 실현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검토해야 한다.

곧 있으면 한일 정상회담이 또 열린다. 이 자리에서 오염수 방류를 공식적으로 논의한다. 일각에선 일본이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완화를 요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수입금지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나아가 오염수 방류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굴욕으로 점철된 지난 정상회담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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