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로 인한 수질오염과 생태계 파괴로 멸종

[환경일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얻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극 중 우영우는 고래를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고래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는데, 강물에도 적응해 사는 돌고래인 양쯔강 돌고래에 대해 언급하는 에피소드가 있다.

양쯔강 돌고래는 바다의 판다라 불리며 몸길이 2.5m, 400㎏까지 자라는 큰 민물고기다.

중국에서는 옛날 억지 결혼을 강요받은 공주들이 양쯔강에 몸을 던지면 양쯔강돌고래로 환생했다는 전설이 전해져 ‘양쯔강의 여신’이라 불릴 정도로 사랑받던 동물이다.

그러나 중국의 산업화와 함께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면서 2007년 중국 정부는 멸종을 선언했다.

멸종 선언 이후 종종 목격됐다고 하는데 사진이나 영상이 없어 구전으로만 전해지고 있으며 세계자연보전연맹은 전멸위급종으로 분류했다.

중국을 관통하는 가장 긴 강인 양쯔강은 중국의 황하 문명이 시작된 곳이다. 길이만 6300㎞에 달하며 어머니의 강이라 불린다. 중국 인구의 40%가 양쯔강에 기대 살고 있다.

그러나 산업화와 함께 수질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수생태계가 파괴되고 서식하던 생물들이 자취를 감췄다.

황허강의 지류인 중국 산시성 편허의 경우 전체 길이 713㎞의 수질이 5급수에도 미치지 못했다. 중국에서 공업용수의 수질이 4등급임을 감안하면 흔히 말하는 ‘똥물’이 된 것이다.

2019년 중국 정부의 생태환경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10대 강의 21%가 4급수 이하의 수질을 보였고, 황허 지류는 34.8%가 공업용수로도 쓰지 못할 상태였다.

양쯔강의 생태계 파괴는 1981년 중국 거저우댐 건설과 함께 시작됐다. 2006년 완성된 세계 최대의 수력발전 댐인 싼샤댐은 황허강을 토막 내면서 생태계를 파괴했다.

환경오염으로 수생태계가 파괴됐고 수많은 동식물이 사라졌다. 양쯔강 돌고래 외에도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던 희귀종인 주걱철갑상어도 멸종됐다. 길이가 7m까지 자라는 중국 최대 민물고기 주걱철갑상어는 2003년 마지막으로 목격된 이후 자취를 감췄다.

마지막으로 발견된 주걱철갑상어는 마침 암컷이었고 산란기였기에 추적장치를 달아 방류했지만 기기가 고장 났는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이외에도 중화철갑상어는 인공부화를 통해 수조에서 살아가고 있다. 멸종은 막았지만, 자연상태에서는 이미 멸종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중국 정부는 2년 전부터 양쯔강 보호법을 제정해 신규 공장 건설을 제한하고 어업을 금지했다. 불법 어업의 싹을 자르기 위해 보상금을 주고 어선까지 파괴해버렸다.

이어 양쯔강 주변의 화학공장 200여곳과 50여개의 부두를 폐쇄하고 생태지구를 조성했다.

그 결과 생태계가 살아났고 갈치와 복어, 장툰(웃음천사)이라 불리는 돌고래도 돌아왔다.

아울러 중국의 희귀 수생동물연구소는 철갑상어 인공부화를 통한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멸종을 선언한 주걱철갑상어도 미국산을 들여와 양쯔강에 복원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양쯔강의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는 산업화와 그로 인한 환경파괴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정부가 생태계 복원에 나서고 있지만 한번 파괴된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양쯔강의 파괴를 보면서 낙동강이 생각난다. 우리는 최소한 중국만큼 낙동강 수질 개선과 생태계 복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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