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다뤄야 할 문제 ‘기후위기와 불평등’

[환경일보] 기후위기는 미래가 아닌 현재형이 된 지 오래다.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과 한파, 가뭄, 홍수, 산불 등 이상기후와 기후재난으로 인명·재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베트남 북부 뚜엉 즈엉 일대 기온이 섭씨 44.2도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이웃국가 라오스 루앙 프라방에서는 43.5도, 태국 방콕은 41도를 넘기는 등 최악의 폭염이 이어졌다.

반면 가을철인 호주 남동부는 때 이른 한파로 20여년 사이 가장 추운 5월 기온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달 캐나다 퀘벡과 온타리오주 일부 지역에서는 땅에 닿는 순간 얼어버리는 ‘어는 비’가 쏟아졌다.

극한 기후 현상은 임계점에 다다른 지구의 신호이다. 기후위기 대응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기구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최근 6차 종합보고서를 통해 2011~2020년 전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1도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그 변화 속도 또한 과거에 비해 이례적으로 빠르다. IPCC에 따르면 기후위기가 몰고 오는 각종 극한 현상들은 더욱 강력하고 빈번해질 것이며, 고유생태계와 관련된 위험은 이미 매우 높은 단계로 바뀌고 있다.

저명한 IPCC 과학자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현재 지구의 상황을 “산호는 거의 망했다”고 요약했다. 산호가 사라지면 우리도 사라진다. 산호초는 전체 해양생물 중 4분의 1 이상이 살아가는 서식처이며, 전 세계 해안지역 공동체에 식량과 소득을 제공하고 해안선을 지켜주고 있다.

만약 온난화 수준이 1.5도에 이르면 산호초의 안전한 피난처는 거의 사라지게 된다. 남아있는 해양생물을 보호하고 생태계와 인류 생존을 위해서라도 온난화 수준을 1.5도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타오르는 건 지구만이 아니다. 우리의 미래가 불타오르고 있다.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은 역사적 책임이 가장 적은 개발도상국의 취약 지역들 그리고 미래를 살아가야 할 어린 세대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또 가난한 이들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준다. 부유한 이들은 위험에서 피할 수단을 가지고 있지만, 가난한 사람은 위험을 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피할 수 없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이 때문에 더 가난해진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온실가스 감축 정책은 1.5도 지구온난화 억제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엔 부족한 상황이다. 기후재앙을 피할 ‘골든타임’은 이 순간에도 흘러가고 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어떻게 불평등을 극복할 것인가는 지금 당장 다뤄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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