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포도회 사무총장 남길우

(사)한국포도회 사무총장 남길우
(사)한국포도회 사무총장 남길우

[환경일보] 과수산업 그리고 과수농가는 우리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이다.

하지만 자유무역협정으로 수입과일이 들어오면서 과수산업 전반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농가 고소득 작물로 자리잡은 국내 최고의 포도 ‘샤인머스캣’도 프리미엄 과일로의 명성을 잃고 있다.

샤인머스켓은 망고의 향과 아삭한 식감, 은은한 단맛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지난 몇 년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고소득 품목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당도와 식감이 현저히 떨어진 상품이 시장에 많이 출하되면서 소비자의 외면으로 이어졌다. 가격도 평년의 3분의 1의 수준까지 내려가 농가들은 생산비는커녕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도매시장에서 조차 품질편차가 커 가격이 품목별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 같은 샤인머스켓 가격하락은 재배농가가 급격히 늘어나 과잉 공급으로 인해 품질관리가 미흡했던 원인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올해는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시장상황이 지난해와 별다르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많아 농가들의 시름이 한층 더 깊어졌다. 품질관리가 안 된 채 시장에 유통되면 제값을 못 받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자구책 마련이 필요하다.

지난해 가격폭락을 경험한 대다수 농가들은 좋은 품질 생산만이 등을 돌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지금의 과수재배 현장은 고령화, 농자재 가격 상승, 수입과일 증가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방법은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착과량을 줄여서라도 품질 좋은 상품으로 공급과잉, 내수 부진, 가격 하락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3·3·3 운동’ 전개 현수막 /사진제공=한국포도회
‘3·3·3 운동’ 전개 현수막 /사진제공=한국포도회

이에 한국포도회는 물량 감축을 통한 품질관리 강화, 내수·해외시장 동시 공략이라는 두 가지 목표로 소비자가 다시 찾는 맛있는 포도 만들기 ‘3·3·3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3·3·3 운동’은 착과량을 30% 줄여 생산비를 30% 낮추고 고품질 생산을 통해 가격을 30% 이상 더 받자는 운동이다. 

포도명인 박용하 회장, 한국포도수출연합(주) 황의창 대표, 신길호 한국포도회 연구기술위원장 등이 기초단치단체 등과 함께 공휴일 없이 농가들 교육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도 주산지 영천시에서는 생산자가 자율적으로 생산부터 유통까지 감시하는 ‘품질관리단’ 발대식을 갖는 등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동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출 확대로 국내 가격하락을 방지하고 생산농가의 소득 보전을 위해 전국단위 저온저장시설인 포도수출유통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포도수출유통센터가 건립되면 생산부터 선별, 유통까지 일괄 처리가 가능해 유통비용 절감에 따른 시장경쟁력 강화로 해외시장 확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포도회는 포도 생산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비영리 영농법인으로 42년 된 단일품목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조직으로 현재 회원 4000여 명이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수출센터 건립 비용 등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국내 가격 안정과 포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출유통센터 확충에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지면 좋겠다. 이외에도 샤인머스켓 품종으로 편중돼 있는 부분 완화를 위해 새로운 품종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세상과 포도나무는 비슷한 것 같다. 미래를 내다보고 관리를 해야 된다는 점이다. 우선 현실만 보고 관리하다 보면 어느 한순간에 무너지고 만다. 

수입과실이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 변화 추세에 맞춰 품질 중심 재배기술로 프리미엄 포도를 만들어 늘 소비자와 함께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한국포도회는 ‘소비자가 다시찿는 3·3·3 운동’ 홍보와 더불어 품질관리를 위한 농가교육 매뉴얼 제작, 영농기술 지도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포도산업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