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포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득일까 실일까?

환경일보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은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바르고 빠른 전환을 목표로, 대학생의 관점에서 환경·에너지 이슈에 대한 ‘대신기의 생각’을 연재한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br/>단 김경훈​​​​​​​ ​​​​​​​​​​​​​​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김경훈

[환경일보] 물이 흐르던 하천을 콘크리트로 덮는 ‘복개’를 해서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던 하천들이 복원되고 있다. 그 시작은 2005년 청계천 복원사업이다. 그 당시 3800억원에 달하는 복원 비용, 교통 문제와 시민 반대가 있었지만, 끝까지 마무리해 오늘날의 청계천이 탄생했다. 여기서 의문점을 품었다. 그렇게까지 하천 복원을 해야만 했을까?

청계천 복원사업을 이후로 전국적으로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중 2021년 6월 착공을 시작으로 진행되고 있는 인천시 부평구 ‘굴포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으로 그 의문점을 해결하고자 했다.

굴포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사업비 약 486억을 투입해 도시화로 인해 복개돼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던 일부 구간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해 주민의 쉼터로 만드는 사업이다. 5월에 복원 공사 현장에 방문했을 때는 이미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덮인 기존 주차장의 모습은 없어진 상태였다.

생태하천 복원공사 현장에서 느낀 악취와 주차 문제

공사 구간을 지나는 하수관에서 하수가 나오고 있다. /사진=김경훈 객원기자
공사 구간을 지나는 하수관에서 하수가 나오고 있다. /사진=김경훈 객원기자

복원되고 있는 하천을 보려고 가까이 다가갔을 때, 처음 맡아 본 이상한 냄새가 났다. 이 냄새는 인근 아파트로 가기 위해 건너야 하는 다리에서 더욱 심하게 났다. 악취의 이유는 하수관로에 있다.

이 구간에는 2개의 하수관로가 지나간다. 공사를 하기 전에는 도로 밑에 있어서 눈에 보이지 않았지만, 복개 구간에 있던 콘크리트를 들어내니 하수관 하나가 밖으로 나온 것이다. 그리고 밖으로 나온 하수관로 중간에서 그대로 하수가 나오고 있었다. 어떤 곳에서 나온 하수인지도 모른 채 주민들은 악취를 맡고 있었다.

다행히, 공사 현장에 설치된 가림막과 아파트 내부로 들어가는 통로 안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악취가 아파트로 들어가지 않았다. 실제로 부평 동아 2단지 아파트 경비원은 “아파트에서 악취가 나지 않고 관련 민원도 들어오지 않는다”고 답했고 주민들도 같은 의견이었다. 하지만 바람의 흐름에 따라 언제라도 내부로 악취가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인 것은 분명했다.

공사 구간을 지나는 하수관에서 하수가 나와 물 웅덩이가 생겼다. /사진=김경훈 객원기자
공사 구간을 지나는 하수관에서 하수가 나와 물 웅덩이가 생겼다. /사진=김경훈 객원기자

기존의 주차장이 없어짐에 따라 부평구는 산곡동에 캠프마켓 임시 공영주차장과 주안 장로교회 주차장 300면을 확보해 지역 주민과 상인들에게 개방했다. 하지만 개방된 주차장은 상권과 멀리 떨어져 있었다. 실제로 개방된 주차장에서 복원구간 인근에 위치한 상권까지 도보로 이동했을 때 10~11분이 걸렸다.

이는 가게에 가기 위해 임시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상권에 방문할 가능성이 매우 적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금요일 오후나 주말에는 가게 인근에 차들로 가득할 것이 예상된다. 하지만 부평시장역 근처 ‘다락방’ 카페 사장은 “생각보다 차가 그렇게 많지 않다”고 했다. 그리고 도시재생 홍보관에서 근무하는 이현숙 마을 활동가도 “바로 옆인 지하철역을 통해서 오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 방문 당시 공사장 가림막을 기준으로 왼쪽에서 악취가 나고, 오른쪽에서는 나지 않았다. /사진=김경훈 객원기자
현장 방문 당시 공사장 가림막을 기준으로 왼쪽에서 악취가 나고, 오른쪽에서는 나지 않았다. /사진=김경훈 객원기자

높아지는 환경 인식과 더 나은 부평을 위한 일보 후퇴

굴포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부평구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인 ‘부평 11번가 사업’에 포함된다. ‘부평 11번가 사업’은 4가지의 전략(일자리 창출, 지역 상권 활성화, 지역 상권 확산프로그램, 보행환경개선)을 가지고 10개의 마중물 사업을 진행한다. 이 중 ‘굴포하늘길 조성’에 부처연계사업으로 ‘굴포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진행한다. 따라서 하천만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른 사업들과의 연계로 더 나은 부평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럼에도 ‘약 486억원에 달하는 비용은 합리적인가?’에 대한 궁금증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복원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한 방법으로 ‘조건부 가치 측정법(CVM)’을 들 수 있다. 조건부 가치 측정법(CVM)은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경제적 가치를 정량화하는 설문조사 기법으로 복원사업 이후 발생한 편익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된다.

2003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청계천의 경제적 편익을 조사한 연구에서 “가구당 연간 10만3309원을 하천 복원 사업을 위해 지불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한국환경연구원에서 실시한 ‘환경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반적인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도가 2018년 74.2% 이후 2021년 73.0%로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왔다. 편익은 만족감을 금전화 한 개념을 의미함으로 환경 인식이 높아지면서 동시에 오를 것으로 생각한다.

굴포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인터넷에서 봤을 때, 그리고 주민들과 이야기하지 않았을 때는 악취, 소음, 큰 사업 비용만 눈앞에 보였다. 하지만 아파트 주민들과 이야기하며 느낀 것은 더 좋아질 마을을 위해 불편해도 참는 노력을 하고 있었고 실제로 생각했던 것보다 문제가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사가 잘 마무리돼 주민들의 노력이 빛을 내는 순간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