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쓰레기 1400만t 치운다··· 안정적 전력공급 필요

[환경일보] 전 세계적으로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급수관, 석유관 등 대형 배관 속을 주행하며 문제점을 확인하는 로봇부터 재난 상황에 투입되는 스네이크 로봇 등 다양한 용도의 ‘환경 로봇’이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바닷속 쓰레기를 청소하는 해파리 모양의 로봇이 개발됐다. 살아 있는 해파리의 겉모습과 헤엄치는 형태를 쏙 빼닮은 수중 로봇이다. 바닷속을 떠다니는 쓰레기를 치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독일 막스플랑크 지능시스템연구소는 해파리의 촉수 같은 모양으로 해양쓰레기를 청소하는 ‘해파리 모양 로봇 플랫폼’(이하 로봇 해파리)을 개발하고 관련 논문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등재했다.

바다에는 매년 1400만t가량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흘러든다. 이 가운데 70%가 해저면으로 가라앉고, 잘게 부서져 인류 건강에 악영향으로 돌아오고 있다. 따라서 청소 작업이 필요한데, 깊은 바다를 사람이 청소하긴 어려워 로봇을 투입해야 한다.

기존 해양쓰레기 청소용 로봇은 부피가 크고 무거워 작은 바위틈에 낀 쓰레기를 치우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또 단단하고 각진 로봇의 몸체는 구석구석 청소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 해양 생물의 잠을 깨우는 시끄러운 전기 모터, 유압 펌프도 문제였다.

그런데 이번에 개발한 로봇 해파리는 지름 16㎝의 크기에 소음이 거의 없다. 동그란 몸통 주변엔 팔 6개가 달렸는데, 팔 4개는 물속에서 위아래로 움직이며 추진력을 만드는 데 쓴다. 나머지 2개는 물체를 잡는 데 사용한다.

로봇 해파리는 부드럽게 휘는 촉수를 움직이며 바닷속을 누비는 해파리처럼, 물속 곳곳을 헤엄치며 작은 입자 형태의 쓰레기를 몸속에 가뒀다가 물 밖으로 나와 토해낸다.

다만 바닷속을 청소하다 전력 소모로 꺼진다면, 로봇 해파리 자체가 해양쓰레기가 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따라서 로봇 해파리 동체에 배터리를 내장해 활동하는 등 안정적인 전력공급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기술 강국이라 자부하는 우리나라가 미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배터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고효율 배터리를 개발하고 나아가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과 시장을 선점한다면, 극한 환경으로 ‘환경 로봇’의 수요가 점점 늘어날 때 도약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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