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계선 시인, 신작 시집 ‘롱고롱고 숲’ 펴내··· ‘아무 때나 쓰고 흘려버리던 자연’에 대한 성찰

롱고롱고 숲 표지 /자료제공=창이 있는 작가의 집
롱고롱고 숲 표지 /자료제공=창이 있는 작가의 집

[환경일보] “누구나 ‘자연스럽다’라는 말은 말 어디에나 자연스럽게 쓴다. 억지로 꾸미지 아니하여 이상함이 없거나 순리에 어금남 없이 당연할 때 쓰는 말이다. 우리가 아무 때나 쓰고 흘려버리던 자연에 대하여 갈수록 생각이 많아진다.”  

최계선 시인은 시집 ‘롱고롱고 숲’(창이있는작가의집)을 펴내며 이렇게 말했다.

‘자연스럽다’는 것,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자연스럽지 못한 건 그럼 무얼까. 바로 그 ‘자연’이다. 인간에 의해 무분별히 파헤치고 베어지고 망가진 자연. 결국 우린 자연스럽지 못한 현시대의 중심에서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최악의 자연스러움을 바로 보고 있다.  

기후변화, 기후위기, 기후재앙··· 점점 우리 삶과 지구에 닥친 자연스럽지 못한(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를) 이 거대한 위협과 마주하고 있다.

인류가 초래한 이 상징적 사실들을 표현한 단어들이 어느덧 신문 지면이나 뉴스, 인터넷 그리고 우리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시인의 말처럼 생각이 많아지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의 위협은 곧 지구상의 모든 자연과 생태이고, 그와 함께 살아가는 인류의 생존과 우리 삶의 위협이다.

생태환경 시인, 자연의 순례자로 불리는 시인은 삶이 숨쉬는 자연을 추구한다.

시집은 자연다운 자연을 그리워하는 시인의 간절한 마음을 담은 1부 ‘숲의 연대기’와 과거 거석문화의 흔적과 멸종을 향해 치닫는 오늘날의 징후를 보여주는 2부 ‘열매행성’, 나 중심에서 벗어나 숲 속 우주의 감각으로 공존과 공생의 시간을 함께하자는 3부 ‘달마를 마중하다’로 구성됐다.

시는 개구리와 방깨비·개미·가재·박새, 혹등고래, 민들레꽃, 개미집, 도롱뇽, 오랑우탄, 잉카, 올멕 두상, 이스타섬, 안젤리나 졸리, 벌, 들꽃, 나비부터 대자연의 미소까지··· 자연에 대한 깊은 성찰이 밴 시어와 유머러스하면서도 역설적인 사실들을 전해주는 시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시인이 꾸민 시의 숲으로 우릴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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