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인 이상 사업장 중대재해법 시행, 안전보건관리체계 미흡
스마트 장비 보급 확산 위한 소규모‧영세 사업장 재정 지원 절실
신뢰성·안전성 확보할 표준화, 장비 유지‧관리 전문가 양성 집중

이준원 한국스마트안전보건기술협회장은 "스마트안전보건 기술 및 장비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는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이준원 한국스마트안전보건기술협회장은 "스마트안전보건 기술 및 장비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는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로봇, 드론, 인공지능 CCTV, 디지털 트윈을 포함한 스마트안전보건 기술 및 장비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는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활용될 것이다.”

이준원 (사)한국스마트안전보건기술협회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사망·중증 장애 등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안전보건 장비들이 개발되고 사업장에 확산 보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말한 스마트 안전기술은 제조업이나 건설현장, 물류창고 등 많은 산업현장의 유해위험요인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관리하기 위한 안전플랫폼, 근로자의 위험 상황 파악을 위한 실시간 위치추적 기술, 중대재해처벌법에서 규정하는 사업주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위험성평가 빅데이터 및 전산화 기술, 화학물질의 화재, 폭발, 누출사고를 예방하는 웨어러블 로봇이 대표적이다.

내년 1월27일부터는 5인 이상 사업장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된다.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회장은 “5인 이상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6개월여 남긴 시점이지만 소규모 사업장은 여전히 기술·비용과 인력 차원에서 준비가 미흡해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 정착될 수 있도록 예방에 초점이 맞춰진 정책 시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마트 안전보건 장치·설비의 개발·발굴, 소규모 사업장 보급·확산은 새 정부 국정과제 49번에 해당된다.

“안전보건관리의 스마트화 추진과 작업환경 개선 등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고 스마트안전보건기술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표준화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한 이준원 한국스마트안전보건기술협회장을 숭실대 안전보건교육대학원 사무실에서 만나 스마트안전보건 기술과 장비 발전 방안에 대한 견해와 올해 3월 출범 이후 추진할 협회 핵심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전남 여수산단 내 공정안전체험교육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스마트안전보건체험교육(VR 체험)  /사진=박선영 기자 
전남 여수산단 내 공정안전체험교육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스마트안전보건체험교육(VR 체험)  /사진=박선영 기자 

중대재해 예방 위한 스마트안전 기술 보급 확대

Q. (사)한국스마트안전보건기술협회 초대회장으로 선출됐다. 협회 설립 배경은 무엇인가?

한국스마트안전보건기술협회는 스마트안전보건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스마트 안전보건 장비를 사업장에 보급함으로써 사망 등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어 나갈 목적으로 1월31일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3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사단법인 설립허가를 받고, 협회 창립총회에서 초대회장으로 선임됐다.

산업현장에서 사망 등 중대재해가 여전히 빈발하고, 중대재해처벌 강화와 근로자 안전보건 확보 의무가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대재해를 예방하는 스마트안전보건 기술 개발과 보급에 대한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제조·건설 현장에 도입돼 활용 중인 스마트안전보건기술 및 장비는 시행 초기 단계다. 기술 개발과 장비 보급 확대, 신뢰성과 안정성이 확보된 표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협회는 ▷스마트안전보건기술 연구, 개발 지원 및 표준화 촉진 ▷스마트안전보건기술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및 전문가 자격제도 운영 ▷스마트안전보건기술 공유 포털을 운영해 스마트안전보건 관련 기업, 전문기관, 대학 등 관련 기관과의 정보 공유 ▷스마트안전보건기술 개발 및 보유 중소기업을 지원해 스마트안전보건 기술·장비의 보급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발생한 업종별 산업재해 현황 /자료제공=고용노동부 
지난해 발생한 업종별 산업재해 현황 /자료제공=고용노동부 

Q. 많은 사고가 협력업체에서 집중 발생하고 있다. 중대재해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협력업체 자체의 중대재해 예방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청업체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과 기술 지원을 위한 의견과 스마트안전보건 장비 보급을 위한 협회의 추진 사업은?

우리나라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사고사망자의 절반 정도가 협력업체 사업장에서 발생한다. 흔히 예기하는 위험의 외주화다. 유해위험작업은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많이 수행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의 확대 시행에 대비해 사망 등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서는 협력업체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안전보건 확보 대책이 필요하다.

협력업체 근로자에 대한 근원적인 안전보건 확보를 위해서는 모기업이 중대재해처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지원에 나서야 하고, 유해위해작업장에 대해서는 스마트안전보건기술 및 장비 보급, 사용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는 300개의 스마트안전 장비 제조업체가 있다. 이들 기업이 440여 종의 스마트안전 장비를 생산해 각 사업장에 보급하고 있다.

이들 스마트안전 기술과 장비에 대한 표준이 조속히 만들어지고 스마트안전 장비 유지·관리 전문가가 양성돼 사업장의 중대재해 예방에 활용되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보다 많은 중·소규모 사업장에 스마트안전보건 장비가 확산 보급되도록 정책적인 재정 지원도 확대돼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노후된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개선을 위한 스마트안전보건기술·장비 적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2020년부터 적용된 화학물질관리법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사업장이 많다. 노후된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개선을 위한 스마트안전보건 기술·장비는 가스검지기를 활용한 모니터링 시스템이 있다. 이상 발생 시 상황을 제어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수도 있다.

협회는 스마트안전 기술과 장비 표준을 만들고 스마트안전장비 유지·관리 전문가를 양성해 중대재해 예방에 활용되도록 할 것이다. 스마트안전보건 장비 제조업체의 기술력 향상 지원과 더 많은 중·소규모 사업장에 스마트 안전장비가 보급되도록 정책 건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협회 회원은 특별기업회원과 일반기업회원, 그리고 개인회원으로 구분된다. 현재 특별기업회원은 17개 기업, 일반기업회원은 30여 개 기업, 개인회원은 250명이 등록돼 있다. 협회는 소속 회원을 중심으로 스마트안전보건 기술의 표준화에 앞장서고 스마트안전보건 관련 교육, 세미나를 진행할 계획이다.

산업현장의 스마트안전보건 기술·장비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장에 스마트안전보건 전문가가 존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건설현장과 제조·물류 업체 등의 스마트장비 사용자나 관리자를 대상으로 교육과 세미나를 실시할 계획이다. 스마트안전보건기술 전문가 양성을 위한 스마트안전보건전문가 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문가 자격제도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준원 한국스마트안전보건기술협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의무사항을 지키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 현장 안전점검을 위한 전문인력 부족은 스마트안전보건기술의 확대 보급으로 보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이준원 한국스마트안전보건기술협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의무사항을 지키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 현장 안전점검을 위한 전문인력 부족은 스마트안전보건기술의 확대 보급으로 보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Q. 2024년 1월27일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인력, 기술·장비 지원 부분에서 중소기업이 대응 여력을 갖췄는지는 여전히 의문이 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나?

우리나라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사고 사망자의 80% 이상이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한다. 사고를 막을 수 있도록 경제적인 부분과 전문인력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스마트안전보건 기술·장비 활용은 중소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중대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적극적인 노력 중 하나다. 이에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올해 50인 미만 사업장에 스마트안전보건 장비를 250억원 정도의 보조금 지원사업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4차 산업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안전보건 기술·장비는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에 적용돼 중대재해 예방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 안전기술에는 현장의 유해위험요인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관리하기 위한 안전플랫폼, 근로자의 위험상황 파악을 위한 실시간 위치추적 기술, 화학물질의 화재·폭발·누출사고 등을 예방하는 작업자와 중장비 충돌방지기술, 작업자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는 웨어러블 로봇, 중대재해처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업주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위험성평가 빅데이터 및 전산화 기술, 작업 시작전 회의 시 유해위험요인 파악 및 전파 등이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의무사항을 지키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 현장 안전점검을 위한 전문인력 부족은 스마트안전보건 기술의 확대 보급으로 보완이 가능하다.

중대재해처벌법에서 규정하는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안전보건법령의 준수 등 안전보건 확보 의무사항을 지키기 위해서는 현장에 대한 안전점검은 물론 기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최근 이러한 사업주의 안전보건 확보 의무사항 이행에 대한 실적관리를 스마트앱으로 개발해 많은 사업장에서 활용 중이다. 스마트앱을 통한 실적관리, 로봇이나 드론을 활용한 사업장 안전점검, 안전보건 통합플랫폼 구축 및 운영 등으로 과학적인 안전보건 관리가 가능하다.

공사현장이 한시적이고 유동적이라는 특징에 따라 렌털 방식으로 스마트안전보건장비를 필요한 기간만큼 사용하도록 하는 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다. 다만, 스마트안전보건 기술 및 장비 운영에는 전문 기술이 필요하므로 장비 관리 및 유지·보수 인력이 파견된다.

Q. 협회 차원의 스마트안전보건기술 수출 지원 사항과 정부기관 협력 사안이라면?

스마트안전보건 기술·장비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과 설치 등이 이뤄지고 있다. 협회는 회원사들의 스마트안전보건 기술·장비의 해외 수출을 위해서 많은 지원을 해 나갈 계획이다. 실제 협회 회원사 중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스마트안전보건기술표준 제정 및 스마트 안전보건장비 구축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앞으로도 협회는 스마트안전보건 기술·장비의 수출 지원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기관과 협업해 나갈 계획이다.

6월20일 전남 여수 산단 내 개원한 안전보건 체험교육 전문기관 공정안전체험교육원 /사진=박선영 기자 
6월20일 개원한 전남 여수 산단 내 안전보건 체험교육 전문기관 공정안전체험교육원 /사진=박선영 기자 

Q. 산업안전보건공단 본부장을 역임하고, 숭실대 안전융합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숭실대 산학협력단 주관으로 진행 중인 ‘근로자 및 안전관리자 교육훈련 위탁’ 진행 과정은 어떤가?

시스템코리아인증원이 교육훈련을 위탁받아 교육 실시를 주도하고, 숭실대는 교육원 공간, 시설 등 운영에 필요한 제반 사상을 적극 지원하는 동시에 교육 성과 확대를 위한 전문강사 지원 역할을 수행한다.

이를 위해 안전보건 체험교육 전문기관인 공정안전체험교육원이 전남 여수 산단에 구축돼 6월20일 개원식을 가졌다.

공정안전체험교육원 훈련시스템은 ITS(몰입형 시뮬레이터), OTS(운전원훈련, 시뮬레이터), MTS(유지보수 시뮬레이터), 공정현장훈련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ITS는 몰입형 VR 시뮬레이터 시스템을 통해 플랜트 레이아웃 배관 및 설비교육, 시나리오 기반 대응 훈련, 현장 조작·모니터링, 현장 안전설비, 재난·구조·대비, 중앙제어실 협업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OTS는 운전원 훈련 시뮬레이터를 통해 시나리오 기반 대응 훈련, 기동·정지, 정상운전, 제어 및 안전 로직, 단위공정 및 안전설비, 안전 인터록 및 ESG, 현장 협업 운전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MTS는 유지보수 시뮬레이터 시스템을 통해 분리기·반응기·열교환기, 증류탑 및 흡수탑, 저장탱크 및 배관, 고압스팀 및 보일러, 펌프·컴프레서 회전 기기 등의 시나리오 기반 유지보수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체험형 교육훈련 시스템을 통해서는 반응기·압력용기 폭발 실습, 화학물질 비산 실습, 분진폭발·정전기 실습, 개인안전장비 실습, 개구부 추락 실습, 타워크레인 체험, 가설전기 체험을 할 수 있다. 공정체험교육원은 7월부터 본격적인 교육이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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