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1만4334명 증가, 다각적인 화학물질 위험성 관리 시급
만성중독 진단 및 사후 관리 부족··· “사업주 악용 시 방법 없어”
“4차 산업기술 활용한 스마트 안전보건 기술·장비 보급 확대해야”

[국회=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최근 화학물질 노출로 인해 많은 근로자가 고통을 받고 있다.

작년 2월 세척제 유기용제 중독으로 두0산업 16명, (주)대0알엔티 13명, 최근 이천 TCE세척공정 7명 등이 중독돼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 바 있다.

화학물질 노출로 인해 많은 근로자가 고통을 받고 있어 다각도로 화학물질의 위험성에 대한 관리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화학물질 노출로 인해 많은 근로자가 고통을 받고 있어 다각도로 화학물질의 위험성에 대한 관리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화학물질은 말 그대로 화학물질에 의한 급성중독 및 장시간 노출돼 직업성 질환으로 나타나며, 물리적 요인인 자외선에 의한 직업성 피부질환도 최근 야외 근로자에게도 발생되고 있다.

이태원에서의 압사사고, 산업현장에서의 사망 등 중대재해가 빈발하는 등 우리는 수많은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안전조치를 강화하고 산업보건 예방의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직업성질병의 범위에도 화학물질 중독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대부분의 사업장에서는 화학물질을 매우 많이 사용한다.

제조업뿐 아니라 건설업, 서비스업에서도 페인트, 세척, 용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화학물질을 사용한다. 이런 화학물질은 대체로 독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 몸에 심각한 건강영향을 미치게 된다.

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직업병은 폐질환, 간질환, 신장질환, 안질환, 피부질환 등 신체 각 부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에 대한 관리가 매우 중요한 실정이다.

특히 화학물질이 인체로 들어오는 경로도 호흡기, 소화기뿐 아니라 피부를 통해 흡입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다각도로 화학물질의 위험성에 대한 관리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업재해 화학물질 업무 질병자, 1년 새 ‘27%’ 증가

2020~2021년 산업재해 화학물질 중독현황을 보면, 2020년에는 총 10만8379명, 2021년엔 12만2713명으로 전년 대비 1만4334명(13.23%)이 증가했다.

이 중 업무상 질병은 2020년 1만5996명, 2021년 2만435명으로 4439명(27.75%) 증가한 상황이다.

2021년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현황을 따르면, 직업적 신체부담 6549명, 요통 5058명, 소음성 난청 4168명, 진폐 1506명, 뇌‧심혈관 질환 1168명, 기타 직업병 974명순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 주관 및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근로자 건강 보호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 제21회 보건안전포럼이 열렸다.

국회의원회관에서 22일 열린 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 주관 및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 ‘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근로자 건강 보호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 제21회 보건안전포럼 /사진=김인성 기자
국회의원회관에서 22일 열린 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 주관 및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 ‘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근로자 건강 보호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보건안전단체총연합회 제21회 보건안전포럼 /사진=김인성 기자

이수진 의원은 “산업안전보건 문제는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문제로서 예방과 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특히 전국에 산재해 있는 산단을 중심으로 대규모 화학물질 노출 사고가 많은 나라이고, 이 때문에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오늘날에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로봇, 드론, 인공지능 CCTV, AR/VR 및 메타버스, 디지털트윈 등 4차 산업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안전보건기술이 발전하고 이와 함께 재난이나 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스마트 안전보건장비 등이 많이 개발돼 보급되고 있다.

이어 한국스마트안전보건기술협회 이준원 회장은 “국민이나 근로자 주위의 유해 위험요인이 존재하는 불안전한 상태의 시설물이나 장소, 국민이나 근로자의 불안전한 행동에 기인한 휴먼에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스마트 안전보건 기술이나 장비를 적극 개발하고 보급해 재난과 산업재해로부터 국민과 근로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화학물질 중독관리의 한계점은 명확하다. 산안법상의 화학물질 종류가 절대적으로 적으며, 산업현장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 중 극히 일부분만이 대상이다. 또 특수건강진단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화학물질에 의한 중독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사업주가 서류 누락, 서류제출 거부 경우 확인 방법 없어”

취급 화학물질의 누락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수건강진단 시 화학물질 확인은 담당자가 제출한 서류를 통해서 실시해 사업주나 담당자가 서류를 누락시키거나 서류 제출을 거부할 경우 확인 방법이 없다.

급성중독에 대한 모니터링도 미흡해 현 특수건강진단과 작업환경 측정은 만성중독에 적합한 시스템도 구축돼 있지 않다. 

아울러 만성중독자 진단 및 사후관리가 부족해 만성중독의 경우 일반 질환과 구분이 어렵기에 대부분 일반 질환에 준해서 관리한다. 업무전환 시 근로자의 불이익 발생과 사후관리 결과를 사업주가 악용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현황이다.

오재일 박애병원 건강증진센터장은 중독질환 발생 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상의 중대재해에 포함되는 직업성 질병은 대부분이 급성중독이며, 중독의 중증도와 관계없이 중대재해에 포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해 화학물질 사고 대응 훈련 /사진제공=환경부
유해 화학물질 사고 대응 훈련 /사진제공=환경부

오 센터장은 ▷중독질환 신고 강제 및 미신고 시 처벌 규정을 마련하고 ▷사용 화학물질에 대한 투명성 정보 제공 ▷업무 전환 및 업무 중단을 통한 적극적인 사후관리 ▷노출 중단 후 추가적인 검사를 통한 연관성 확인 ▷특수건강진단 대상이 아닌 화학물질에 대해서도 의심 시 건강진단 실시할 수 있는 근거 마련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화학물질 피부중독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화학물질 피부중독은 가장 흔한 직업성 질환 중 하나로 독일에선 모든 직업병 중 38%, 미국은 1만명당 약 23명, 이탈리아에서는 소음성 난청 다음으로 많은 병이다.

직업성 질환 중 피부질환 경제적 손실액 ‘약 8000억원’

미국 노동부의 통계에 따르면, 2만건의 직업성 질환 중 약 1/2이 피부질환으로 경제적 손실액이 약 8000억원에 달하며, 일의 능률 저하 등 막대한 직‧간접적 경제 손실 초래한다.

노출 경로는 점막, 호흡기, 소화기, 피부 등으로 대부분 몸 안의 해독작용이나 면역으로 90%는 배출된다. 하지만 피부로 유입되는 독은 피부 자체의 해독 능력이 없어 대부분은 배출되지 않아 장기, 지방, 근육에 축적되면서 몸 안의 대사를 어렵게 만든다.

건설근로자는 거푸집 박리제, 부식방지제, 시멘트, 콘크리트 첨가제, 혼화제, 충전재, 디젤배기가스, 아스팔트 홈, 분진, 미세먼지, 황사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배전노동자, 냉장고 조립라인, 병원간호사, 소방공무원 등 역시 화학물질에 취약한 속에서 일한다.

이준원 한국스마트안전보건기술협회장 
이준원 한국스마트안전보건기술협회장 

어원석 숭실대 교수는 대책으로 불편함이 발생하는 보호구 대신 보호크림을 통해 유해 물질 환경에서 피부를 보호하고, 외부 작업자용으로 무기차단제 100% 선크림 기능이 추가된 보호제품 별로 구비 및 체계화된 프로그램으로 피부에 잔여 노폐물까지 제거하는 전용 클렌징을 제공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스마트안전보건기술협회 이준원 회장 역시 궤를 같이해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51조‧제470조(보호복 등의 비치 등)에서 ‘피부보호용 바르는 약품’에 대한 구비 및 사용을 규정하고 있지만 기업과 근로자는 안전하고 적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인증된 피부보호크림의 제품이 없어 제품 사용에 어려움이 있어 ‘피부보호용 바르는 약품’에 대한 안전인증 및 시험기준의 고시가 마련돼야 한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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