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스러운 장마로 농작물 피해 심각··· 기후위기 농업 대책 마련해야

[환경일보] 올해 유난히 변덕스러운 장마가 찾아왔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며칠째 폭염이 기승을 부리더니 다시 장맛비가 온다. 지난주 장마가 시작한 지 불과 일주일 새 호우특보와 폭염특보가 번갈아 내려지는 상황이다.

예전에는 장마가 시작되면 긴 시간을 유지했는데, 요즘에는 짧게 폭우가 오다가 찜통더위를 몰고 온다. 폭우와 폭염이 번갈아 나타나는 이유는 저기압이 정체전선을 들었다 놨다 하기 때문이다.

대기 상층의 공기 흐름이 느려지면서 저기압이 자주 발달했고, 서해상의 저기압이 한반도 남쪽에 있는 장마 구름을 한 번에 내륙으로 끌어 올려 비구름 이동 폭이 무척 크게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미 전국 대부분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린 뒤 추가로 많은 비가 내리는 만큼 산사태, 축대 붕괴 등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최대 60mm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농민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여느 때 같으면 메밀이나 밀 등 봄 작물을 한창 수확할 시기다. 그러나 장마가 덮치면서 수확 전 젖은 메밀 낟알에서 싹이 트는 ‘수발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봄철 이상기후에 변덕스러운 장마까지 맞게 된 탓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각종 작물이 이상저온으로 늦게 자라면서 상품 가치가 없어져 밭을 갈아엎고 있다”며 “그나마 남아있는 작물들은 장마가 들면서 수확을 포기해야 할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봄 메밀이나 밀은 농작물재해보험 대상도 아니다 보니 하소연할 곳도 없다.

농민들은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할 시기에 속이 새까맣게 타고 있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점점 예측할 수 없는 경향으로 흘러간다는 점이다. 앞으로 피해를 줄이려면 실태조사를 통해 농민들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근본적인 농업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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