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기후변화, 슈퍼 엘니뇨로 기록적인 무더위·집중호우 지속
극한 이상기후 대응‧예측··· AI 기술 활용한 ‘기후테크 산업’ 주목

[국회=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올여름 ‘슈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전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폭염, 홍수와 같은 기후재난의 직접적 피해뿐 아니라 인프라, 보건 등 전방위적인 파급 효과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처럼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기후변화는 그 어느 영역보다 정확한 예측과 올바른 대응이 중요하다. 그 필요성에 힘입어 기후 분야에도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미래 불확실성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학계‧산업계를 막론하고 가속화되고 있다.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기후변화는 그 어느 영역보다 정확한 예측과 올바른 대응이 중요하며, 기후 분야에서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해 미래 불확실성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전 세계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는 기후변화는 그 어느 영역보다 정확한 예측과 올바른 대응이 중요하며, 기후 분야에서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해 미래 불확실성을 극복하려는 시도가 전 세계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AI 기술을 활용한 기후 정밀 예측은 잠재 위험 요인을 사전에 발굴해 산불, 홍수 등 기후재난에 대한 조기 경보와 문제해결에 활용되고 있고, 향후 그 적용 범위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 예상된다.

올해 6월 발표된 2022년 지구대기감시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이산화탄소(CO₂) 배경 농도는 425ppm(안면도 기준)으로 관측 이래(1999년~) 최대치를 경신하며,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온실가스의 증가는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기상예보와 기후예측에 불확실성을 더 크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난 3월 발간된 IPCC AR6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의 전 지구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09℃ 상승했으며, 세계기상기구(WMO)에서도 앞으로 5년 이내(2023~2027년)에 전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상으로 높을 해가 한번 나타날 확률이 66%로 예측된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 또한 최근 30년(1991년~2020년)간 연평균 기온이 과거 30년(1912년~1940년)에 비해 1.6℃ 상승하며 전 지구 평균보다 높은 온난화 속도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 부산의 경우 기후 관측이 시작된 초기 10년(1905~2014년)과 최근 수치를 비교한 결과, 평균기온이 1.8℃ 상승했다. 강수량은 약 86.8mm가 증가했으며, 특히 지난 33년간 해수면이 9.2cm나 높아진 것으로 확인돼 2100년에는 강서구 등 해안 쪽이 거의 잠길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기후변화로 매년 가뭄‧폭염‧홍수 증가

올해는 역대급 기후변화와 함께 강력한 슈퍼 엘니뇨가 만나 기록적인 무더위, 극한 호우가 계속되고 있다.

기상청에서 발간한 ‘2022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중부지방에서 발생했던 집중호우로 17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되는 등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가축 3만3910마리 폐사, 409.7ha의 농경지 유실‧매몰 등의 큰 피해가 있었다.

한편, 남부지방은 12월까지 가뭄이 지속돼 1974년 이후 가장 긴 227.3일의 가뭄일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6~7월 유럽은 폭염으로 곳곳에서 기온이 40℃를 넘었고, 독일 라인강은 수위가 40cm 아래로 떨어지며 바닥을 드러내기도 했다. 파키스탄은 5월 중순 일부 지역에서 기온이 51℃에 달하더니 6~10월에는 심각한 대홍수가 발생했다.

2022년 한 해에만 해도 세계 각지에서 수백 건의 폭염, 폭우, 홍수, 산불이 발생했으며, 이러한 ‘이상기후’ 현상은 해가 갈수록 점점 더 강도를 더해 가고 있다.

최근 AI 기술은 과학은 물론 현대 모든 분야에서 주요 키워드로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해야 하는 기상‧기후 분야에서의 AI 기술에 대한 관심과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AI 기술 촉진을 위해 NOAA 인공지능센터(NCAI)를 설립했고, 우리 기상청 또한 빅데이터, 슈퍼컴퓨터, 나아가 양자컴퓨터 기술과 AI 기술을 연계해 고도화된 기상‧기후예측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기상예보 시장, 2026년 48억1939억 달러 

한국기상산업기술원에 따르면 글로벌 기상 예보 시장 규모가 2022년 33억8981만 달러에서 2026년 48억1939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나타났다. AI 기술을 활용한 기후테크 산업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이제는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AI 기반 연구 및 지원 방안들이 더욱 필요해지는 시점이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18일 이주환‧홍석준 의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환경부, 기상청이 개최한 ‘AI 기술 활용 기후예측 및 대응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앞으로 AI 기술을 활용한 기후 예측 및 대응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8일 이주환‧홍석준 의원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환경부, 기상청이 개최한 ‘AI 기술 활용 기후예측 및 대응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는 AI 기반 기상예측 및 기후예측 모델 개발을 비롯해 기후테크 산업 촉진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 등을 논의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18일 이주환‧홍석준 의원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환경부, 기상청이 개최한 ‘AI 기술 활용 기후예측 및 대응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는 AI 기반 기상예측 및 기후예측 모델 개발을 비롯해 기후테크 산업 촉진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 등을 논의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또 근래 챗GPT로 새로운 경쟁 국면을 맞고 있는 인공지능 분야에 있어서도 지난 4월 발표한 ‘초거대 AI 경쟁력 강화 방안’을 본격 추진하고, 국민 일상, 산업 현장, 공공 영역 등 국가 전반에서 AI 활용을 확산해 나가며 금년에는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시킨 디지털 트윈을 구축해 기후변화가 도시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감지하고 이에 대응하는 기술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부 역시 기후예측을 보다 정교히 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농도뿐만 아니라 미래 인구, 에너지 변화 추이까지 반영해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우선 홍수예보 있어 기존 3시간 전에서 6시간 전으로 앞당기고 상수도‧댐 관리, 산불 감시, 연안재해 예보 등 다양한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 장관은 지난 6월 환경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3차 국가 기후위기 적응 강화대책’을 수립했다며, 핵심과제로 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기후 예측시스템 고도화와 기후재난 사전 예‧경보 강화 대책을 포함했다고 부연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역대 최고기온, 관측 이래 최다강수, 역대급 태풍 등 하루가 멀다 하고 극값 경신 뉴스가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이번 여름도 호우와 폭염을 오가는 급격한 변동이 반복되고 있어 이러한 극한 현상들은 앞으로 더욱 자주,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과학자와 정책입안자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최신 AI 기술 현황을 공유함으로써 기후예측과 대응 기술의 향상을 위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성이 도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1998~2017년 글로벌 재해는 7255건이며 그중 91%가 기후 관련 재해, 43.4%가 홍수로 인한 재해다(UNDRR, 2018). 기상 예보는 시간에 따라서 분류 가능하며 각각 다른 특성을 가진다.

초단기 예보는 6시간 이내의 매우 가까운 시간에 대한 예보, 단기 예보는 발표시각이 속한 날 기준 모레에서 글피에 대한 예보, 중기 예보는 11일까지의 시간에 대한 예보, 장기 예보 및 기후 전망은 계절 및 계절 내 예측과 기후에 대한 예측이다.

국내 KAIST와 국립기상과학원은 2021년부터 알파웨더 1단계 사업 중이다. 주 내용으로는 ▷생성형 모델(CVPR, 2022) 기반 초단기 강수예측 기술 개발 ▷AI 기반 예보지원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솔루션 개발 ▷AI 기반 수치모델 물리과정 에뮬레이터 개발 ▷설명 가능한 AI 기반 기상예측 인과관계 도출기술 개발 등이다.

“기상 데이터 범위 확대 위한 지원 필요”

그러나 목표 달성에는 여러 장애물이 산재돼 있다. 기상 데이터가 시간에 따라 변해 데이터 수집 기간을 늘리기 쉽지 않으며, 데이터의 범위를 늘리려면 학교가 가진 연산 자원으로 실험이 불가능하다. 또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상 관측소를 더 많이 설치해야 하며 굉장히 많은 연산이 필요하다.

윤세영 KAIST 김재철대학원 AI기상예측연구센터장은 더 좋은 기술 개발을 위해선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필연적이며, 기상학자와 AI전공자의 밀접한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윤 센터장은 “AI 기반 기상·기후예측 모델 개발에 실제 예보관 직간접적 참여가 요구되며, 기상청 예보국, 기상과학원, KAIST AI기상예측연구센터의 긴밀한 협력 유지와 협력 범위의 확대를 통한 장기적인 기술 개발 진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세영 KAIST 김재철대학원 AI기상예측연구센터장은 더 좋은 기술 개발을 위해선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필연적이며, 기상학자와 AI전공자의 밀접한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윤세영 KAIST 김재철대학원 AI기상예측연구센터장은 더 좋은 기술 개발을 위해선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필연적이며, 기상학자와 AI전공자의 밀접한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한국환경연구원 정휘철 국가기후위기적응센터장은 AI 기반의 예측기술 발달을 통해 도시 기후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신기술을 이용한 관측자료 수집 확대 및 정보 서비스 공유 채널 다변화가 최우선”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도심 내 시설물 및 차량, 개인 센서 등을 활용한 온도, 공기 질, 이동성 자료 등 관측 자료의 수집 및 품질 검증을 통해 다양한 공공 의사결정 및 도시계획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시민 참여형 센서 네트워크 확대를 통해 풍부한 데이터 확보와 시민의식 제고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최근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인공지능은 기후 예측에서 탁월한 성능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인공지능은 미래지향 기후예측 기술 개발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예상욱 한양대 해양융합공학과 교수는 다양한 분야에 기후예측 정보를 활용하기 위한 전략 수립, 특히 기후위기 평가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교한 제도 및 프로토콜 마련이 필요하다며, “챗GPT의 소개 후 더욱 부각된 것은 핵심 질문에 대한 중요성이다. 인공지능 기반 초단기 예측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실제 날씨와 기후를 지배하는 근본적 역학과 기후 과학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주환 의원은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를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기후변화를 추적하고 기후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데 있어서 그 해답을 AI 기술로부터 찾을 수 있다”며 환노위 위원으로서 AI 기술을 활용한 기후예측 모델 개발 등을 위한 연구 활성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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