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따른 해수 온도 상승 영향··· 한국 해역 55년간 1.36℃ 올라
국립수산과학원, ‘수산분야 기후변화 영향 연구 보고서’ 통해 밝혀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10일 서울 마포구에서 차량이 빗속을 이동하고 있다. /사진=박선영 기자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10일 서울 마포구에서 차량이 빗속을 이동하고 있다. /사진=박선영 기자

[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전례 없는 이상 기후에 지금까지 해온 방식으로는 대응할 수 없다. 재난관리체계와 대응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7월18일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기상이변은 이미 일상화된 것으로 알고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발언대로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에 따라 장마 시기가 변하고 폭염 발생에 대한 예측과 대비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0년간(1973~2022) 우리나라 폭염 발생 일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0일 19시 한반도에 상륙 중인 태풍 '카눈' 모습 /자료제공=기상청
10일 19시 한반도에 상륙 중인 태풍 '카눈' 모습 /자료제공=기상청

태풍 발생 빈도 또한 증가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9일 발표한 ”2022 수산분야 기후변화 영향 및 연구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해 일본 등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이상 고수온 발생 빈도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1968년부터 2022년까지 55년간 한국 해역의 연평균 표층 수온은 약 1.36℃ 상승(전 지구 평균 대비 약 2.5배 이상 높은 수준)했다. 특히 같은 기간 동해의 표층 수온은 1.8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2010년 이후 여름철 고수온이 더욱 잦은 빈도와 높은 강도로 나타나고 있으며, 고수온의 원인은 최근 10여 년간 북태평양고기압 세력 확장 등 여름철 우리나라 바다 주변의 기단 강화에 따른 폭염 일수의 급격한 증가와 함께 저위도로부터 열을 수송하는 대마난류 세력이 여름철을 중심으로 더욱 강화되는 양상을 보여 고수온이 발생하기에 좋은 조건이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6~2022년 우리나라 태풍 유입 경로 /자료제공=국립수산과학원
2016~2022년 우리나라 태풍 유입 경로 /자료제공=국립수산과학원

보고서는 북서태평양에서 지난 37년간(1977~2013) 육지에 상륙한 태풍의 강도가 12~15% 증가했고 그 원인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표면 수온의 장기적인 상승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21세기 말에는 현재 대비 이상 고수온 발생 빈도가 2~15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보고서는 미래 열대성저기압 발생빈도 증감은 불확실성이 크지만, 평균 강도는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하고, 장기적 해수면 상승 영향으로 향후 폭풍해일 세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 고수온 현상은 장기적인 해양온난화에 더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급격한 수온 상승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난해 여름철 고수온 특보 기간은 64일간 지속됐다. 이는 전년 대비 21일 증가한 수치다. IPCC 보고서 역시 해양에서의 극한 현상으로 열대성저기압의 강도가 강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기상기구는 발표자료에서 지난해 지구 기후변화 7대 핵심지표(지표온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빙하, 극지방 얼음 면적, 해양온난화, 해양산성화, 해수면 상승) 중 해양온난화, 해양산성화, 해수면 상승 등 해양 관련 기후변화 주요 인자가 모두 과거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수산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2년 저점 대비 20% 상승했다.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 정책이 성공적으로 수행되더라도 해양온난화 등 해양의 기후변화 영향은 계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동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연구 보고서에서 밝혀낸 결과처럼 극한 해양환경의 빈번하고 강력한 발생은 해양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높은 우리나라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심화되는 기후변화와 이상기후에 따른 수산업과 해양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 감시, 예측과 같은 과학적인 정보 생산, 그리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기후변화 적응 기술 개발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 능력을 향상시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수산분야 기후변화 영향 및 연구 보고서’는 해양·수산 분야의 기후변화 영향과 전망, 대응 연구결과를 종합해 해양생태계와 수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립수산과학원에서 1년에 한 번 발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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