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에 의한, 동물을 위한 전세계 영화를 만나다

[환경일보] ‘동물권행동 카라(이하 카라)’는 제6회 서울동물영화제(Seoul Animal Film Festival·SAFF)를 오는 10월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개최한다고 밝혔다.

국내외 장단편 영화 50여 편이 상영작으로 선정되었다. 메가박스 홍대와 온라인상영관 ‘퍼플레이’ 동시 개최로, 관객들은 온·오프라인으로 영화제를 즐길 수 있을 예정이다.

올해 서울동물영화제는 ‘동물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슬로건과 함께 한다. 서울동물영화제는 매년 전 세계 동물권 이슈와 맞물린 새로운 슬로건을 통해 사유할 지점을 제공해왔다.

카라 측은 “현대 사회의 동물들은 인간이 만든 동물원과 번식장을 탈출하거나, 낯선 도시에 적응해가며 스스로 ‘집’을 찾는 여행을 감행한다”며 “집을 잃고 떠돌며 ‘난민’이 된 동물들의 이야기에 주목해 ‘동물이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고 슬로건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제6회 서울동물영화제 포스터 /자료제공=동물권행동 카라
제6회 서울동물영화제 포스터 /자료제공=동물권행동 카라

같은 질문은 포스터 디자인 속에도 녹아 있다. 카라가 공개한 영화제 포스터에는 외뿔고래·북극곰·바다코끼리·순록·펭귄 등 빙하를 터전 삼아 살아가는 여러 동물들이 지구상 마지막 얼음 조각 위에 간신히 모여 버티는 모습이 담겼다.

‘있어야 할 곳’을 잃어가는 동물들의 절박한 순간을 담았지만, 높아진 수면에 몸을 걸친 커다란 해는 따뜻한 빛으로 바다와 동물들을 감싼다.

5년째 서울동물영화제와 협업해 온 일러스트레이터 윤예지 작가와 스튜디오 에프앤티(Studio fnt) 이재민 아트디렉터는 “지구의 시간을 되돌리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큰 절망은 없다”며 “얼어붙은 땅 위로 고개를 내민 북극황새풀처럼,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설된 단편경쟁 부문은 한층 더 풍성한 작품 구성으로 돌아온다. 서울동물영화제의 유일한 경쟁 프로그램인 ‘SAFF 단편경쟁’에는 올해 84개국 685편이 출품됐다.

지난해 25개국 102편에서 1년 만에 비약적인 성장을 보였으며, 주제와 형식 면에서도 더욱 다양하고 깊이 있는 사유와 도전을 만나볼 수 있었다.

예심을 거쳐 본선 진출작으로 선정되는 22편의 작품들은 각각 상금 500만원과 200만원이 수여되는 작품상과 관객상의 후보가 된다.

한편 영화제 개막에 앞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사전행사 ‘SAFF 피크닉’도 마련된다. 10월3일 오후 3시30분~8시, 마포 문화비축기지 T2 야외공연장에서 개최되는 이 행사에는 반려견과 함께 하는 야외 영화 상영, 펫티켓 캠페인을 비롯해 다양한 참여형 부스가 준비될 예정이다.

카라 측은 “인간과 동물이 동등한 관객으로 함께 즐기는 행사로, 서울동물영화제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이어가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카라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와 영화진흥위원회가 후원하는 서울동물영화제는 2018년 ‘카라동물영화제’로 출발해 지난해 명칭을 변경했다.

비인간 존재를 새로운 시각으로 포착하는 다양한 작품들을 국내에 소개하며 매년 규모를 키워왔다.

상영작 선정 과정에서는 동물이 안전한 환경에서 적절한 복지를 누리며 영화에 참여했는지를 살핀다. 오프라인 운영에서도 동물·환경·지구를 해치지 않는 방식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