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안락사 의혹 등 잔인한 동물학대, 냉장고엔 사체 가득

제왕절개수술을 받은 미니 말티스 /사진=동물행동권 카라
제왕절개수술을 받은 미니 말티스 /사진=동물행동권 카라

[환경일보] 지난 1일 동물보호단체 카라 등 20여개 단체는 경기도 화성시의 강아지 허가 번식장에서 심각한 동물학대 행위가 일어나고 있다는 내부고발자의 제보를 받고 정부 관계자, 경기도 동물보호팀, 화성시 등과 함께 현장 점검을 실시, 사상 초유의 1426마리의 피학대동물 구조에 성공했다.

해당 업체는 동물병원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허가 등록두수를 4배 초과한 1400여 마리로 무리한 번식을 했으며 개들은 미니시츄, 미니 말티스, 극소형 푸들과 포메라니언 등 초소형 티컵 유행견종들로 종모견 또는 수출용으로 마리당 300만~400만원에, 김포소재 경매장으로는 60만원대에 팔려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개들은 제왕절개 수술이 빈번히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며 관리 불능에 빠진 상태에서 불법안락사 의혹 등 잔인한 수법으로 동물을 학대한 구체적인 증거가 확보돼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업소의 모든 공간이 사육실로서 사람이 지나갈 통로조차 없거나 케이지를 3단까지 쌓아 올렸고 거의 모든 개들이 다른 개체와 분리되어 쉴 곳 하나 없이 오직 생산에만 집중돼 운영되어 허가영업장 시설기준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개들은 너무 작고 약해 구조 활동 중에도 기도폐색, 저혈당증 등 응급 상황이 발생할 정도로 소비자가 선호하는 외모 위주 교배의 동물학대 폐해를 보여주고 있었다.

발디딜 틈 없이 밀집 사육되던 번식견들 /사진=동물행동권 카라
발디딜 틈 없이 밀집 사육되던 번식견들 /사진=동물행동권 카라

739마리라는 막대한 수의 동물들을 공동구조한 동물단체 관계자는 “생명이며 가족인 반려동물의 공장식 대량생산과 경매방식의 판매를 얼마든지 허용하는 현행 영업자 관리 규정 자체가 문제”라며 “현행법에 의한 동물 관리 및 복지에 점검 단속 강화가 시급함은 물론 생산업 사육 마릿수 상한제 도입, 경매업 퇴출 등 대량생산 대량판매를 제어할 수 있는 펫숍과 경매장 판매 금지 등 큰 틀에서의 변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관할 관청인 화성시에서 현행법에 따른 관리감독이라도 제대로 이뤄졌다면 숍인 숍 개념의 편법 영업에 의한 사상 초유의 1400여마리 번식장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것은 화성시가 만든 인재”라고 강조했다.

냉동고에서 발견된 93구의 사체 /사진=동물행동권 카라
냉동고에서 발견된 93구의 사체 /사진=동물행동권 카라

다만 동물단체들은 “지자체로서는 국내 최초로 경기도가 직접 발 벗고 나서 687마리를 직접 구조, 개관을 앞둔 경기 반려마루 여주와 화성도우미견나눔센터로 구호 동물을 이송하였다는 것은 반려동물에 대한 국민 인식의 변화를 큰 틀에서 수용한 긍정적 변화의 시작을 의미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환영 의사를 표했다.

경기도 김동연 지사는 구조견들의 입소 당일 여주 ‘반려마루’를 찾아 “경험이 많은 민간단체와 함께여서 든든했다. 이제 반려동물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입양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며 구조견들에게 좋은 입양처를 찾아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동물구호 활동에는 민간단체 코리안독스KDS가 120여 마리를 전격 구조하며 견인했으며 다른 20여 개 민간 동물보호단체들 역시 가능한 마릿수를 구호하여 전원 구조의 역사를 완성했다.

구호된 동물 중 일부는 수퍼빈의 경기도 화성 소재 아이엠팩토리에서 보호 장소를 제공함에 따라 일정 기간 계류하며 가족을 찾게 된다. 동물단체들은 지금도 밤을 새워가며 현장을 총괄, 동물구조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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