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기념공간은 유지, 전문가 제안 받아 새 콘텐츠 조성

[환경일보] 서울시는 남산공원 일제통감관저터 ‘기억의 터’에 설치된 임옥상의 조형물 2점, ‘대지의 눈’과 ‘세상의 배꼽’을 5일(화) 오전 철거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기억의 터’ 내에 있던 임옥상의 작품은 모두 철거됐다.

서울시는 전쟁 성범죄 피해로 평생을 고통받아온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공간에 성추행 유죄 판결을 받은 작가의 작품을 존치하는 것은 위안부를 모욕하는 일이며 국민 정서에도 반하는 일인 만큼, 철거가 마땅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임옥상은 강제추행 혐의로 지난 달 17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5%가 임옥상의 작품을 철거해야 한다고 응답했다.(53.6% 해당 작가 참여 조형물만 철거, 11.4% ‘기억의 터’ 전부 폐쇄) 정의기억연대 등의 주장대로 작가 이름만 삭제하고 전체 조형물을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은 23.8%였다.

서울시는 시민 여론조사 결과와, ‘기억의 터’가 시민 모금 등을 거쳐 조성된 공간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기억의 터’는 유지하고, ‘기억의 터’ 내에 있는 임옥상의 조형물만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남산공원 일제통감관저터 ‘기억의 터’에 설치된 임옥상의 조형물 2점, ‘대지의 눈’과 ‘세상의 배꼽’을 5일(화) 오전 철거 완료했다 /사진=서울시
서울시는 남산공원 일제통감관저터 ‘기억의 터’에 설치된 임옥상의 조형물 2점, ‘대지의 눈’과 ‘세상의 배꼽’을 5일(화) 오전 철거 완료했다 /사진=서울시

그러나 정의기억연대는 “기억의 터 건립추진위가 성폭력 가해자는 지우되 건립의 의미를 이어갈 수 있는 대안을 서울시와 협의 중이었는데 갑자기 기습철거 방침을 밝혔다”고 반발했다.

아울러 “기억의 터 공간을 어떻게 재조성할지 로드맵을 먼저 제시해야 하는데 다급하게 작품을 철거하겠다는 서울시의 의도를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시는 조형물이 철거된 자리는 조성 당시 관계자 및 전문가의 제안을 받아 공공미술위원회의 자문 등을 거쳐 새로운 콘텐츠로 채우는 등 방안을 마련해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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