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대지진 이어 리비아 대홍수 발생··· 1만5000여 명 이상 피해
“기후위기·열악한 환경·정치적 상황 합쳐진 최악의 북아프리카 인재”

지난 8일 모로코 알 하우즈 주에서 모멘트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해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제공=위키피디아
지난 8일 모로코 알 하우즈 주에서 모멘트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해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제공=위키피디아

[환경일보] 박준영 기자 = 현지 시각 기준 9월8일 23시, 모로코 마라케시사피 지방의 알 하우즈 주에서 모멘트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해 현재까지 사망자가 2900여 명, 부상자가 5500여 명 이상인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인명피해는 물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있는 마라케시 구시가지의 건물 일부가 무너지는 등의 물질적 피해도 적지 않았다.

모로코에 이웃한 리비아에서도 현지 시각 기준 9월11일 태풍 대니얼이 리비아에 상륙해 댐을 파괴하며 대홍수가 발생해 현재까지 약 6900여 명의 사망자와 1만 명 이상의 실종자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두 재난이 기후위기, 국가의 열악한 환경, 정치적 상황 등 여러 복합적 문제가 합쳐져 발생한 재난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일 리비아에 태풍 대니얼이 상륙해 댐을 파괴하며 재앙적인 홍수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제공=WHO
지난 8일 리비아에 태풍 대니얼이 상륙해 댐을 파괴하며 재앙적인 홍수피해가 발생했다. /사진제공=WHO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태풍 대니얼이 기후변화로 인해 규모가 커져 리비아에 상륙하면서 막대한 피해를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태풍이 비정상적으로 따뜻한 바다를 지나면서 위력이 강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태풍 대니얼이 지중해를 가로지르며 여러 나라를 강타했으나, 큰 규모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곳은 리비아뿐이다.

리비아는 2011년 정권이 붕괴한 이후 동부와 서부로 갈라져 내전으로 모든 기반 시설이 파손된 채 방치됐다. 거기에 무정부 상태인 리비아는 태풍을 대비한 사전 대비, 국민을 위한 대피령조차 없었다. 결국 20년 넘게 방치된 댐은 밀려드는 물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고,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었다.

모로코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1960년 아가디르 지진에서 1만20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나 그 이후로 피해를 줄 만한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고, 국가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내진설계를 소홀히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모로코에서 무너진 건물 대부분은 내진 설계가 돼 있지 않았고,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한 벽돌 건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국제사회에서는 두 나라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모로코와 국교를 단절한 알제리도 국경을 재개방하고 물자 지원 의사를 밝혔으며 미국, 중국, 스페인, 튀르키예, 튀니지, 카타르 등에서도 구호 지원에 나섰다. 한국에서도 대한적십자사가 구호 활동과 모금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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