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를 위한 연구는 배제, 실용화와 상용화가 최대 관건!”
지난해 12월에 시작된 수처리선진화 사업이 어느덧 2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례적으로 650억원의 정부 출연금을 받으면서 처음으로 수행된 사업인 만큼 우려의 목소리와 시행착오가 따랐던 게 사실이지만 남궁은 단장은 “수처리 전반의 개술개발은 물론이고 이러한 기술력으로 생산된 제품의 상용화까지 원스톱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기존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한다.

[#사진1]국산 막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일반인에게 수돗물에 대한 견해를 묻는다면 단연 냄새와 맛 등 수돗물의 질에 관한 불만이 주를 이룰 것이다. 하지만 그 대안이 다른 무엇이 아닌 ‘막’에 달렸다고 한다면 수돗물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이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님을 알게 된다.
“수돗물에 대한 국민들의 욕구가 높아짐에 따라 이제까지의 양적인 공급, 즉 수량적 측면에서 더 나아가 맛과 안전 등에 대한 수질적 측면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깨끗하고 안전한 물, 그리고 맛있는 물을 만드는 게 바로 막여과 공정에 달린 일이죠.”
괜스레 ‘막’이라는 표현이 낯설게 느껴지지만 분리막은 사람의 머리카락보다도 훨씬 가늘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미세한 기공을 가지고 있어 분리막 표면의 기공보다 작은 물질은 통과시키고 이보다 큰 물질은 통과시키지 않게 된다.
그래서 이런 분리막 공정이 종전 수처리 공정에 비해 화학약품 사용량이 적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공정으로도 손색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남궁 단장은 “그간 일부 전문가에 의해 분리막을 이용한 하·폐수의 처리와 처리수의 재활용 및 상수에의 분리막 공정 활용 등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 활동을 수행해 왔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으로 인해 환경기술 개발에서 분리막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데 크게 기여한 것 또한 사실이지만 현재 국내에서의 분리막 공정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라고 전한다.

경쟁력 갖춘 ‘국산 막’ 만들 것

수처리선진화 사업의 핵심 중 하나는 국산 막도 기술개발을 활발히 해서 해외에 진출할 수 있을 만큼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데 있다.
현재 국산 막 모듈 및 재질 개발을 위해 SKC·새한·코오롱과 같은 국내 기업이 함께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기업이 직접 참여해 나가는 만큼 그 결과에 보다 큰 관심과 기대가 모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국산 막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본·미국 등의 막 선진국에 비해 성능이나 가격 면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어 실질적으로 전무하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열악한 게 현실이다.
사업 계획에 따르면 국산 막·모듈의 개발은 2007년 5월까지 표준화된 국산 막·모듈 시제품을 완성할 예정이며, 같은 해 5월 국산 막·모듈을 중대형 정수장에 적용하게 된다.
남궁 단장은 “이렇게 되면 최종 국산 막을 이용한 1만 톤(1일) 규모의 중대형 시범정수장 및 원수수질에 적합한 막분리 고도정수공정이 구성된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그러나 그 전에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우선 중대형 막분리 고도정수 처리공정을 위해 수질의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친환경성 및 경제성도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도 남궁 단장은 “수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탁도 0.05NTU, 맛과 냄새 역시 완전 처리하고 WTO기준 145개 항목을 만족시킬 계획이며, 원생동물의 완전 제거 및 염소사용량 역시 50% 이상 저감을 꾀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더군다나 계획대로 이행된다면 부지 면적이 절반 이상 줄어들 뿐 아니라 초기 투자비용 역시 10% 이상 절감되며 인건비나 유지관리비, 약품비, 에너지 사용량까지 대폭 줄어들게 된다고 강조한다.

기술과 경제성 두루 갖춘 ‘막’

앞서 언급했지만 2011년 5월까지 수행되는 수처리선진화 사업은 정부출연금 650억원으로 4개 분야, 9개의 세부기술이 연구된다.
현재 1단계 기술개발 구축단계를 지나 2007년 5월까지 수행되는 2단계 과정에서는 수처리용 분리막의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기존 정수공정과 막분리 혼성시스템 개발, 옥내급수관을 포함한 상수관망의 세척, 보수, 보강 등의 요소에 대한 기술개발이 진행되는데 수영용수 수준의 하·폐수 처리 요소기술 및 통합 시스템 개발 역시 2단계에서 진행된다.
남궁 단장은 “3~4단계에 접어들면 막 연구가보다 활발하게 진행될 전망”이라며 “수처리용 분리막 소재 및 제어 시스템 실용화, 막분리 고도정수공정의 최적화 및 시범시설도 완성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사업이 완료되는 시점에서는 수처리용 분리막이 상용화되고 막분리 고도정수 실증 플랜트가 개선 및 상용화 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의 특징은 연구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개발 중심이자 현장 중심이고, 학계 중심이 아닌 기업 중심이라는 게 이번 사업의 핵심이죠. 즉 연구를 위한 연구를 배제하고 실용화를 중점으로 상용화까지도 활성화한다는 목표 아래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안의 관건은 정수용 막 소재를 개발하고 중대형 막분리를 이용한 고도정수 처리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6년이 채 안 되는 연구기간이 남은 상황이어서 갈 길은 멀지만 남궁은 단장은 강조한다. “막이 앞으로 우리나라 수처리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원천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강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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