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생각하고 경험하고 실천하고 확산하는 환경특화도서관’
서초구 서리풀공원 안에 위치··· 하루 이용객 1000명

방배숲환경도서관
방배숲환경도서관

[환경일보] 이채빈 기자 = 서초구 방배동 도심 숲속에 친환경 복합문화 공간인 서초구립방배숲환경도서관(이하 ’방배숲환경도서관’)이 개관했다. 14만평 서리풀공원 안에 지하 1층과 지상 2층 총면적 1632㎡ 규모로 자연 친화적 공간으로 조성해 환경을 주제로 특화했다. 지난 6월24일 개관 이후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하루 1000명에 가까운 이용객이 방문하는 등 지역주민과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환경특화도서관은 공공도서관의 기본기능에 이름 그대로 '환경'을 주제로 한 특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환경 장서를 구축하고, 정보를 제공하며, 인문학 및 문화프로그램에 환경을 접목하여 운영한다. 방배숲환경도서관은 '환경과 문화로 삶을 바꾸는 도서관'을 테마로 한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개관식에서 “14만평의 서리풀근린공원을 품은 방배숲환경도서관은 온 세대가 독서와 함께 환경에 대해 생각하고 경험하고 실천하는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독서 문화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이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장서 중 환경 관련 서적이 약 30% (장서 2만3000여 권 가운데 7000여 권)이고, 이 비율은 앞으로 더 늘어날 예정이다. 환경 도서를 선택하고 구매하는 과정에서 환경 관련 단체나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고, 자체적으로 가능한 많은 환경 도서를 살펴보며 구매 여부의 적절성을 확인하고 있다.

강경신 관장은 “어떻게 하면 이용자가 조금이라도 환경 도서에 더 관심을 더 가질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며 “일반적으로 공공도서관은 특별한 주제의 도서를 모아 특정한 공간이나 서가에 별도 배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도서관은 이용자에게 환경 도서가 자연스럽게 많이 노출될 수 있도록 일반 도서와 함께 서가에 배치하고 있다. 환경 도서는 띠지를 붙여 별도 표시를 해 놓았다”고 말했다.

자연 친화적으로 설계된 서초구 방배숲환경도서관.
자연 친화적으로 설계된 서초구 방배숲환경도서관.

방배숲환경도서관은 개관 이후 자연 친화적인 아름다운 건축물로도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대다수 공공도서관의 내부는 직선과 각이 있는 공간을 벽으로 구분 지어 사용하고 있지만, 이 도서관은 내부에 들어오면 공간이 ‘둥글둥글하다’라는 인상을 받게 된다. 직선보다는 곡선, 벽보다는 개방감이 있는 특징이 환경도서관의 의미와 잘 어울린다. 건물 중심에는 둥근 형태의 중앙 정원(햇살 뜰)이 자리하고 있는데, 도서관 어디에서나 푸른 잔디와 숲을 볼 수 있는 구조이다.

3층 옥상 '구름, 뜰'의 넓은 잔디밭에는 휴식을 의미하는 쉼표 모양의 길을 조성하여 서리풀근린공원의 상쾌한 숲을 보고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조성됐으며, 태양광 패널 등 환경개선 공법을 적용했다.

내부 명칭과 공간은 환경도서관이라는 이름에 맞게 사람과 숲의 생애주기를 반영하여 꾸몄다. 영유아를 위한 '새싹, 숲', 어린이를 위한 '잎새, 숲', 성인을 위한 '열매, 숲'(일반), 조용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고요한 숲', 책과 환경을 이어주는 '이어진 숲', 햇빛이 들어오는 '햇살 뜰' 등 도서관 곳곳에 숲과 환경이 스며 있다.

내부 카페 운영은 친환경 카페 ‘보틀팩토리’가 맡았다. 다회용컵만 사용하고, 개인 텀블러 사용을 권장한다. 판매하는 간식은 비건과 공정무역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쓰레기통도 재활용품 분리수거를 세분화해서 만들었다. 하루 1000명에 가까운 이용객이 몰리고 있지만, 쓰레기양은 계속해서 줄고 있다.

방배숲환경도서관 야외 공간.
방배숲환경도서관 야외 공간.

방배숲환경도서관은 서초구의 위탁을 받아 환경교육단체 사단법인 에코맘코리아(대표 하지원)가 수탁운영 하고 있다. UNEP(유엔환경계획)과 환경 교육을 공동 진행하는 국내 유일 NGO로 2009년부터 시작해 연간 3만명, 누적 25만명을 교육한 환경교육 노하우를 도서관 운영에 담았다.

하지원 대표는 “환경은 말로 외치는 것에서 그치면 안 되고 경험하고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 시대 시민의 역량을 키워주는 도서관이야말로 환경을 인식하고, 경험하고, 실천·확산할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강연, 공연, 독서토론, 체험활동 등 도서관의 모든 프로그램이 '환경'을 매개로 운영될 예정이다.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깨알둥지 환경학교’도 열리고, 인문학 강좌도 자연과 기후위기를 주제로 진행한다. 14만평의 서리풀 공원은 방배숲환경도서관의 뒤뜰이자 생태자료실로 공원을 활용한 도서관 탐조대 등 체험 행사, 캠페인, 전시 등도 계획하고 있다.

강 관장은 “처음 도서관을 방문하면 사방이 트여 있고 카페와 음악 소리가 불편하거나 북카페처럼 운영되는 시끄러운 도서관이 당황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도서관에 대한 선입견을 내려놓으면 방배숲환경도서관은 책과 커피, 숲과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우리 도서관을 방문하는 이용자분들이 도서관에서 지친 나를 충전하고 우리를 위한 환경의 가치를 많이 얻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방배숲환경도서관 개관 축제.
방배숲환경도서관 개관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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