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국제 플라스틱 협약 우호국 연합(이하 HAC) 북유럽 회원국들이 보고서를 통해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는 방법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예상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북유럽 각료회의는 지난 19일 유엔총회 HAC 제 3차 장관회의에서 향후 플라스틱 생산 감축에 따른 예상 결과를 담은 보고서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15가지 정책조정(Toward Ending Plastic Pollution by 2040, 15 Global Policy Interventions for Systems Change)’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플라스틱 오염의 종식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15가지 정책 조정 방법을 소개하고, 이를 적용했을 경우를 보여주는 ‘글로벌 규칙 시나리오’와 정책 조정 없이 지금 현 시스템을 유지하는 경우를 보여주는 ‘현상 유지 시나리오’를 비교했다.

보고서는 지난 5월 진행된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 2차 협상위원회 논의 내용과 각국의 사전서면의견서를 기초로 했으며, 최근 UNEP에서 발표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 초안과도 유사하다.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15가지 정책조정’ 보고서 내 예측된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 비교. 글로벌 규칙 시나리오에서는 2019년 대비 2040년 플라스틱 신재 생산량이 30% 감축된다. /자료=그린피스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15가지 정책조정’ 보고서 내 예측된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 비교. 글로벌 규칙 시나리오에서는 2019년 대비 2040년 플라스틱 신재 생산량이 30% 감축된다. /자료=그린피스

특히 이번 보고서를 주도한 노르웨이는 르완다와 함께 HAC의 공동 의장이며, 북유럽 각료회의 회원국 모두 HAC의 멤버이기도 하다. 보고서를 통해 HAC 회원국들이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어떤 목표와 방법으로 끌고 나갈 것인지 엿볼 수 있는 것이다.

보고서는 크게 5가지 카테고리로 플라스틱 신재 생산과 소비를 줄이고, 불필요하고 유해한 문제성 플라스틱과 화학물질을 제거하며, 안전한 순환성의 확대(재사용, 내구성, 재활용), 예방 및 안전하게 재활용 불가능한 폐기물의 통제, 미세 플라스틱의 사용을 방지 및 환경으로의 유입을 절감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이를 통해 2019년 대비 2040년에는 적절하게 처리되지 않는 플라스틱의 90%를 절감하고 화석연료 기반의 플라스틱 신재 생산을 3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15가지 정책조정’ 보고서 내 예측된 플라스틱 생애주기의 변화. 글로벌 규칙 시나리오를 선택할 경우 적절히 처리되지 않은 플라스틱의 90%가 줄어든다. /자료=그린피스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15가지 정책조정’ 보고서 내 예측된 플라스틱 생애주기의 변화. 글로벌 규칙 시나리오를 선택할 경우 적절히 처리되지 않은 플라스틱의 90%가 줄어든다. /자료=그린피스

글로벌 정책 조정을 도입하지 않고, 현상 유지 시나리오를 택하는 경우 2019년 대비 2040년까지 적절히 처리되지 않는 플라스틱이 86% 증가하며, 플라스틱 신재 생산량은 동년 대비 66% 증가한다.

하지만 보고서는 글로벌 규칙 시나리오의 한계점도 인정했다. 글로벌 규칙 시나리오를 따르면 2040년까지 연간 1.9GtCO₂e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예상되는데, 이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 이내로 유지하기에는 부족한 수치다.

보고서는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규칙 시나리오를 넘어서는 추가적인 플라스틱 생산 감축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레이엄 포브스 그린피스 미국 플라스틱 캠페인 리더는 “북유럽 각료회의가 플라스틱 오염에서 벗어나기 위해 플라스틱 생산 감축이 필요하다고 동의한 측면은 긍정적으로 본다. 하지만 이 플라스틱 오염을 완전히 종식하기 위해서는 더욱 강력한 감축 목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고서는 204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량을 30% 줄이는 것이 건강한 지구 환경을 위해 필요한 수준에 미치지 못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플라스틱 생산량을 최소 75% 절감하는 강력한 플라스틱 협약이 체결돼야 궁극적으로 플라스틱 오염문제에서 벗어나고,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 1.5℃ 이내 유지와 우리의 건강, 지역사회, 생물다양성을 지켜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 “북유럽 각료회의에서 플라스틱 생산 절감에 대한 보고서를 낸 것은 고무적”이라며 “한국정부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플라스틱 생산 절감에 대해 선언적 발언보다 구체적 계획을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정부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마지막 회의(INC5)의 개최국이자 북유럽 각료회 회원국들과 같이HAC 회원국으로서, 204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량을 75% 이상 감축하기 위해 협약의 과정에서도 더욱 야심찬 감축 정책이 포함 될 수 있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15가지 정책조정’ 보고서 내 소개된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15가지 정책조정. /자료제공=그린피스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기 위한 15가지 정책조정’ 보고서 내 소개된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15가지 정책조정. /자료제공=그린피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오염에서 벗어나기 위해 플라스틱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국제 규칙을 정하는 협약이다.

협약은 2022년 11월 우루과이에서 있었던 첫번째 회의를 시작으로 다섯 차례에 걸친 정부간 협상위원회(INC, Intergovernmental Negotiating Committee)를 통해 2024년 말까지 체결될 예정이다.

제3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3)는 오는 11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개최되며 마지막 제 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5)는 2024년에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그린피스는 협약 과정에서 INC회의에 옵저버(Observer) 자격으로 참석해왔다. 그린피스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플라스틱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고 각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이와 함께 그린피스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 일회용 플라스틱의 단계적 퇴출과 재사용 및 리필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관련 종사자들과 플라스틱 오염으로 고통받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정의로운 전환이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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