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수치예보모델보다 수입산 기존 모델이 정확도 높아

[환경일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인 우원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노원을)이 기상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상청의 비 예보 정확도가 최근 4년 연속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보 강수 정확도를 가름하는 ACC, POD, CSI 지표 대부분이 내림세를 기록했다. 특히 기상청이 감사원 감사에 의해 2021년부터 공개하기 시작한 강수적중률(CSI) 스코어의 경우 5년 사이 0.7이 하락해 강남침수 피해 등 침수피해가 여러 곳에서 발생한 2022년 기준 0.41을 기록했다.

감사원은 2017년 기상청 감사에서 “우리나라는 비가 자주 오지 않기 때문에 강수유무정확도(ACC, Accuracy)에서 강수와 관련이 없는 값을 제외하고 산정하는 강수유무적중률(CSI)로 봐야 정확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강수유무적중률은 비가 온다고 예보했고, 실제로 비가 온 경우가 얼마나 되는지 따지기 때문에 강수 예보가 없었고, 실제로 비가 오지 않았으면 정확한 예보라고 판단하는 강수정확도(ACC)에 비해 결괏값이 낮게 나온다.

특히 기상청의 예보 모델별 강수유무적중률 스코어의 경우 KIM모델은 3년 연속 가장 낮은 적중률을 보이고 있었다.

기상청의 비 예보 정확도가 최근 4년 연속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의 비 예보 정확도가 최근 4년 연속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5월부터 2023년 8월까지 강수유무 적중률의 평균치 스코어는 KIM모델 0.41, UM모델 0.46, ECMWF 0.46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이 사용하는 현업 수치예보모델은 2011년부터 사용하던 UM모델과 독자 개발한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을 사용하며 ECMWF모델 자료를 따로 받아 활용한다.

유럽중기예보센터의 ECMWF모델은 기상청 슈퍼컴퓨터에서 직접 가동하지는 않으며 온라인을 통해 관측자료와 예측오차 정보를 내려받아 날씨 예측에 활용한다.

수치예보모델은 사람이 손으로 일기도를 그리던 것에서 격자형으로 일기도를 수치화하여 전산화시키는 프로그램이다. 예보관들은 슈퍼컴퓨터에서 수치예보모델을 구동해 날씨예측자료를 생산한다. 날씨예보의 가장 중요한 도구이다.

기상청은 이 모델의 정확도를 ‘북반구 500hPa 지위고도 오차’와 앞서 공개한‘예보 강수 정확도’를 통해 검증한다고 밝혔다.

기상청이 제출한 북반구 500hPa 지위고도 120시간 예측오차 자료에 따르면 KIM모델의 예측오차는 2020년 43.4m에서 2021년 43.7m, 2022년에는 43.5m를 기록했다.

UM모델 역시 40.3m, 42.3m, 41.7m로 40m 이상의 예측오차를 보였다. 기상청 슈퍼 컴퓨터를 통해 가동하는 두 모델의 오차는 ECMWF모델에 비교하면 10m 가까이 컸다. ECMWF의 오차는 20년 34.6에서 22년 34.4로 매년 35m 이하를 유지했다.

수치예보모델을 구동하는 대한민국 기상청의 슈퍼컴퓨터의 성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수치예보모델을 구동하는 대한민국 기상청의 슈퍼컴퓨터의 성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반면 2023년 6월 기준으로 수치예보모델을 구동하는 슈퍼컴퓨터의 성능은 대한민국 기상청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청 홈페이지를 통해 알려진 전 세계 슈퍼컴퓨터 성능 순위 사이트 ‘TOP500’에 따르면 한국 기상청의 슈퍼컴퓨터 5호기 ‘구루’와 ‘마루’는 전 세계 슈퍼컴퓨터 중 37위와 38위를 차지했으며 기상청 보유 슈퍼컴퓨터 중에서는 1위인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2020년부터 10여 년간 개발하던 KIM모델을 예보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당시 기상청은 2023년부터는 UM모델을 KIM모델로 완전히 대체해 운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으나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이후에도 UM모델과 KIM 모델을 병행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UM모델 사용에는 매년 1억 5천여만원과 ECMWF 자료 사용료 6천여만원을 납부하고 있다.

반면 KIM 모델에는 10년간 788억여원이 투입됐으며 2차 사업으로 2020~2026년 7년 동안 1023억원 예산이 소요될 예정이다.

한편, KIM모델 병행운용 등 수치예보모델 사용 증가에 따라 기상청 슈퍼컴퓨터의 전기 사용량도 10년 전과 비교해 3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3년 기준 슈퍼컴퓨터 운용에 사용된 전기료는 24억원이었지만 2022년 기준 76억원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우원식 의원은 “슈퍼컴퓨터 도입과 KIM모델 개발에 수천 억원의 예산이 투입 되었음에도 기상청 예보의 정확도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한국형수치예보모델 사업이 국내특성에 맞는 날씨예보 정확도 향상을 위해 필요한 사업은 맞지만 현업 모델로 투입된 이후에도 오차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부분을 개선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