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 대신 이해관계 우선시되는 야생 방류 비판

[환경일보] 동물자유연대를 비롯한 8개 동물단체(곰보금자리프로젝트, 동물권단체 하이,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물을위한행동, 동물자유연대,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제주동물권행동 NOW)가 10월16일(월) 오후 1시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방류 과정 공개 및 책임 규명을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2년 10월16일 제주 앞바다에 방류한 비봉이는 방류 후 1년간 발견되지 않았다.

단체들은 “제주 연안 정주성 동물인 남방큰돌고래 특성상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것은 죽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사업의 목적이 동물에게 나은 삶을 찾아준다는 것임을 고려했을 때 생존을 확인하지 못하는 것 자체로도 비봉이 방류 사업은 실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봉이는 추정 나이 3~4살에 포획됐고 이후 수족관에서 17년간 감금돼 방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방류 훈련 과정의 비봉이. /사진=해양수산부
비봉이는 추정 나이 3~4살에 포획됐고 이후 수족관에서 17년간 감금돼 방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방류 훈련 과정의 비봉이. /사진=해양수산부

이들은 “야생 방류의 의미에 대해 되돌아봐야 하는 시점”이라며 “야생 방류는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 전제, 이를 보장할 수 없었던 비봉이의 경우 야생방류가 아닌 다른 대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밝혔다.

비봉이는 추정 나이 3~4살에 포획됐고 이후 수족관에서 17년간 감금돼 방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들은 비봉이 방류에 대해 “2017년 방류에 실패한 남방큰돌고래 대포, 금등보다 더 열악한 조건이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다”며 “그럼에도 방류 결정 근거, 시점별 논의 사항, 동물의 건강 상태 등 방류 사업의 전반적 진행 과정을 외부에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고, 실패에 따른 분석 또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비판했다.

아울러 이들 단체는 방류 시점까지 인간에 대한 의존성이 남아있고 체중이 20㎏ 가량이나 줄어든 상태에서 방류협의체가 방류를 결정하게 된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회피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비봉이 방류 과정 공개 및 책임 규명을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동물자유연대
비봉이 방류 과정 공개 및 책임 규명을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동물자유연대

동물자유연대 정진아 사회변화팀장은 연대 발언을 통해 “방류 후 비봉이 몸에 부착했던 GPS 신호는 단 한 차례도 수신되지 않았다”면서 “방류협의체가 과연 한 생명의 생존을 두고 깊은 고민과 치열한 논의 끝에 방류를 결정한 것인지 의문을 거둘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생동물을 자연으로 돌려보낸다는 의미 있는 활동이 동물의 복지가 아닌 다른 이해관계를 더 우선하게 된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할 시점”이라며 “방류협의체가 방류 실패를 인정하고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