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취약해진 고산 식물‧산림 생물 자원 보존 중요성 커져
세계 최초 야생식물종자 영구시설 ‘시드볼트’ 설치 등 선제적 노력

백두산부터 지리산까지 1400km를 잇는 백두대간에는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33%가 서식하고 있다. 여기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립백두대산수목원'이 있으며, 백두대간수목원은 산림생태계 및 백두산호랑이 등의 생물다양성 보존에 힘쓰고 있다. /사진=김인성 기자
백두산부터 지리산까지 1400km를 잇는 백두대간에는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33%가 서식하고 있다. 여기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립백두대산수목원'이 있으며, 백두대간수목원은 산림생태계 및 백두산호랑이 등의 생물다양성 보존에 힘쓰고 있다. /사진=김인성 기자

[세종‧백두대간수목원=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기후변화에 따른 멸종위기 및 생물다양성의 지속가능한 보전을 위해 국립 정원‧수목원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인해 고산식물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이에 대응해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45.5%가 서식하고 있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백두대간 산림생태계의 보전 및 복원을 중심으로 친환경 휴양 문화 서비스까지 선제적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2018년 경북 봉화군에서 개원했으며,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및 전쟁 등으로부터 식물유전자원을 보전하기 위한 세계 최초 야생식물종자 영구저장 시설인 ‘시드볼트’가 세워져 있다.

백두대간수목원에 설치된 '시트볼트'는 세계 최초 야생식물종자 영구저장시설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및 전쟁 등으로부터 자연유전자원을 보전하기 위해 설계됐다. /사진출처=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백두대간수목원에 설치된 '시트볼트'는 세계 최초 야생식물종자 영구저장시설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및 전쟁 등으로부터 자연유전자원을 보전하기 위해 설계됐다. /사진출처=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식량작물 위주로만 보관하는 영구저장 시드볼트만 보더라도 노르웨이 스발바르 국제종저장소와 더불어 백두대간수목원 두 곳뿐이다.

아울러 백두대간수목원은 꽃나무원, 만병초원, 무지개정원 등 39개의 전시원이 있어 구상나무, 모데미풀, 설앵초 등 다양한 희귀특산식물과 월귤, 만병초와 같은 고산식물을 직접 볼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높은 곳인 해발고도 592m에 위치한 ‘알파인하우스’에서는 중앙아시아, 동북아시아 등 세계 고산식물자원이 보전 및 전시돼 있다. 고산기후에서 자라는 식물의 생육을 위해 3동의 고산냉실 및 다양한 암석경관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백두대간수목원에서 가장 높은 해발고도 592m에 위치한 ‘알파인하우스’에서는 한국, 몽골, 네팔 등 전 세계적 고산 및 아고산지대에서 자라는 희귀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위 사진 알파인하우스 3동 중 한 곳의 내부 모습 /사진=김인성 기자
백두대간수목원에서 가장 높은 해발고도 592m에 위치한 ‘알파인하우스’에서는 한국, 몽골, 네팔 등 전 세계적 고산 및 아고산지대에서 자라는 희귀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위 사진 알파인하우스 3동 중 한 곳의 내부 모습 /사진=김인성 기자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멸종위기종 백두산호랑이 보존

아울러 우리 땅에서 사라진 지 100년이 넘은 멸종위기종 백두산호랑이 종 보전을 위해서도 나서고 있다. 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숲’에서는 자연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해 백두대간에서 살았던 총 6마리의 시베리안 호랑이가 거주하고 있다. 일반인들도 5.5m의 울타리 밖에서 호랑이를 관찰할 수 있으며, 이미 팬층이 구축돼 주기적으로 보러오는 관람객들도 적잖다.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서도 다양한 행사와 체험공간을 제공한다. 백두대간수목원에서는 ‘봉자페스티벌’이 개최돼 7~8월 여름 시즌과 9월~11월 가을 시즌에 열리며 구절초, 좀개미취, 배초향, 억새 등 자생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

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숲’에서는 멸종위기에 속하는 시베리안 호랑이 6마리가 자연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에서 거주하고 있다. /사진=김인성 기자
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숲’에서는 멸종위기에 속하는 시베리안 호랑이 6마리가 자연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에서 거주하고 있다. /사진=김인성 기자

숙박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백두대간수목원에 소재한 숙박시설에서의 숙박현장체험, 가든스테이, 기관‧단체대상 교육을 신청할 수 있다.

취재진과 만난 한창술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원장은 “고산지역은 특히 기후변화에 취약하다”며 “백두대간 자생종의 유전자원 보전과 식물 진화 등 생물자원의 가치를 유지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백두대간수목원으로 나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국내 최대 도심형 수목원 ‘사계절전시온실’ 운영

대한민국의 행정중심지인 세종특별자치시에서도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을 총괄하면서 2020년 ‘국립세종수목원’을 개원해 국내 최대 규모 사계절전시온실을 운영하고 있다. 녹색 문화를 선도하는 세계일류 ‘도심형 수목원’을 목표로, 붓꽃을 형상화한 축구장 1.5배 면적의 실내온실 지중해온실, 열대온실, 특별전시온실을 운영하고 있다.

세종특별자치시에서는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을 총괄하면서 ‘국립세종수목원’을 개원해 국내 최대 규모 사도심속 계절전시온실을 운영하고 있다. 위 사진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및 국립세종수목원 건물 전경 /사진=김인성 기자 
세종특별자치시에서는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을 총괄하면서 ‘국립세종수목원’을 개원해 국내 최대 규모 사도심속 계절전시온실을 운영하고 있다. 위 사진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및 국립세종수목원 건물 전경 /사진=김인성 기자 

현재 자생식물 762종, 재배식물 3359종 등 4121종의 식물을 관리하고 있으며, 온대중부권 산림생물자원 보전 및 정원문화 확산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 예술작품 등 볼거리 제공과 연주회, 공연 등의 즐길 거리를 제공하며, 수목원 기능을 활용한 취미 생활과 전문화 지원 및 반려식물 정보제공 등 일상 속 정원 문화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다.

앞선 두 곳의 수목원뿐 아니라 강원도 평창군에 소재한 ‘국립한국자생식물원’에서는 세계적으로 한반도에만 자생하는 특산식물, 개체수가 많지 않아 찾기 어려운 희귀식물과 멸종위기식물 등을 보전한다.

국립세종수목원에 있는 청류지원(함양지)는 하천 및 호수의 녹조제거, 수질 및 악취 퇴적물 친환경 자연 정화기술을 통해 6급수 수질에서 2급수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김인성 기자
국립세종수목원에 있는 청류지원(함양지)는 하천 및 호수의 녹조제거, 수질 및 악취 퇴적물 친환경 자연 정화기술을 통해 6급수 수질에서 2급수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김인성 기자

고품질의 자생식물 종자 생산‧공급 및 산림훼손지 생태복원용 소재 공급을 목적으로 조성된 전시원이며, 주요 수종으로는 벌개미취, 꽃창포, 분홍바늘꽃 등이 있다. 해당 원에는 자생식물 1411종, 재배식물 22종 등 총 1433종 이상의 식물을 관리 중이다.

이 외에도 2024년에는 전남 담양군에 소재한 한국정원문화원을 개원해 친환경 정원 브랜드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해안식물 및 문화 다양성 보전, 간척지‧방풍림‧방조림 연구, 해안‧도서‧염생식물자원 연구 등을 추진할 전북 김제시 ‘국립새만금수목원’은 2027년에 개원할 계획이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류광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이사장은 “국가 보전 안전망을 넘어 전 세계식물의 안전망을 구축하고 종자 과학기술로 산림 바이오 신동력을 주도하겠다”며 “생물다양성‧정원 ESG 플랫폼 설계 및 과학기술 문화 예술이 공존하는 스마트 전시교육 서비스도 적극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